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최측근들 잇달아 '홍역'
강남훈 전 대표 9일 전격 구속
개국 초창기 50여명 불법채용설
김규태 감사 해임건의안 움직임

지난9일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된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
지난9일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된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이사가 채용비리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장영채 판사는 지난 9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 전 대표에게 징역8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날 재판부는 홈앤쇼핑의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강 전 대표가 소위 연줄로서 채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인식을 높여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법정구속의 사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홈앤쇼핑 입사자 10명 내외가 특혜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3명은 합격선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지만 ‘중소기업 우대’ ‘인사조정’ 항목 등으로 10~20점의 가산점을 줘 합격시켰다고 덧붙였다.

강남훈 전 대표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 출신으로 노조위원장을 역임했고 중앙회장 비서실장과 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김용구·김기문 중앙회장 체제에서 황태자로 군림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강 전 대표는 중앙회에서 퇴직한 뒤 김기문 회장에 의해 홈앤쇼핑에 발탁됐고 이후 부사장, 사장 등 초고속 승진의 수혜를 받았다. 한때는 김기문 회장과 홈앤쇼핑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강 전 대표는 2013년 김기문 회장에게 ‘차움 VVIP 회원권’을 제공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김기문 회장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셈이다.

차움은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차병원의 프리미엄급 VVIP 검진기관이다. 해당 회원권은 입회보증금 1억원에 연회비 등 연간 900여만원을 납부해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2018년 중기중앙회 국정감사에서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홈앤쇼핑 개국 전후로 350여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당시 이 과정에서 대략 50여명이 연줄로 입사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에 일부 이사장들은 재판부가 홈앤쇼핑의 채용비리와 관련해 ‘몸통’은 놔두고 ‘꼬리’ 자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23대, 24대 중앙회는 물론 26대 집행부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의 친인척 다수가 현재 홈앤쇼핑에서 근무하고 있어 취업비리의 불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편 본지가 지난 5월31일 게재한 ‘홈앤쇼핑에서 벌어진 막장 드라마’라는 제하의 기사는 국내 주요 일간지 등에서 비중있게 다루는 등 홈앤쇼핑은 개국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김 회장이 삼고초려해 임명한 김규태 홈앤쇼핑 감사를 두고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김 감사는 본지가 제기한 홈앤쇼핑내 성추행과 불륜행각 등 각종 비위행각을 덮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이런 이유로 소액주주들은 오는 23일 홈앤쇼핑 정기총회에서 김규태 감사에 대한 해임 안을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신임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이사회를 통과한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에 대한 채용 절차상 하자와 홈쇼핑에 문외한이라는 점에서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각종 비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홈앤쇼핑에 대해 2대 주주인 농협지주와 중소기업유통센터, IBK기업은행의 반격도 점쳐진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