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기업가정신’ 수도, 진주시 ‘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 건립 추진
오는 3월 타당성 조사 용역결과 나와 ‘K-기업가정신’ 교육, 소통, 확산 기능 삼성, LG, GS, 효성 4대그룹 창업주 배출 고장 조규일 시장 “세계를 상대로 설득력 가질 수 있는 가치 충분”
경남 진주시가 K-기업가정신을 성공적으로 브랜드화 하고 있다. 삼성, LG, GS, 효성 등 4대 그룹의 창업주가 태어난 고장(승산마을)이자 같은 초등학교(지수초등학교)에서 공부하며 자란 이력을 토대로 2018년 7월 K-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한 이래, K-기업가정신 재단을 세워 매년 포럼 등 관련 행사를 열고, 마을과 학교를 명소로 부각시키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현 조규일 시장은 유엔본부에서 K기업가정신을 주제로 강연을 하는 등 글로벌로 홍보를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 조차 조 시장을 필두로 한 진주시의 K기업가정신 프로젝트에 처음에는 ‘과연 될까?’라는 생각으로 반신반의 했으나, 그같은 구상이 하나하나 현실화되는 모습에 이제는 적극적으로 응원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배경을 업고 진주시는 현재 큰 그림을 하나 그리고 있다.
진주시가 지난 1월21일 서울 양재동 L타워에서 개최한 정책포럼은 큰 그림을 구체화하기 위한 첫 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한 이날 포럼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 건립의 당위성을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자리로서, 지난 수년간 브랜드화 해온 K기업가정신을 교육하고 확산하는‘공간’을 세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K기업가 정신을 전파하는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당찬 포부다.
이날 포럼에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경제교육단체협의회 회장), 한정화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전 중소기업청장), 김학모 한국자치경제연구원 원장, 이광근 한국창업보육협회 회장,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회장, 4대 그룹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조규일 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2025년 새해들어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고,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도 시대적으로 짚고 넘어가야되는 그런 정신(K기업가정신)에 대해 공감된 주제를 갖고 정책포럼을 열게돼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진주시는 대한민국 경제기적의 원동력으로서 K기업가정신을 미래세대에 계승을 시키자는 취지에서 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 건립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 시장은 “국비를 용역사업비로 받아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올해 3월에 타당성 조사 용역이 완성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2018년 7월 한국경영학회가 진주시를 K기업가정신의 수도로 명명한 것은, 삼성, LG, LS, 효성의 창업주들이 태어나거나 성장한 지역적인 상징성과 함께 이들 창업주들이 동시대에 한 지역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 자리한 정신적인 가치, 그리고 그 가치의 뿌리를 남명 조식 선생의 경의정신에서 찾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주시의 K기업가정신 수도 선언이 형식에 그치지 않고 진주를 포함한 서부 경남지역에서 결과물을 창출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에너지로 승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이 국제적으로 전파가 됐듯이 K기업가정신도 세계를 상대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가치가 충분하다는 신념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 시장은 덧붙였다.
진주시는 2022년 3월 옛 지수초등학교를 기업가정신 교육센터로 리모델링하고, 승산마을을 정비하면서 한옥스테이(‘부자한옥’)를 개설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1년에 100~200명이 찾던 마을을 지난 2년 10개월 동안 17만명이 다녀가는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진주 K기업가정신 프로젝트에는 국제적으로도 세계중소기업협의회(회장 김기찬)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023년 6월에는 세계중소기업의 날에 조규일 시장이 UN본부에서 K기업가정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것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K기업가정신 확산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진주시 주최 '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 건립 정책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혁신과 포용’
이날 박재완 전 장관은 환영사에서“기업가정신은 부민안국(富民安國) 즉 개개인의 삶이 윤택하고 편안한 나라, 넉넉하고 너그러운 문명국가로 발돋움하는 디딤돌이며 그 핵심은 혁신 그리고 포용이다”고 그 가치를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혁신은 기업가정신의 필요조건으로서 탐구, 창의력, 모험심이 그 요체”라며 “인류의 삶은 수천년간 정체상태에 있다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됐는데, 시장경제와 산업혁명이 촉발한 혁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벨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은 기업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중세 농경사회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으며,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도 기업의 혁신을 성장의 핵심동인으로 여겼다”면서 “최근 미국경제의 독주도 이른바 M7, 곧 애플, 테슬라 등과 같은 매그니피센트 7(대형 기술주 그룹)의 끊임없는 혁신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다른 선진국을 압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 포용은 기업가정신의 충분조건으로서 인지, 공감, 소통, 협업을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다”면서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측은지심’과 ‘역지사지’의 자세가 시장경제의 관건이라고 설파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시장경제는 흔히 오해받듯이 약육강식의 무자비한 정글이요, 기업가는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며, 진정한 기업가는 근로자와 소비자를 존중하고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여 탐욕을 절제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명 선생의 경의사상에 기초한 국리민복(國利民福), 숭덕광업(崇德鑛業) 등을 내세웠던 우리나라 1세대 기업가들도 이처럼 포용을 강조했다”고 그는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돌이켜보면 지난 70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에서 고소득국으로 도약한 가장 큰 동력은 왕성한 기업가정신이었다”면서 “최근에는 기업가정신이 눈에 띄게 쇠락하면서 저성장 기조도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자유와 기회를 늘려 혁신을 북돋우고 사회자본을 확충해 포용력을 함양해야 하며, 기여와 보상이 비례하도록 제도도 공정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명예교수가 진주시 주최 '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 건립 정책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살리는 ‘국가재건 프로젝트’
이날 포럼의 기조강연은 김기찬 가톨릭대 명예교수(인도네시아 프레지던드대학 국제 부총장, 세계중소기업학회 회장)가 ‘대한민국 새로운 경제 기적의 구심점, 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을 살리는 국가 재건 프로젝트로서 기업가정신 기념관은 우선 교육 기능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기원전 387년 플라톤 아카데미, 르네상스시대 피렌체 메디츠가문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나라가 융성할때는 교육기능이 다 활성화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고 키우는 것은 공감이 연료가 되고, 이성이 엔진이 되며 자율이 계승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기업가정신관을 통해 우리 청년들에게 자유를 심어주고, 그 자유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상상이며, 그 상상을 혁신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을 기업가라고 부른다”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키우는 데 핵심적인 게 아카데미인데, 자본주의 정신을 만든 칼뱅이 1559년 만든 제네바아카데미가 제네바대학으로 이어졌고 제네바대학 출신들이 다보스포럼을 만들었으며, 칼뱅의 정신이 영국으로 넘어가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이것이 다시 미국으로 넘어가 오늘날 혁신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을 키워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가정신의 길은 백성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그 다음으로 국가를 안정시켜주는 것인데, 그 길을 함께 찾아보는 기념관을 만들고 거기서 첫 번째 교육을 하고, 두 번째 소통하며, 세 번째 확산하는 이 세가지 기능을 담당하는 기념관을 만들자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한국은 국내에서 보면 갈등의 나라처럼 보이지만 외국에서는 굉장히 벤치마킹하고 싶고, 공부하러 가고 싶은 나라”라며 “과거에는 일본에 가고싶어 했으나, 일본은 장인정신이 발달한 나라로서 이 장인정신의 반대되는 개념이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자치경제연구원 이성원 책임연구원의 ‘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 건립 사업’설명회, 경제단체 관계자 등 전문가 7인의‘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 건립을 위한 분야별 전문가 원탁토론’순으로 진행됐다.
※ 이 기사는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