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中企, “내수 넘어 세계로 나아가야”
내수시장 성장 한계, “해외투자 유치, 글로벌시장 진출 필요” '해외투자 전문인력 양성, 오픈이노베이션, 외국인 벤처투자자 등록제' 절실 과기정책硏, ‘플립 기업 가이드라인 등 정책적 지원도 필수’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한국의 내수 시장은 인구 고령화와 산업의 성숙, 그리고 협소한 경제 규모로 성장이 한계에 달했다. 이에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해외투자 유치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 좀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벤처투자 동향과 창업기업 실태조사, 글로벌 생태계 평가 지표 등을 종합 분석, 이같은 결론을 제시했다.
이를 보고서로 펴낸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의 이윤아 연구원은 “한국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를 열어주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해외투자 유치 확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해외 투자사의 국내 스타트업 투자 촉진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2024년) 해외투자를 유치한 국내 스타트업은 약 15%에 불과하다. 또한, 2023년 기준 해외 벤처캐피털(VC)의 비중도 전체 스타트업 투자 중 약 2%에 불과하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자본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은 미미한 수준”이란 지적이다. 그나마 해외 수출 실적이 있는 국내 일반 창업기업들 중에서도 그 비율이 2.9에 머무는 등 글로벌 진출 수준은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야놀자,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샌드버드 등 일부 기업은 해외 VC의 투자를 발판으로 성장했다”면서도 “스타트업 전체로 보면, 해외 자본의 국내 유입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우리 스타트업들은 해외 투자사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이처럼 저조함에 따라 해외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투자자들을 적극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짚었다.
이에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현지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우선 ▲해외 투자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네트워킹 확대를 위한 국내 투자사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 벤처투자자 등록제도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는 것이다. 또 ▲플립 기업 가이드라인 마련도 제시되었다. 이는 한국에서 이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법인이 해외 진출을 위해 외국에 법인을 설립하는 형태다. 그 외국법인이 기존의 한국법인을 자회사의 형태로 지배하도록 지배구조를 전환할 수도 있고, 아예 현지 법인만을 남기는 방식이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즉 다국어 투자·법률 정보를 제공하고, 글로벌 인·아웃바운드 접점의 사업 기준을 마련하는 것 등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은 더 이상 내수시장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이런 대안의 취지를 강조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 자본 유입과 글로벌 진출 지원이 동시에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보고서는 투자사와 스타트업 두 가지 관점에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 현황을 진단했다. 이에 따르면 투자사 관점에서 최근 3년간 인바운드(해외→국내), 아웃바운드(국내→해외) 투자 현황을 보면,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바운드 투자는 2022년 252건에서 2023년 186건, 2024년 180건으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아웃바운드 투자도 같은 기간 188건에서 135건으로 감소했다. 이런 감소세는 ‘코로나 19’의 후유증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와, 글로벌 경기 둔화, 유니콘 기업 중심의 밸류에이션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