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국과 지옥은 인간이 만든 울타리”
[인터뷰] “천국과 지옥은 인간이 만든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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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한국에듀 회장
8일 ‘내추럴가든529봄 음악회 개최
"편하고 즐거우면 천국, 불편하면 지옥
자연과 더불어 사는게 행복의 지름길"
화창한 봄날, 북한강변을 지나 경기도 양평 내추럴가든의 장기영 회장을 만났다.
화창한 봄날, 북한강변을 지나 경기도 양평 내추럴가든의 장기영 회장을 만났다.
'내추럴가든' 입구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내 인생의 18년은 천국이었습니다.”

유명산에서 발원, 가평군과 양평군 옥천면의 통방산 산기슭을 휘돌아 북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대략 30㎞의 벽계천. 조선 후기 유명한 성리학자였던 화서 이항로(李恒老 1792~1868)선생은 벽계천 주변의 승경지 9곳을 정하고 이를 벽계구곡이라 부르기도 했다. 2001년 60대 초반의 한 중년 신사가 이 계곡으로 숨어들었다. 손수 땅을 파고 벽돌을 나르면서 시간을 보냈다.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올려 3층짜리 아담한 집을 지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캐나다의 부차드가든을 수차례 오가며 눈으로 보고 체험하면서 정원도 꾸몄다. 강남과 분당의 학원가에서 ‘레전드’로 통했던 장기영 한국에듀(주) 회장의 이야기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양평군 수입리 529 내추럴가든에서 장 회장을 만났다. 3년 전 지인들이 “이렇게 풍광이 뛰어난 곳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에 별장으로 쓰고 있던 이 자리를 개조해 내추럴카페로 만들었다.

잘가꿔진 정원은 '작품'이자 '예술'이라는 것을 내추럴가든에 가면 알 수 있다. 꽃과 나무가 한데 어우러진 내추럴가든 풍경.       

그는 ‘천국’의 정의에 대해 “인간이 만들어낸 상상의 세계”라며 “내가 편하고 즐거우면 천국이요, 내가 괴롭고 불편하면 지옥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천국과 지옥은 죽어봐야 알 수 있으며 어느 누구도 천국을 갔다 온 사람은 없다는 설명이다. 18년간 노동에서 얻은 수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고 사색을 통해 영혼이 자유로워지면서 “이게 천국이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그가 양평의 벽계구곡으로 보따리를 싸고 들어온 배경이다.

 

사람은 자연에서 왔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게 순리입니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지요.

그래서 사람은 자연의 품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사랑하면서 사는 게 행복이고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최고 가치이며 천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에게 자연은 스승이며 깨달음을 주는 부처같은 존재입니다”

 

그렇다. 자연은 인간의 영혼을 살찌게 하는 지혜의 샘물이며 안식처이기도 하다.

캐나다 부차드가든을 벤치마킹해 장기영 회장이 18년간 조성한 경기도 양평 '내추럴가든'의 잘가꿔진 정원 모습.
교육가인 장회장은 사람에게 공을 들이듯 18년간 자연에 정성을 쏟아 '내추럴가든'을 조성했다. 그 속에선 자연도 사람도 풍경이 된다. 인생의 황혼기를 자연과 더불어 보내고있는 그(맨 왼쪽)가 서울에서 온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멀리 걸어오고 있다.    

순천 매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학원가에서 국내 최고의 명강사로 이름을 떨치던 장 회장. 현재 그는 강원도 홍천군 독림가이기도 하다. 그냥 독림가가 아니라 나무와 꽃을 가슴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독림가란 나무를 심어 착실히 경영한 사람에게 산림청장이나 도지사, 시장 군수로부터 인정을 받은 사람에게 주어진다.

내추럴가든에는 장 회장의 손길이 닿지 않는 꽃과 나무는 단 한그루도 없다. 장 회장이 자식을 돌보듯 20여년을 정성들여 키웠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80년 넘은 단풍나무와 50년 세월을 버틴 명품 소나무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고단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 나무들이다. 수백여종이 꽃들은 어떤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에 따라 아름다움과 향기를 선물한다.

 

사시사철 꽃이 피게 하는 방법은 화초의 뿌리가 서로 엉키지 않게 해야 합니다.

꽃이 피었다가 지는 자리에서 다른 꽃이 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난(蘭)과는 난과끼리 심어야 하고 키도 맞춰야 합니다. 서로 더불어 살게 하는 것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이지요.”

 

북한강 물줄기와 푸른 잔디밭이 어우러진 '내추럴가든' 풍경.
사람의 발길이 잦으면 관리하기가 쉽지않으나 장기영 회장은 이곳의 풍경을 혼자 보기 아까워 카페 및 문화공간으로 개조해 모든 이에게 공개했다. 그 결과, 비록 몸은 고되나 함께 나누고 공유하니 마음은 풍요롭다. 

500여평의 잔디밭에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맷돌모양의 희귀한 그릇과 조각가들의 땀과 손때가 묻은 걸작들이 놓여 있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 네추럴가든을 감싸고 있는 벽계천에는 10여 마리의 오리가 벽계천의 물을 따라 유유자적 노니고 정원 사이에서는 온종일 클래식 음악이 흘러 나왔다.

2017년 장 회장은 내추럴가든 오픈 기념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장 회장은 “제아무리 뛰어난 천재라고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제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습니다. 즐기는 자만이 숭고한 삶의 승자가 아닌가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기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강조한 바 있다. 내추럴가든도 장 회장이 주위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공간이리라.

내추럴가든은 산좋고 물맑은 경기도 양평의 깊은 속살 한가운데 깃들어있다. 내추럴가든을 병풍처럼 감싸고있는 앞산을 마주하면 '아!'하고 탄성이 나온다. 앞산과 정원 사이를 북한강 지류가 휘감아도는, 귀동냥으로 풍수를 주워들은 이가 보기에도 한눈에 명당 자리다.        

내추럴가든에는 국내 최고의 장인이라 불리는 셰프와 바리스타, 제빵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봉급에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어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장 회장은 “사업도 인생도 물결을 타야 한다”며 “죽으면서 돈을 가져가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내가 좀 적게 가져가는 게 편하다는 그의 주장이다.

장 회장은 “커피를 팔아 돈을 벌겠다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장사를 하면서 입장객들의 발길에 잔디며 화초가 손상되는 등 적지 않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수입리에서 동진한의원을 하고 있는 손수명 원장은 장 회장에 대해 “머리가 치밀하고 빈틈이 없으며 땀과 눈물의 의미를 아는 경영자”라고 말했다. 2013년 장 회장이 해외에 나가 있을 때 손 원장의 아들이 내추럴가든 사진을 찍어 경기농림진흥재단에 출품한 것이 계기가 돼 ‘제3회 경기정원문화대상’에 수상됐다고 한다.

한편 오는 8일 세 번째로 ‘이상래&스마일스톤즈 밴드’와 함께 하는 POP라이브공연 ‘내추럴가든529봄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수경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박길호씨가 해설을 맡아 비지스, 비틀즈, 퀸, 스모키, CCR 대표곡 15곡을 선보인다.

음악은 내추럴가든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음악은 내추럴가든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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