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LG·SK·NC·업스테이지, 오픈AI·구글과 겨룬다
일부 외신 “한국 테크 기업들, 파운데이션 LLM 개발 박차” “자체 AI모델로 오픈AI, 구글, MS 등 글로벌기업과 승부” “한국 자체 AI 풀스택 기반, 중간 규모 실리콘밸리 대항마 출시” 특히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주목하며 “韓 AI기술 저변 평가”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한국이 자체 AI로 오픈AI, 구글 등 경쟁사들을 제치고 세계 1위 AI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는 외신 제목이 눈길을 끈다.
이른바 ‘AI 3대 강국’이란 슬로건에 대한 긍·부정 평가와는 별개로 이에 수반될 한국의 ‘AI 드라이브’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다. 그간 팩트 중심의 블룸버그, NYT, 비즈니스인사이더, CNBC 등 보도가 이어지곤 했다. 그러나 27일(현지시각)에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할 만한 유력한 기술매체인 ‘테크크런치’가 색다른 각도로 이를 상세히 보도해 주목된다.
이 매체는 앞서와 같이 오픈AI, 구글 등을 언급하며, ‘한국형 AI 파운데이션 모델’ 정책 실행자로 꼽힌 4개 기업의 AI프로젝트의 잠재력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테크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한국 기업들은 자국 언어와 문화에 맞춘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오픈AI나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준비를 마쳤다”고 최근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한국은 역대 가장 야심 찬 주권 AI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켜 5개 국내 기업이 대규모 기반 모델을 구축하도록 5,300억 원(약 3억 9천만 달러)을 지원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AI 시대에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데이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외국 AI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 AI 리서치, SK텔레콤, 네이버 클라우드 AI(NC AI), 그리고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등 4개 기관을 경쟁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6개월마다 첫 번째 코호트의 진행 상황을 검토하고, 성과가 저조한 기업은 퇴출하며, 선두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지속하여 두 기업만 남게 될 때까지 한국의 AI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했다.
테크크런치는 “각 기업은 한국의 AI 경쟁 속에서 각기 다른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여러 기업들과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등과 어떻게 공략할 계획인지 인터뷰했다”며 그 내용을 소개했다.
LG AI 리서치 ‘엑사원’(Exaone)
이에 따르면 우선 LG 그룹의 연구개발(R&D) 부문인 LG AI Research는 하이브리드 추론 AI 모델인 Exaone 4.0을 제공한다. 최신 버전은 광범위한 언어 처리 기능과, 이 회사의 이전 ‘엑사원 딥’(Exaone Deep) 모델에 처음 도입된 고급 추론 기능을 결합했다.
Exaone 4.0은 AI모델 및 API 분석사이트인 ‘Artificial Analysis’의 ‘Intelligence Index 벤치마크’에서 이미 경쟁사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앞으론 생명공학부터 첨단 소재 및 제조에 이르기까지 실제 산업 데이터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더욱 성능을 높이고 개선할 계획이다.
이는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활용하기 전에 먼저 정제에 중점을 두고 데이터를 결합한다. LG는 단순히 규모를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프로세스를 더욱 지능화, 범용 모델 수준을 뛰어넘는 실용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홍락 LG AI Research공동 대표는 ‘테크크런치’에 “이는 우리의 근본적인 접근 방식”이라며 “익숙한 전략을 통해 모델을 개선하고 있다. API를 통해 모델을 제공한 후, 해당 서비스 사용자가 생성한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여 모델을 학습시켜 개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LG의 모델이 개선됨에 따라 파트너사들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더 큰 경제적 가치와 더욱 풍부한 데이터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LG AI 연구소가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대신, 효율성에 집중하고, 각 칩의 성능을 극대화하며, 산업별 맞춤형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목표는 글로벌 거대 기업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고성능이면서도 더욱 효율적인 AI로 그들을 앞지르는 것”이라고 구글, 오픈AI 등을 염두에 둔 전략을 밝혔다.
