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널뛰기 ‘이제 그만’?...BTC시장 ‘성숙’론
BTC 등 주요 자산 날로 성숙, 트레이더들 더욱 정교한 투자 기관투자, ‘옵션’ 매수·매도 신중 등 파생시장 안정세도 작용 “오히려 더 짧은 기간에 가격 급등 집중될 수도” 반론도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비트코인이 이젠 예전처럼 급속하게 상승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투자자들이 더욱 정교한 투자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1일 비트코인은 11만8667달러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한 주 전보다 거의 7000달러 높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전 상승세에 비해 상승폭은 더딜 수 있다”며 옵션 시장의 성장세를 그 직접적 원인으로 꼽았다.
최근 신기록, BTC-ETF 자금 유입도 영향
이번 상승세는 비트코인 ETF 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주 목요일과 금요일 모두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주요 암호화폐의 상승세는 이전 사이클보다 훨씬 느릴 수 있다”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 신중론자들은 ‘디크립트’에 “가장 크고 오래된 디지털 코인(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약화되고 있다”거나,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자산이 날로 성숙해지고, 트레이더들이 비트코인에 더욱 정교한 투자를 함에 따라, 예전처럼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등 보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인 앰버데이터(Amberdata)는 “이번과 같은 급격한 가격 상승은 목표 체중을 달성하기 위해 급속한 다이어트를 통해 3주 만에 체중을 감량하는 것과 같다.”면서 “반면에 느리고 꾸준한 상승이야말로 ‘거품’과 같은 대규모 랠리와는 달리 지속 가능하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증가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를 움직이려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수 년 간 비트코인 랠리는 그야말로 ‘파격’의 연속이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게코에 따르면, 2017년 초 비트코인은 786달러로 시작한 후 그해 12월에 무려 1만934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360%, 즉 23배 이상 급등한 수치였다. 보통의 금융시장에선 상상할 수 없는 수치다.
세월이 흐를수록 BTC ‘상승폭’ 줄어
이번에 비트코인은 11만866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올해 초 약 9만3500달러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약 25% 상승한 셈이다. 상승폭이 크긴 하지만 2021년의 상승폭인 100%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다른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현지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많이 꼽는 것은 파생상품 시장이다. 2021년 옵션 시장은 규모가 비교적 작았다. 그해 10월에는 150억 달러 이상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 5월 거래소 데리비트(Deribit)에서 비트코인 미결제 옵션 계약 규모가 425억 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 신규 자금이 그 만큼 많이 유입, 상승장의 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 투자자들은 작년에 승인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거래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는 자산의 미래 가격에 베팅하는 ‘콜 옵션’을 매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이 전략을 사용하는 숙련된 투자자들이 큰 가격 변동을 예상하지 않고 옵션을 매도함에 따라 변동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트레이더들은 기대치와 베팅을 그에 따라 조정하는 경향이 많다. 즉 이로 인해 시장이 강세일 때도 변동성이 낮고, 느린 속도로 상승한다.
ETF로 성숙한 투자자 유인, ‘시장 안정’ 유도
애초 비트코인은 이전에는 소규모 마켓메이커들이 활동했던 소규모 자산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젠 기관이 중심이 되어, 새로운 ETF를 통해 비트코인 시장에 유입되면서 더욱 성숙한 투자자층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0일 11억 7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블랙록, 피델리티, ARK 인베스트의 주도로 2024년 1월 출시 이후 두 번째로 큰 하루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 날인 금요일에도 약 10억 3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며 강세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급격한 변동성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암호화폐 기관투자업체인 팰콘X(FalconX)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변동성이 높은 시기가 올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앞으로 가격 급등은 더 짧은 기간에 집중될 수도 있다”고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