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등 근거리 구매패턴, '홈쿡' '혼술' 풍조 확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신용카드 매출데이터 기반 보고서 발표
지난3월 매출실적, 면세점 88%↓, 여행사 85%↓, 항공사가 74%↓

 

코로나19로 인한 업종별 매출액 증감 TOP 10
코로나19로 인한 업종별 매출액 증감 TOP 10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쇼핑이 급증하고, 오프라인 쇼핑의 경우 집 근처 편의점 등 근거리 구매 패턴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먹고 마시는 ‘홈쿡’ ‘혼술’ 풍조 또한 눈에 띄게 늘었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근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인터넷쇼핑 이용액은 무려 41% 뛰었고 홈쇼핑 매출 또한 19%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아울렛 매장(-31%), 가전제품 전문매장(-29%), 백화점(-23%), 대형마트(-17%) 등 대부분의 오프라인쇼핑 매출은 급감했다. 하지만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편의점(+6%)과 수퍼마켓(+12%) 매출은 증가해 생필품을 근거리에서 쇼핑하는 현상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경우 전체 매출액 및 매출 건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3월 건당 평균 구매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증가(백화점 +33%, 대형마트 +6%)해 매장방문 시 한번에 많이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요리해 먹고 마시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정육점의 지난 3월 매출은 26%, 농산물매장은 10% 각각 증가하는 등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홈쿡’ 현상이 확산됐다. 또 주점 매출은 감소한 반면 주류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20%)해 술을 사와 집에서 마시는 ‘홈술’ 현상도 눈에 띄었다.

보고서의 업종별 실적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여행사, 영화관, 테마파크의 매출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 유흥, 음식점 업종의 매출감소도 컸다. 반면 수입차, 성형외과, 자전거 판매점의 매출은 늘어 대조를 이뤘다.

하나카드(개인 신용카드 기준) 매출 데이터를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국내 여행사의 지난 1분기 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면세점과 항공사 또한 매출이 각각 52%, 50%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절정에 달한 지난 3월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면세점 88%, 여행사 85%, 항공사가 74% 떨어지는 등 기록적인 실적 악화를 보였다.

실내 밀집도가 높아 휴원권고를 받은 학원 업종과 영업규제를 받은 유흥업도 전례없는 실적 감소를 나타냈다. 무술도장·학원의 지난 3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5%, 예체능학원 67%, 외국어학원 62%, 입시·보습학원은 42% 각각 줄었다. 이어 노래방(-50%), 유흥주점(-39%), 피부관리(-32%), 미용실(-30%)의 매출 역시 감소했다. 한식(–32%), 중식(-30%), 일식(-38%), 양식(-38%) 등 음식점 업종의 3월 매출 역시 뚝 떨어졌다.

레저·문화·취미 관련 업종의 매출 감소도 심각했다. 지난 3월 영화관 매출은 84%나 감소했고 테마파크·놀이공원 83%, 사우나·찜질방 59%, 헬스클럽은 54% 각각 줄었다.

의료업종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소아과(-46%), 이비인후과(-42%), 한의원(-27%) 등 지난 3월 대부분의 병의원이 급감했으나 성형외과(+9%)와 안과(+6%) 매출은 오히려 증가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성형이나 안과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공적 마스크 판매 등 약국 방문이 급증함에 따라 1분기 약국 매출도 15% 가량 증가했다.

또 지난 1분기 국산 신차(-23%)와 중고차(-22%)를 신용카드로 구매한 금액은 감소한 반면 수입 신차 매출액은 11% 증가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중교통을 대신할 근거리·친환경 이동수단으로서 자전거 매출이 크게 늘어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9% 증가했다.

지역별로도 다소 편차가 있긴 하나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대구시의 1분기 카드 매출 감소율이 –17.9%로 가장 컸고 이어 부산(-16.8%), 인천(-15.7%), 제주(-14.6%), 서울(-13.5%), 경기(-12.5%), 경북(-11.9%) 순으로 나타났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고 긴급재난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으며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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