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할 기회가 아예 없어졌다"
[인터뷰] "일할 기회가 아예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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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사태 직격탄 맞은 전시산업계
나동명 한국전시행사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자금문제 가장 절박"
코로나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 업종, 전시산업계 나동명 한국전시행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현 상황과 더불어 절실한 입장을 들어보았다. [황복희 기자]
코로나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 업종, 전시산업계 나동명 한국전시행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현 상황과 더불어 절실한 입장을 들어보았다.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코로나19가 초래한 충격과 그로 인한 변화의 파고는 예상을 한참 상회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발발 그 이전과 이후로 세상이 나뉠 정도다. 어느정도 덩치가 있는 중견기업 이상은 당장의 충격흡수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구조적인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당장에 매출이 없으면 얼마안가 운전자금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경우는, 그야말로 상황이 말이 아니다. 인건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어 직원들을 집으로 보내고, 일감조차 없으니 앞날 또한 기약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인 전시산업계 나동명 한국전시행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자연공간㈜ 대표)을 지난 17일 여의도에서 만났다.

“혹여 확진자가 나올까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전시개최를) 다 막고있으니 일을 하고싶어도 못하고 있다. 규모가 크고 관람객이 몰리는 공공기관 주최 전시회가 모조리 연기 또는 취소됐다. 지난주 킨텍스 캠핑박람회 등 민간 주최 전시가 간혹 열리고 있는데 다행히 문제없이 치러졌다. 민간에선 조금씩 전시를 시도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나 중앙정부에서 전시장 방역대책도 안 만든 상태니 선뜻 나설 수가 없다. 사회적 거리 지키기, 열화상카메라 설치, QR코드를 이용한 입장객 파악 등 활용 가능한 대책들이 있는데 무턱대고 막고만 있는 상태다.”

전날 저녁에도 전시업체 대표들을 만났는데 상황이 악화일로라고 나 이사장은 말했다. “그간 유급휴직으로 직원을 끌고왔으나 이제는 더 버틸 여력이 없어 한달간 무급휴직을 하고 나서 결정을 해야겠다고들 하더라”고 전했다. 직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다는 얘기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115개 전시가 취소됐고 44개 전시는 하반기로 연기됐으나 이 또한 개최가 불투명한 가운데 “올해 전시사업은 끝났다고 봐야한다”고 그는 말했다. 올 한해 예정됐던 전체 전시 중에서 많아야 20% 정도 개최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세계 3대 IT전시회인 베를린 이파(IFA)도 온라인전시로 전환되는 등 해외 전시회도 전부 하반기나 내년으로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전시 준비에 최소 4~6개월이 소요되는데 직원들이 휴직상태니 하반기 및 내년 전시 또한 사업참여를 할 수가 없다는 게 나 이사장의 설명이다.

“전시업체들의 경우 한곳도 빠짐없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며 대다수 직원들을 휴직상태로 두고 있다. 그러니 하반기나 내년을 기약하려해도 전시준비를 할 수가 없다. 어차피 집에 있는 인력, 나머지 급여 차액부분은 사업자가 어떻게든 마련해볼테니 비즈니스활동이 가능하도록 직원들이 근무하면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고용노동부에 요구했으나 안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일할 기회가 아예 없어졌다”며 절박하게 토로했다. 그럼에도 뭐가 가장 절실한지 물었다.

“자금 문제다. 임대료, 관리비, 인건비, 4대보험 등 고정비용이 꾸준히 들어가는데다 대출이자까지 내야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기술보증기금에 가보니 경영안정자금이 소진돼 보증여력이 없고 중진공은 아예 상담 자체를 안받더라. 자동차부품산업처럼 정부가 기보나 신보에 출연을 해서라도 전시사업자당 1억~2억 정도는 대출이 돼야 연말까지 최소한 버틸 수 있다. 전시산업의 경우 지난 1,2차 추경에서 한푼도 지원을 못받았고 이번 3차추경에 가까스로 40억이 반영됐으나 실질적으로 전시사업자에게 지원되는 돈은 없다. 온라인전시회 시스템 및 전시포털 구축, 상반기에서 연기된 44개 전시회 관련 130개 업체에 60만원씩 지원하는 돈으로 다 쓰인다.”

