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시장, 새로운 승부처 ‘탠덤 태양전지’

파장 범위 다른 2개 이상 태양전지 적층, 성능·효율 극대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中, 시장 장악, 한계효율 달해 非효율적” 탠덤 전지, ‘최소 면적, 저비용·고효율,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 가능 기존 실리콘 전지 노하우 기반, 개발 박차, 세계시장 선도 가능

2025-08-11     이상영 기자
탠덤 태양전지가 차세대 태양광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한화큐셀의 탠덤 태양전지 셀 모습. [출처= 한화시스템]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현재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가 아닌, ‘탠덤 태양전지’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리콘 전지의 경우는 이른바 ‘이론적 한계효율’에 도달한데다,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밸류체인을 독점하고 있다. 우리 태양광 산업의 지속적 성장과 시장 구조의 변화가 필요할 실정이다. 이를 위한 대안이기도 한 차세대 태양전지가 바로 탠덤 태양전지다.

기존의 단일 ‘접합 태양전지’는 한계가 있다. 즉 단일한 반도체 재료(주로 실리콘)를 사용하여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이는 특정 파장의 태양광만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태양광 스펙트럼의 다른 부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이에 흡수하는 (태양광) 파장 범위가 다른 2개 이상의 태양전지를 적층(탠덤화)함으로써 성능을 극대화한 다중접합 태양전지가 새삼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한 모듈 기술도 중시되고 있다. 이는 여러 층의 반도체를 사용, 광범위한 태양광 스펙트럼을 흡수한다는게 핵심이다. 다른 이름으로 ‘멀티 접합 태양 전지’로 불리기도 한다.

한화큐셀의 탠덤 유연 태양전지 셀 모습. [출처= 한화시스템]

페로브-Si, 페로브-박막 등 2가지 종류

이를 ‘탠덤 태양전지’로 부르고 있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평가원’)은 “각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광활성층 소재 종류에 따라 몇 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페로브-Si) 탠덤 태양전지’, 그리고 ‘페로브스카이트-박막(페로브-박막) 탠덤 태양전지’가 대표적이다.

이들 탠덤 태양전지는 서로 다른 에너지 밴드갭을 가진 반도체 재료를 조합, 각 층이 태양광 스펙트럼의 특정 부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의 태양광 시장은 1980년대에 상용화된 ‘결정질 실리콘(c-Si) 태양전지’가 여전히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평가원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은 한계효율(29.4%)에 근접함에 따라 성능을 추가로 향상시키고, 발전 단가를 낮추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준인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 따르면 상용화가 가능한 최고 효율은 셀 27.6%, 모듈 25.4% 이상이다. 그 이하가 되면 사실상 쓸모가 없게 되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실리콘 태양광 시장을 장악함에 따라, 국제 경쟁도 매우 제한적”이라며 “중국의 과점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을 두고 주요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진단이다.

이에 비해 탠덤 태양전지는 최대 44%의 잠재효율을 갖는 초고효율 태양전지다. “태양광 보급 정책이 목표를 달성하고, 세계 태양광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 기술”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동일 면적에서 더 넓은 태양광 스펙트럼을 활용,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면적을 줄이면서도 발전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의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약 30%나 설치 면적을 축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S전선의 태양광 발전소이며, 본문 기사와는 직접 관련이 없음. [출처= LS전선]

세계 태양광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

그 중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페로브-Si) 탠덤 태양전지’ 인증 효율(34.85%)이 이미 기존 단일접합 태양전지의 이론 한계효율(약 29.4%)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탠덤 태양전지는 장기 미래기술이 아닌, 수년 내 상용화가 가능한 가시적 혁신 기술”이란 평가다.

이미 이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권위있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 Rev.)’는 ‘2025년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초고효율 ‘탠덤 태양전지’를 선정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과 기존 실리콘 태양광 산업 역량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기존 태양광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탠덤 태양전지’ 기술을 선도하고, 향후 이 분야의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평가원에 의하면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경우, 성균관대, 한국화학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학계와 연구계 전반적으로 주요국보다 높은 기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실리콘 태양광 산업의 경우, 한화큐셀,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탠덤 태양전지’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태양광 산업의 시장 경쟁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탠덤 태양전지’ 기술은 국토 면적의 제약이나, 입지 부족, 높은 발전단가 등 기존 태양광 보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도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실제로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만으로는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에겐 ‘탠덤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 확보와 함께 조속한 양산 체제를 갖추는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