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폭락...‘연말 이후 르네상스’는 꿈?
9만달러 아래로 하락, 시장 전반에 "암호화폐 겨울" 불안감 개인 투자자들 추가 매도세 촉발, ‘마진 콜’ 위해 다른 자산 처분 “매도 압력 증폭시키며, 악순환 초래할 위험”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 세계 금융 시장의 폭락세가 심화되었다. 특히 레버리지(차입금 수익률 목표) 투자자들이 매도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우려와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에 주목하는 가운데 나타났다. 레버리지의 증폭 효과가 없더라도 시장 전반에 걸쳐 매도세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암호화폐는 올해 주식과 함께 급등세를 이어왔지만, 하락세가 본격화되는 움직임이다.
비트코인은 18일 최대 2.8%까지 하락했지만, 하락폭은 다소 줄었다. 유럽과 아시아의 주식 벤치마크는 1% 이상 하락했고, 미국 주식 선물은 또 다른 하락세를 예고하고 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셉 장은 ‘블룸버그’에 “암호화폐의 여파로 최근 자산군 전반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매도세가 개인 투자자들의 추가 매도세를 촉발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마진 콜’을 충족하기 위해 다른 자산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즉, 한 시장의 가격 하락이 다른 시장의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면서, 악순환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시드니 글로벌 마켓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닉 트위데일도 “포트폴리오 조정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주식 손실을 메우는 움직임 속에서 암호화폐의 추가적인 하락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우려 속에 일어났다. 또한 이번 주 발표 예정인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나타났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아시아의 오전 장세가 광범위한 폭락으로 이어졌다.
또 다른 시장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의 장기 매도세는 시장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확실히 증폭시켰다”면서 “표면 아래에서 더 깊은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더욱 강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시아에서도 일본의 대규모 주식 매도세로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더욱 악화되었다. 이는 일본의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 225’ 지수는 화요일 3.2% 하락 마감했고,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2008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투자자들이 세계적인 관세 전쟁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면서 시장 전반이 상승하고, 암호화폐는 주식과 함께 급등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런 기대는 이제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