‘언택트(비대면)’ 바람을 타고 온라인전시로 전환하고자 하는 정부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할말이 많았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정책 수립과정에 소프트웨어 업체만 참여시키고 전시사업자는 아예 끼워주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나 이사장은 “바이어들이 직접 물건을 보고 계약서에 사인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100% 온라인전시는 불가능하고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무조건 온라인으로만 밀어붙이는 것은 10년전 독일이나 일본에서 시도하다가 실패한 사례를 답습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콘텐츠 및 VR솔루션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3D를 통한 부스디자인만 하더라도 소프트웨어 업체들 보다 훨씬 현장감있게 만들어낼 수가 있다”며 “온라인전시에 전시사업자들도 같이 참여해서 경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국내 전시사업자는 지난 2018년 기준 2770개 정도. 이 중 10인 미만이 전체의 60%를 넘는다. 나 이사장은 이번 코로나사태를 계기로 절반 이상은 도산하는 등 없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자금투입이 많은 전시디자인업체의 경우 벌써 3분의1은 폐업상태이고 전체의 30~40%는 휴업 중인 것으로 그는 보고있었다.

전시장 지정업체 등록제도에 따른 전시장 도배업체 및 알바업체의 비용담합 등 지나치게 세분화 분업화된 근본문제를 개선하지않고선 국내 전시산업의 선진화는 요원하다고 나 이사장은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전국 16개 전시장의 연간 공실률이 50%를 넘는데도 새 전시장만 자꾸 짓는다고 해서 마이스산업이 발전하는게 아니라는 것. 나 이사장은 얼마나 답답한지 전시산업계의 현 상황과 문제점들을 인터뷰 내내 웅변을 하듯 토해냈다.

 

                                       <국내 전시회 개최 건수 추이>

연도

‘00

‘02

‘04

‘06

‘08

‘10

‘12

‘14

‘15

‘16

‘17

‘18

건수

132

248

300

353

409

479

560

570

567

568

590

615

증감

-

87.9

21.0

17.7

15.9

17.1

16.9

1.8

-0.5

0.2

3.9

4.2

                     

                          <전시사업자 규모별 사업체수 및 종업원 수 현황>  2018년 기준 

구분

사 업 체

종 사 자

업 종

규 모

합계(개사)

구성비(%)

합계()

구성비(%)

총 계

1 ~ 4

974

35.2

2.002

9.5

5 ~ 9

719

26.0

3.033

14.0

10 ~ 19

466

16.8

3,351

15.5

20 ~ 19

355

12.1

4.026

18.6

50인 이 상

276

10.0

8.662

42.6

합 계

2,770

100.0

21.074

100.0

전시시설업

1 ~ 4

-

-

-

-

5 ~ 9

-

-

-

-

10 ~ 19

2

14.3

16

1.8

20 ~ 19

4

28.6

59

6.5

50인 이 상

8

57.1

289

91.7

소 계

14

100.0

364

100.0

전시주최업

1 ~ 4

289

34.8

660

13.5

5 ~ 9

236

28.4

1,084

22.1

10 ~ 19

149

17.9

1,046

21.4

20 ~ 19

86

10.3

1,083

22.1

50인 이 상

71

8.5

1.022

20.9

소 계

831

100.0

4,895

100.0

전시디자인

설치업

1 ~ 4

148

26.3

369

8.4

5 ~ 9

186

33.1

883

20.1

10 ~ 19

134

23.8

1,171

26.7

20 ~ 19

69

12.3

1,047

23.9

50인 이 상

25

4.4

917

20.9

소 계

562

100.0

4,387

100.0

전시서비스업

1 ~ 4

537

39.4

972

8.5

5 ~ 9

297

21.8

1,066

9.3

10 ~ 19

181

13.3

1,118

9.8

20 ~ 19

176

12.9

1,837

16.1

50인 이 상

172

12.6

6,434

56.3

소 계

1,363

100.0

11.4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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