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ESG에 주목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세가지를 축으로 한
기업의 사회적책임 평가기준
현 정부 정책기조에 발맞추고
신한·KB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깃발 내걸어

은행권에서 ESG경영의 선두주자인 신한금융의 조용병 회장(왼쪽)과 KB금융 윤종규 회장.
은행권 'ESG경영'의 선두주자인 신한금융의 조용병 회장(왼쪽)과 KB금융 윤종규 회장.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가 은행권의 새로운 경영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국내 은행들 사이에 ESG의 중요도가 급부상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활동들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SG는 재무적 지표 외에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세가지를 축으로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평가하는 기준을 가리킨다.

선진경영의 요소 중 하나인 ESG를 특히나 은행권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두가지 큰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사회적책임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활성화 방침이 그것이다. 나아가 더 이상은 기업경영에 있어 ESG를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패러다임의 전환 또한 놓여있다.

무엇보다 무시할 수 없는 것은 투자업계의 ‘큰 손’인 국민연금의 행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사회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놓는 등 국내에서 ESG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의 이같은 움직임이 은행을 비롯한 기업 등 투자대상에 ESG를 고려해야한다는 시그널을 줬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은행권이 특히나 ESG에 관심을 갖는데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국내 은행들이 ESG에 관심을 가진지는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이후”라며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선도하고 있고 신한이 좀 더 앞장서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하지만 해외 금융기관에 비하면 한참 뒤처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개입, 가습기살균제 기업에 대한 투자 등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현 정부가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강화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을 대선공약으로 내건 것이 ESG가 본격 부각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류 속에서 KB금융지주는 지난 9일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ESG경영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SG위원회는 윤종규 회장을 포함한 사내·사외 이사 9명 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그룹의 ESG 전략 및 정책 수립,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ESG경영과 관련한 최고의사결정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한 것은 KB금융의 ESG경영이 단순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강력한 실천의지를 가지고있음을 의미한다”며 “시장과 사회에서 인정받는 ESG 경영 선도 금융그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한 발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그룹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 전환에 앞장서기 위해 중장기 친환경 경영비전인 ‘에코(ECO) 트랜스포메이션 20·20’을 선포했다.

이의 실현을 위해 신한금융은 이사회 산하기구로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두고, 2030년까지 녹색산업에 20조원을 투자·지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까지 절감하는 탄소경영을 실천하기로 했다.

‘에코 트랜스포메이션 20·20’은 ▲저탄소 금융시장 선도 ▲친환경 경영확산 ▲환경 리더십·파트너십 강화 등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신한금융은 이를 위해 신재생 고효율 에너지 관련 산업 및 기업, 프로젝트사업 등에 투·융자 복합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사회책임투자(ESG)펀드와 그린본드, 친환경 건축물인 그린빌딩 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그린본드는 기후변화, 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프로젝트나 인프라사업에 투자할 자금마련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시중은행 최초로 2000억원 규모의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이밖에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AI(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한 로봇기반업무자동화(RPA)를 추진, 종이를 절약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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