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자 굴기’...기술·인재·자본 ‘핵심 동력’

세계 1~2위권, 72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에 AI 접목, 기술 선도 양자통신도 중국과학기술대 판젠웨이 중심, 美·서구권과 경쟁 “한국도 선택과 집중 통해 우선 확보할 기술 영역 필요”

2025-11-04     이상영 기자
양자컴퓨팅 이미지. 중국은 양자산업 분야에서도 세계 1~2위를 다투며  '양자 굴기'를 꿈꾸고 있다. [출처=퀀타매거진]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중국은 양자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 1~2위를 다투며, 기술과 풍부한 인재와 자본을 바탕으로 한 ‘양자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영익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최근 개최한 ‘중국 혁신 전략 포럼’에서 “중국은 ‘기술, 인재, 자본’의 세 축을 핵심 동력으로 삼아 세계 양자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소위 ‘기술·인재·자본 삼각축으로 본 중국의 양자 굴기’라는 제목하에 그는 중국의 ‘양자 혁명’을 영역별로 상세히 설명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양자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1~2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맥킨지(McKinsey) 보고서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 오리진 퀀텀(Origin Quantum)이 개발한 72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 ‘우콩(Wukong)'을 통해 AI 접목 도를 진행하며 기술적 진전을 이루고 있다.

양자통신 분야에서도 중국과학기술대학의 판젠웨이 교수를 중심으로 중국 전역 및 글로벌 위성 양자 통신망 실증을 수행하는 등 서구권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손 교수는 “중국은 모든 양자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으나, 전략적 투자와 집중을 통해 빠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재’ 부문에서 손 교수는 방대한 인구 기반의 인재 양성 시스템을 강점으로 꼽았다.

연간 약 80만 명의 중국의 대학 진학자 중 최상위 인재는 칭화대, 베이징대, 저장대, 상하이교통대, 중국과학기술대학 등 5대 핵심 대학에 집중된다.

또한 중국은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 수상자 등 영재를 시험 없이 명문대에 입학시켜(바오쑹(保送) 제도), 입시 부담 없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손 교수는 또 “판젠웨이, 궈광찬, 두장펑 등 세대별 연구 리더들이 젊은 연구자를 적극 영입하며 중국 양자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막대하고 효율적인 자본 운용도 큰 무기가 되고 있다. 손 교수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와 자율적 자본 운용의 효율성이 양자 기술 발전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7년 이후 중국 정부는 양자 연구센터 건설에 약 13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스타트업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연구 책임자에게 안정적인 연구비를 제공해 혁신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판젠웨이 교수는 연평균 1조 원에 육박하는 예산 편성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검증된 과학자에겐 자원을 집중하는 ‘선부론(先富論)’ 방식으로 연구가 운영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 푸동 지구 야경. [출처=CSF]

또한 중국은 지역 단위에서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높은 업무 강도 속에도 충분한 보상과 안정적 연구 환경이 인재를 유인하고 있다.

손 교수는 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연구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은 결국 인재다”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양자 분야에서 추격형(Fast Follower)이 아닌, 미래의 길목을 선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술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재 한 명이 아닌 ‘인재 군단’을 양성하는 중국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중국 양자 기술 굴기의 전략적 배경과 핵심 추진 요소를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KISTEP은 “2025년은 UN이 지정한 ‘양자 과학기술의 해’”임을 강조하며 “JP모건이 양자 컴퓨팅을 포함한 미국의 핵심 전략 산업에 10년 간 1.5조 달러를 투자하는 국가 안보 이니셔티브를 발표할 정도로 양자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