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로나로 얼어붙은 ‘凍土’에도 ‘나눔의 꽃’은 핀다
[인터뷰] 코로나로 얼어붙은 ‘凍土’에도 ‘나눔의 꽃’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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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국 이구산업㈜ 회장,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5대 이사장 취임
"코로나 사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중
비철금속 제조업체 신구산업㈜, 중견기업으로 일군 2세 경영인
50년간 생산량 200배로, 지난해 기준 매출 2100억대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손인국 이구산업㈜ 회장을 만나 어려운시기에 재단의 역할을 물었다.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손인국 이구산업㈜ 회장을 만나 어려운 시기에 재단의 역할을 물었다.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인들이 ‘나눔’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통로인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이사장직에 최근 손인국 이구산업㈜ 회장이 올랐다. 4년 임기의 무보수 명예직으로, 기업가로서 사회환원에 대한 평소 신념이 없이는 맡기 어려운 자리다. 70대 초반의 나이에 전문경영인을 두고서도 일주일에 한번씩 평택 사업장을 찾아 변함없이 경영을 챙기는 현역 기업인이다.

2세 경영인으로 지난해 기준 2100억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키운 그가 중소기업계 대표적인 기부 및 봉사조직인 사랑나눔재단을 어찌 이끌고갈지 궁금했다. 지난 18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6층에 위치한 재단 사무국에서 손 이사장을 만났다.

“어려운 시기에 맡아서 책임이 막중하다. 특히 코로나사태 때문에 기업들도 어렵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봉사 또한 쉽지않다. 이 두가지가 큰 난관이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재단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손 이사장은 이 점을 가장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오지말라고 해 물품전달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는게 재단측의 설명이다.

이날도 인터뷰에 앞서 전국의 수해지역에 생필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손 이사장은 말했다. 수해피해가 예상보다 커 전국 수해지역 30곳에 3억원어치 물품을 전달했다. 재단과 홈앤쇼핑이 각각 1억5000만원씩을 부담했다.

주춤하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추세를 보이면서 사랑나눔재단 또한 사업내용을 서둘러 변경했다. 국내여행 장려 등 내수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사업에서 ‘재래시장 상인 저녁식사 대접’ 등 식사 및 물품제공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4일 영등포시장에 ‘밥차’와 함께 가서 상인들이 퇴근해서 밥하지 말고 쉬시라는 의미에서 가족과 함께 드시라고 삼계탕 4인분씩을 제공했어요. 시장매출을 올려주고 기부도 할겸 별도로 시장물품 1000만원어치를 구입해 복지시설 3곳에 전달도 했습니다.”

이날 저녁 영등포시장내 점포 400곳의 상인들이 정성어린 삼계탕으로 가족 모두의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오는 9월 중엔 경기도 군포 산본시장에서 똑같은 ‘밥차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사랑나눔재단 및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들이 지난4일 영등포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저녁식사로 삼계탕을 전달하는 모습.
사랑나눔재단 및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들이 지난4일 영등포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저녁식사로 삼계탕을 전달하는 모습.

주로 대면접촉을 통해 이뤄지는 봉사활동의 특성상 사업이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게다가 기부금을 모금하는 대상이 중소기업이다 보니 매출이 반토막난 그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달라’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다보니 “올해 사업이 다 틀어졌다”는게 재단 사무국의 설명이다.

“상반기에 조금했다가 코로나로 인해 힘든데 모금활동을 하는건 예의가 아닌거 같아 일부러 활동을 안하고 있습니다. 올해 모금예상액은 작년의 절반 수준인 10억초반, 물품 포함해선 15억 정도로 보고 있어요.”

지난해엔 연말 중기중앙회 주도로 이뤄진 이웃돕기 기부 릴레이 덕에 재단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인 20억여원을 모금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앙회 회장단이 솔선수범해 1000만원에서 최고 5000만원까지 기부금을 냈다. 물품기부를 포함하면 지난해 모금액은 36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평소 중소기업인들이 내는 연간 기부금은 통상 1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회사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정기회원은 700명 정도. 이 중 중소기업이 500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중앙회 및 협동조합 직원들과 일반 개인이다. 중앙회에서 실질적으로 모금의 80%를 담당한다.

“지난 2012년 현 김기문 회장 전임기간에 당시 중기중앙회에서 7억원을 출연하고 중소기업인들이 힘을 보태 20억 정도로 재단이 출범했어요. ‘중소기업이라고 맨날 우는 소리만 해서 도움만 받을게 아니라 우리 나름대로 주변 이웃에 베풀 수 있는 건 베풀자’해서 작게 시작한게 지금은 60억원을 넘었습니다. 기본재산을 계속 늘려가는게 취지에 맞지않아 지난해부턴 들어오는 기부금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는 정책을 쓰고 있어요.”

중앙회라는 서포트 조직이 있다보니 재단 입장에서 모금액은 중요하지 않다고 손 이사장은 말했다. ‘중소기업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모습과 환경을 만드는거’ 또 ‘중소기업들이 다들 조금씩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국민에게 알려서 인식개선을 하는 거’, 이 두가지가 재단의 두 줄기 큰 역할이라고 손 이사장은 강조했다.

사랑나눔재단은 지난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전국의 폭우피해 지역 30곳에 구호물품 3억원어치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랑나눔재단은 지난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전국의 수해피해 지역 30곳에 구호물품 3억원어치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로나사태로 경영환경이 말이 아니다보니 자연히 사업얘기로 화제가 옮겨갔다. 손 이사장은 1968년 설립된 이구산업을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2세 경영인이다. 신동을 비롯한 비철금속 전문 제조업체로서 70년대초 27세부터 경영에 참여해 월 30톤이던 생산량을 5000~6000톤 급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생산품은 자동차, 반도체, 섬유,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쓰인다. 협력사만해도 300군데나 된다.

“다 어렵다. 수출, 내수 모두 매출이 50%로 떨어졌다. 내수시장도 갈수록 줄고 있다.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말처럼 쉽지않다. 수출은 대개 일본, 동남아, 미국 등지로 많이 한다.”

풍부한 운영자금을 토대로 외환위기와 리먼사태도 별 어려움없이 지났는데 이번 만큼은 쉽지않다며 손 이사장은 낯빛을 흐렸다.

그런 와중에 나눔재단을 선뜻 떠맡은 손 이사장은 그간 개인적으로도 사회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법무부 산하 봉사조직인 법사랑 회원으로 제소자 및 기소유예 청소년을 대상으로 선도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강화도 지적장애인 마을에 기부도 하고 있다. 사랑나눔재단 이사장이 되면서 재단에 기부하는 것까지 얹어져 원로 기업인 답게 중소기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직원들과 열심히 하자! 그거죠”. 꼭 필요한 얘기 외엔 말을 아끼는 타입으로 알려진 손 이사장에게 기업운영 철학을 물었더니 이같이 기본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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