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K-컬처 이어 ‘K-뷰티’에 반하다

K-뷰티 ‘차세대 수출 전진기지’로 급부상 수입시장 41억 달러… 향수·화장품 중심 성장세 뚜렷 한국, 5년 만에 수입시장 17위 → 13위로 상승

2025-11-24     황복희 기자
자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남미가 K-뷰티의 새로운 전략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미 11개국의 뷰티 수입시장 규모는 2024년 41억3000만 달러에 달하며, 팬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확대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남미 수출은 4년 사이 4배 이상 증가(1530만 달러→7020만 달러)하며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향수·화장품 중심으로 성장... 수입시장 개방도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남미의 뷰티 수입 중 화장품이 전체의 34.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어 향수·헤어케어 제품 순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중에서는 토너·선크림 등 기능성 제품이 73%를 넘을 정도로 고기능 스킨케어 수요가 크다.

특히 향수 수입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에콰도르는 2020년 이후 향수 수입이 연평균 20% 증가했고 브라질·콜롬비아 등 주요국도 5~15%대 성장이 이어졌다. 향수 수입국 다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프랑스·스페인·미국 등 전통 강국의 점유율은 최근 3년간 68.4%에서 62.5%로 하락했다. 이는 남미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적극 수용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 5년 만에 수입시장 순위 4계단 상승

K-뷰티의 남미 내 위상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이 남미 전체 뷰티 수입시장에서 2020년 17위→2024년 13위로 상승했다고 분석한다. 점유율도 0.7%→1.6%로 확대됐다.

한국산 수출의 90% 이상이 화장품 제품군이며, 기능성 크림·선크림·재생크림 등 핵심 품목 중심이다. 최대 수출국은 브라질(45%), 이어 칠레·콜롬비아·페루 순으로 나타났다.

시장 진출 전략 ① 향수...“이색 원료로 틈새 공략”

남미 향수 시장은 경쟁구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진입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는 ‘향이 나의 정체성’이라는 인식이 강해 개인 취향이 반영된 브랜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코코넛·커피 등 원료 향수가, 아르헨티나에서는 마테차 향수 등 개성 있는 콘셉트가 인기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도 ‘이색 원료 기반의 니치향수 전략’으로 승부할 것을 제시한다.

시장 진출 전략 ② 화장품... “친환경·지속가능성으로 차별화”

보고서는 남미 시장에서 한국산 화장품이 유일하게 비교우위를 보유한 분야(MCA 지수 2.25)라고 분석했다. 특히 기능성 제품과 립 제품에서 강점이 두드러진다.

다만 남미 소비자는 최근 지속가능성·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단순 성능 중심의 기존 K-뷰티 전략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브라질·칠레 등 주요국에서는 “친환경 포장”, “탄소 감축”, “재사용 원료” 라벨이 화장품 구매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현지 로컬 브랜드도 에코서트·코스모스 인증 등 엄격한 친환경 기준을 제품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친환경 인증 취득 ▲지속가능성 메시지 강화 ▲현지 친환경 규제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시됐다.

시장 진출 전략 ③ 헤어케어·치약... “틱톡·숏폼이 판매 성패 가른다”

헤어케어·치약 제품의 남미 수입시장 집중도는 다른 품목 대비 높아 신규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필수적이다.

남미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SNS 강국’이다.

Z세대 비중: 24.5%(중국·미국보다 높음)

틱톡 이용률: 칠레 73.5%, 페루 70.6%

인스타그램 이용률: 칠레 73%, 브라질 70%

이에 보고서는 한국 브랜드가 틱톡숍·메르카도 리브레 등 플랫폼에서 숏폼 중심 마케팅을 강화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

특히 중남미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메르카도 리브레(Mercado Libre)의 K-뷰티 카테고리는 빠르게 성장 중이며, 클립(Clip) 기능을 활용하면 숏폼 영상과 구매 전환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한류 확산이 K-뷰티 확장의 촉매

남미는 최근 K-콘텐츠 열풍이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 2023년 기준 현지 한류 동호회 회원 수는 1000만 명에 근접했고, 이는 뷰티 상품 소비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미는 K-뷰티의 다음 큰 장(場)...전략적 공략 시급”

무역협회는 보고서에서 “남미 소비자의 외국 브랜드 수요 확대와 한류 확산을 고려하면, K-뷰티의 성장 여지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프랑스·스페인 등 글로벌 강국과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어, 제품 카테고리별로 전략을 세분화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