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이 부서진 암호화폐”...날개없는 추락의 바닥은 어디

美 트럼프 행정부, ‘비트코인 천국, BTC준비금’ 등 약속 불투명 추가 ‘금리인하’도 안갯속, ETF 대거 매도세 등 겹쳐 끝없는 폭락 “2023년 ‘암호화폐 겨울’ 재현” vs “오르내리다 다시 상승”, 전망 엇갈려

2025-03-04     이상영 기자
암호화폐 폭락세를 두고 향후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크립토퀀트]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지난해 11월 이후 상승세를 탔던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이 1주일 이상 또 다시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인게코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3월 2일 현재 8만4700달러로 떨어진 가운데 3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 일주일 동안 12% 이상 하락한 수치다. 그 중 지난 28일엔 무려 7만8393달러까지 크게 하락한 후 겨우 약간의 상승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투자자들이 ETF를 현금화하면서 더욱 폭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계속해 상승세를 이어왔던 비트코인은 이번 주에 기대치를 산산이 부수었다. 이전까진 이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결국은 안정적인 상승기조로 복귀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엔 그런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마치 지난 2023년 ‘암호화폐 겨울’을 우려할 만큼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렇다면 강세장의 끝일까? 아니면 또 다른 반전이 이어질까. 현재로선 뚜렷한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애초 트럼프가 집권하면 암호화폐 붐이 일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와, 인플레이션 및 이자율 인하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강력한 매도세로 이어졌다.

특히 ETF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런 정세에 민감한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 ETF를 빠르게 현금화했고, 그 결과 지난 2월 25일엔 11억 달러 이상의 유동성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며 일일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최악의 날’이 이어졌다.

비트코인 폭락세 지표. [출처=코인게코]

무엇보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에 겁먹은 투자자들은 주식이나 암호화폐와 같은 ‘리스크’ 자산의 포지션을 매도했다. 또한 트럼프 집권 한 달의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정책에 비트코인 ​​가격은 더 하락했다. 그 결과 비트코인 ETF는 연일 역대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의견을 달리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세이파트는 “그간의 사례를 보면 ETF는 두 걸음(또는 세 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고 디크립트에 밝혔다.

그의 말처럼 실제로 지난 2월28일 영국의 자산운용사 ‘파사이트 인베스터’에 따르면 2주 만에 비트코인 ​​ETF에 처음으로 긍정적인 시그널이 엿보였다. 930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이 다시 유입되면서 하락 행진이 일단 멈춰선 것이다.

그러나 더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상당 기간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 BTC가 8만 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도 한다. 트레이더들은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의 다음 움직임(금리인하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선 인플레이션이 다시 증가함에 따라 인하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은 기술 주식과 함께 저금리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을 ‘비트코인의 메카’로 만든다거나, 연방준비금을 비트코인으로 축적하겠다는 등 트럼프의 약속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오히려 미국의 일부 주들의 사정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훨씬 낮아 보인다. 각 주별로 축적하기로 했던 비트코인 ​​준비금에 차질이 생긴 지역이 많았는데, 특히 사우스다코타주의 HB 1202 법안(주 공공 자금의 10%를 비트코인에 할당)은 주 의회에서 부결되었다.

지금까지 모두 5개 주가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을 의회에서 부결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연방 차원의 비트코인 ​​비축에 대한 이야기도 최근에 잠잠해졌다. 트럼프는 오로지 관세정책과 이민 문제에만 온통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니다. 물론 “아직 트럼프 임기 초여서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약속이 지켜질 때까지, 그리고 금리인하와 인플레이션 진정 등의 변수가 있지 않는 한, 현재의 폭락세는 당분가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날개 없는 추락의 바닥이 어느 수준이 될지가 오히려 더 큰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