SK텔레콤 ‘A.X’
통신 대기업 SK텔레콤(SKT)은 2023년 말 개인 AI에이전트 A.(‘A-dot’으로 발음)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올해 7월에는 새로운 대규모 언어 모델인 A.X를 출시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중국 오픈소스 모델인 ‘Qwen 2.5’를 기반으로 구축된 A.X 4.0은 72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버전과, 7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버전,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SK텔레콤은 “A.X 4.0이 GPT-4o보다 한국어 입력을 약 33% 더 효율적으로 처리한다”고 역시 ‘테크크런치’에 밝혔다. 현지 언어(한국어) 경쟁력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최신 오픈AI의 GPT 5.0와 비교되진 않았다. SK텔레콤은 또한 올여름 A.X 3.1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A.X 서비스는 AI 통화 요약이나, 자동 생성 노트와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2025년 8월 기준 이미 약 1천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테크크런치는 “SK텔레콤의 강점은 내비게이션부터 택시 호출까지 자사 통신망을 통해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SK텔레콤은 최첨단 모델 연구와 실제 적용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김태윤 기반 모델실장은 테크크런치에 “SK텔레콤의 통신 인프라,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 그리고 A.와 같은 검증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 서비스, 모빌리티, 제조 등 일상생활에 AI를 직접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최대 GPU 기반 서비스인 GPUaaS를 활용해 AI 인프라에 투자하고, AWS와 함께 새로운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든 협력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한국 AI 칩 제조사 레벨리온스와 함께 풀스택 생태계를 구축하고, 정부와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파트너십을 확보하며,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육성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첨단 제조나 배터리, 반도체 혁신에 기반 모델을 적용하는 MIT(MGAIC)와의 협업과 같은 프로젝트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네이버 클라우드 ‘HyperCLOVA X’
한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의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이 네이버 클라우드다. 이는 2021년 대규모 언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출시했다. 2년 후, 업그레이드된 버전인 HyperCLOVA X를 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또한 AI 챗봇인 ‘CLOVA X’와 생성AI 기반 검색 엔진인 큐(Cue)를 선보였다. 특히 Cue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기반 빙(Bing)이나, 구글의 AI Overview와 경쟁하고 있다. 올해는 다중 모달 추론 AI 모델인 HyperCLOVE X Think도 공개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LLM의 진정한 힘은 기존 시스템과 분산된 서비스를 연결하는 ‘커넥터’ 역할로 유용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테크크런치에 밝혔다. 이 매체 역시 “네이버는 한국 유일의,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도 ‘AI 풀스택’을 진정으로 갖추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회사 대변인은 또 테크크런치에 “본사는 HyperCLOVA X 모델을 처음부터 구축하고, 이 기술을 구현하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AI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소비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테크크런치는 “구글(검색기능)과 유사하지만 한국 시장에 맞춰 개발된 네이버는 검색, 쇼핑, 지도, 금융과 같은 핵심 서비스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네이버의 강점은 실제 데이터”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AI 쇼핑 가이드’는 사람들이 실제로 구매하고 싶어 하는 상품을 기반으로 추천해준다. 기업이 맞춤형 생성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로바 스튜디오(CLOVA Studio)나, 독거 노인을 위한 AI 기반 체크인 서비스인 클로바 케어콜(CLOVA Carecall) 등도 운영한다.
특히 네이버 대변인은 “오픈AI와 구글과 같은 글로벌 AI 대기업을 제치기 위해선 두 가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우선은 “모델 ‘레시피’를 완성하는 것과, 이를 확장할 자본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를 쫓는 대신 정교함을 추구하면서, 본사 AI는 이미 비슷한 규모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테크크런치에 주장했다.
업스테이지 ‘Solar Pro 2’
업스테이지는 한국 정부의 ‘AI 프로젝트’(첫번째 코호트)에 참여하는 유일한 스타트업이다. 업스테이지의 권순일 부사장은 “지난 7월 출시된 Solar Pro 2 모델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로부터 프론티어 모델로 인정받은 최초의 한국 모델이었으며, 오픈AI, 구글, 메타(Meta), 앤스로픽(Anthropic)과 경쟁하게 되었다”고 테크크런치에 소개했다.
대부분의 프론티어 모델은 1,000억에서 2,000억 개의 매개변수를 사용하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310억 개의 매개변수만 사용하는 ‘Solar Pro 2’는 한국인에게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하고 비용 효율성도 높다”고 권 부사장은 테크크런치에 밝혔다.
그는 “Solar Pro 2는 주요 한국 벤치마크에서 글로벌 모델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였다”면서 “업스테이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기준의 105%에 달하는 한국어 성능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업스테이지는 단순한 벤치마크가 아닌, 실질적인 비즈니스 효과에 집중,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금융, 법률, 의료 등 산업별 특화 모델을 개발하는 동시에 ‘AI 네이티브’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