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자살 등 꼬리 무는 의혹 눈덩이
감사실, 내부감사 통해 전모 파악한 듯
여성단체, 중앙회 및 홈앤쇼핑 국정감사 주장

홈앤쇼핑 전경
서울 마곡동 홈앤쇼핑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가 대주주인 홈앤쇼핑에서 지난해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지난 1월엔 홈앤쇼핑 협력업체 여직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터지는 등 초유의 일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홈앤쇼핑은 사회공헌기금 유용에 따른 비리혐의로 경찰청으로 부터 압수수색을 받았으며 수사과정에서 채용비리까지 포착돼 대표이사가 사퇴하는 등 사회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경찰 수사결과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이어서 추측이 난무하는 상태다.

이에 오는 정기국회에서 중앙회는 물론 홈앤쇼핑에 대한 대대적인 국정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일가의 자본시장법 위반, 김기문 회장의 금품선거 의혹에 대한 선거법 위반 사건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중대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마포경찰서는 홈앤쇼핑의 서울 상암동 콜센터를 압수수색 했다. 그 배경은 이렇다.

홈앤쇼핑 콜센터 책임자인 K씨(팀장)는 직위를 이용해 동료직원인 Y씨를 수년간 성추행했다. 하지만 미혼인 Y씨는 K씨에게 강하게 저항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Y씨는 어머니와 함께 사채업을 하다가 수억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고 한다. 빚을 갚기 위해 돈이 필요했던 것. 이에 K씨는 Y씨의 쌍둥이 여동생 Y1씨를 협력업체인 W사에 위장취업시켜 6개월에 해당되는 월급을 Y씨가 챙길 수 있게 도와줬다. 대담해진 Y씨는 동생 명의로 수천만원에 이르는 직장인대출까지 받아 착복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Y1씨가 언니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그 전모가 드러났다. 당시 마포경찰서는 홈앤쇼핑 콜센터 협력업체인 W사에 대해서도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마포경찰서가 아직까지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그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쌍둥이 언니를 고발한 Y1씨는 지난해 연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롯데 홈쇼핑 출신의 언니 Y씨는 콜센터 책임자였던 K씨가 추천해 홈앤쇼핑에 입사했으며 동생 Y1씨는 위장취업이라는 게 내부직원들의 증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련의 사실을 홈앤쇼핑이나 W사는 모르고 있었을까.

본지는 최근 협력업체인 W사 L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해 연말 여직원이 자살을 했느냐”고 물었으나 “왜 당신이 그걸 알려고 하느냐. 앞으로 이런 전화 하지 말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지난해 11월 W사는 언론을 통해 자신들은 “피해자이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사는 홈앤쇼핑 콜센터로부터 지난해 3월 4억6000여만원의 도급수수료를 받았다. 이에 홈앤쇼핑 콜센터를 통해 연간 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홈앤쇼핑과 거래가 끊어진 상태다.

2014년 중앙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여직원 자살사건이 터진 바 있어 모럴해저드의 심각성을 더한다. 당시 비정규직인 20대 여직원이 중앙회로 부터 수차례에 걸쳐 정규직전환을 두고 희망고문을 당한데 이어 K-BIZ회원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자살을 하면서 중앙회가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당시 중앙회는 자살한 여직원 가족에게 3억원 가량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한 뒤 사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중앙회가 대주주인 홈앤쇼핑 협력업체에서 6년 만에 또 다시 자살사건이 터지면서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홈앤쇼핑 콜센터 책임자인 K씨가 콜센터내에서 벌인 성추행과 불륜행각은 이것만이 아니라는 게 주변인들의 증언이다.

K씨는 지난해 7월4일 동료 여직원인 P씨와 상암동 콜센터 사무실에서 대담하게 성관계를 갖다가 동료직원에게 들키는 ‘막장드라마’에서나 있을법한 사건이 벌어졌다. 내연관계로 알려진 이들의 행각은 동료직원에게 발각돼 곧바로 홈앤쇼핑 감사실에 제보됐다. 이후 K씨는 퇴사를 했으나 K씨의 그간 행각을 홈앤쇼핑 경영진이 모르고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홈앤쇼핑 내부직원들에 따르면 K씨와 관련한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았다는 증언이다. 이에 홈앤쇼핑 경영진과 K씨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본지는 홈앤쇼핑측에 '콜센터 여직원 자살경위에서부터 K씨의 퇴사 날짜 및 사유'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데 이어 중앙회에도 홈앤쇼핑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으나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특히 홈앤쇼핑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대해 홈앤쇼핑 감사실에서 내부감사를 했기 때문에 이미 중앙회장에게도 직보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홈앤쇼핑에서 일어난 성추행과 성폭행 등 여성의 인권을 유린한 데 대해 당사자와 경영진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향후 시민단체들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런 혼란의 와중에 홈앤쇼핑 사외이사들의 지난 연말 ‘돈 잔치’도 도마에 올랐다.

홈앤쇼핑 사외이사들은 연간 7200만원의 봉급 이외에 지난 연말 1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130만원 가량의 떡값도 받았다. 이사회에서 결정한 일이나 셀프보너스라는 측면에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게 중소기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홈앤쇼핑 대표이사 선임을 앞둔 상태에서 인센티브 지급은 자칫 ‘매표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대해 홈앤쇼핑의 한 소액주주는 “할 말을 잃었다. 코로나로 중소기업의 앞날이 풍전등화인데 ‘그들만의 리그’로 배를 채우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홈앤쇼핑은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연초부터 지금까지 8차례 연 끝에 지난 5월19일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을 최종 후보로 정했다. 오는 6월23일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김옥찬 체제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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