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임에도 애로사항 현장 청취
격 없는 허심탄회한 자리 가져
직원 만족도 높으면 기업도 발전
본사·고객센터 등 모두 손수 챙겨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중소기업투데이 조재강 기자] 과거에는 연봉만 올려주면 직원들의 애로사항은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워라벨, 퇴근 있는 삶이 중요한 시대로 변했다. 직원들이 만족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해졌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연봉 인상을 이유로 직원들의 애로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게 국내의 기업의 현실이다.

반면 특유의 뚝심으로 소통에 적극적인 기업이 있어 화제다. 도시가스 공급사인 ㈜예스코는 업계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예스코는 2018년 4월1일자로 주식회사 예스코홀딩스(구, 주식회사 예스코)로부터 물적분할 돼 설립된 신설법인이다. 예스코홀딩스의 계열사인 예스코는 서울 동부권 및 경기도 구리, 남양주 등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예스코 그룹을 총괄하는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은 범 구씨일가 LS그룹의 사람으로 오너(owner)임에도 직접 직원들과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장의 직책으로 전 직원을 몸소 챙기는 사례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경우다. 이는 다른 업종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구자철 회장은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4남이자,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조카로 2013년 1월 예스코 회장으로 취임했다. 경영능력도 인정받아 2017년 제24회 가스안전대상에서 선진 도시가스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등 가스 산업 발전과 국민 생활 안전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구 회장은 범 구씨일가 출신답계 병역의무도 육군 병장 만기전역으로 마쳤다. 이런 이력덕분인지 일반적인 오너 답지 않게 직원들과의 격 없는 자리를 갖고 허심탄회한 얘기를 주고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구 회장은 정기적으로 직원들과의 시간을 갖고 있다. 예스코에 따르면 월 마다 보통 20∼30명 안팎의 본사 직원들과 생일자, 성씨별, 부서별 등으로 나눠 저녁식사자리를 마련,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전자공시 기준(2018년 12월31일), 예스코 직원은 총 312명(남286, 여26)이다. 한번에 30명의 직원과 식사자리를 갖는다고 가정해도 최소 10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직원 한 명 한 명 모두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대략 1년여에 걸치는 수고를 마다해야한다는 말이다.

웬만한 의지가 없고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직원의 만족도가 높으면 기업도 발전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소통행보에서 예스코의 경쟁력을 찾은 셈이다.

구 회장의 소통행보는 본사뿐만 아니다. 24개의 고객센터 등도 모두 포함하며 지역순회의 경우 지리적인 한계에도 직접 찾아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예스코 한 관계자는 “평소 소탈한 성격으로, 직원들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하시고 부득이한 경우 외에는 정기적인 만남의 시간을 지키려하신다”라며 “직접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경청하시고 합리적인 개선점이 나올 수 있도록 신경쓰신다”고 말했다.

 

구차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이 고객센터 직원들과 식사 후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차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이 고객센터 직원들과 식사 후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재 구 회장은 그룹 외에도 2016년 1월부터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2월 KPGA 제18대 회장에도 취임했다. 3월9일에는 KPGA 회장자격으로 미국 PGA 측의 초청을 받아 출국, 해외 첫 공식행사를 시작했다. 대내외에서 눈코 뜰 새 없이 오늘도 변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직함이 늘어남에 따라 대외 업무에 할애하는 비중도 가중될 것이란 전망도 크다. 이에 여건상 직원간의 의사소통에 소홀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다만 향후 도시기스협회 정기총회에서 회장직 연임을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복수의 협회장직을 겸하며 업계에 누가되지 않도록 모든 일정을 소화하기가 여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스코는 이러한 걱정에도 구 회장의 직원 챙기기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협회장의 겸임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확신에서다.

오히려 예스코 한 관계자는 “구 회장님의 소통행보가 지금까지 회사에 긍정의 본보기가 된 만큼 앞으로도 더욱 상호간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구 회장의 소통행보가 좋은 선례로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그 파급효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임직원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둘째 줄 여섯 번째).
임직원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둘째 줄 여섯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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