낙하산 여론의 ‘역차별’ 사례
농협지주 회장 후보로도 거론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중소기업투데이 장영환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월12일 채용비리 의혹으로 전격 사임하면서 후임 인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전 원장이 민간 출신으로 적지 않은 기대를 받아왔지만 결국 채용비리 의혹으로 물러나자 차기 금융감독원장에는 관료출신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보다는 이전에 거론됐던 유력 후보군을 중심으로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참여정부 때 대통령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을 역임한 윤종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김용범 현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융권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금융위 비상임위원을 지낸 심인숙 중앙대 교수나, 개혁성향이 짙은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거론된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중에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이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이다. 김 전 원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정책방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김 전 원장은 재정경제부 근무 시절에 기수 순으로 적용하던 인사 고과 체제를 거부하고 업무 성과대로 반영하는 인사 혁신을 주도한 바 있어 새 정부의 ‘개혁’ 성향에도 어울린다는 얘기도 있다.

사실 김 전 원장은 신정부 초기 금감원장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다. 특히 행시 25회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임명되면서 행시 27회로 2년 후배인 김 전 원장이 최 금융위원장과 손발을 맞추기 편한 것도 후보군에 거론된 중요 배경이었다. 그러나 최흥식 전 하나은행 사장이 금감원장으로 임명됐다. 이후에도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낙하산 여론에 밀려 스스로 이사장 지원을 철회하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은 신정부 출범 후 공공 및 민간 금융기관 인사 때마다 단골 후보로 거론돼 왔다. 최근에는 올 4월에 임명될 신임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은 낙하산 여론에 밀려 ‘역차별’ 당한 경우다”며, “금융권 인사 때마다 매번 하마평에 오르는 것은 경력이나 능력면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인데, 문재인 대선캠프 참여 경력으로 오히려 인사 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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