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권 VS 현 정권 구도 속
중기 판로개척과 무관한 인사 선임 우려

홈앤쇼핑 전경
홈앤쇼핑 상암동 사옥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홈앤쇼핑 사장 선임을 앞두고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홈앤쇼핑은 신임사장 선임을 위한 사장 후보 면접을 최근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 홈앤쇼핑 대표이사 후보 면접을 통과한 인사들이 방송이나 방송 콘텐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개척에도 부적격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과 하준 전 현대그룹커뮤니케이션실장(전무)이 홈앤쇼핑 대표이사추천위원회의 면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출신의 김 전 사장은 KB국민은행장 직무대행과 SGI서울보증 사장, KB금융지주 사장 등을 거친 정통 금융인이다.

한국외국어대 출신의 하준 전 전무는 세계일보 기자를 거쳐 CJ그룹과 현대그룹 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홍보전문가다.

홈앤쇼핑은 지난해 11월 최종삼 대표이사가 사회공헌기금 유용에 따른 윤리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지금까지 비상경영대책위원회 및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에 홈앤쇼핑은 지난달 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 대표이사후보를 공모가 아닌 추천제를 도입했다. 전임 사장을 공모로 뽑았으나 비리혐의로 중도하차하면서 주주들에게 추천권을 주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홈앤쇼핑 관계자의 설명이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32%)가 대주주이지만 2대주주인 농협(20%)과 중소기업유통센터(15%), 기업은행(10%) 등 기관투자자가 전체 지분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22%가 소액주주들로 구성돼 있다. 이에 정부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홈앤쇼핑 대표이사 추천위원회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모바일과 핀테크, 데이터’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향후 생존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혀 김옥찬 후보를 염두한 듯한 발언을 했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 또는 그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번에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천한 후보로 알려진 김옥찬 전 사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금융권에서 승승장구했던 인물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현 정부와의 코드 논란이 예상된다.

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핀테크가 명분이라면 홈앤쇼핑의 지분을 가진 농협중앙회나 기업은행 출신을 추천하는게 정상이지 않냐"며 " KB금융 출신을 추천했다는 점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추천제의 문제점을 보완해 재추대 또는 공모방식을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부산 출신의 하준 전 전무는 대기업 커뮤니케이션실에 근무하면서 방송 메커니즘에 대한 전문성을 익혔고, 부친과 형이 지방신문 대표이사와 중앙 일간신문 사장을 각각 하면서 맺은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현 정부와도 상당한 교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계에 종사한 A씨는 “이번에 면접을 본 인사들은 방송이나 중소기업 관련 전문성이 없다”며 “홈앤쇼핑의 설립취지에 부합한 인물을 뽑아야 중소기업이 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번 면접을 통과한 후보는 개인적으로 ‘부적격’”이라며 “공적 기능을 가진 대표이사를 뽑는데 있어 주주들에게만 추천권을 부여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홈앤쇼핑은 오는 1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후보를 선임한 뒤 주총을 거쳐 신임사장을 최종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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