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TF 운용사 인수 세계 18위, 해외부동산 5조, 해외주식자산 4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중소기업투데이 장영환 기자] 글로벌 금융그룹을 향한 미래에셋의 행보에 가속이 붙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난 2월19일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자산운용사인 '글로벌 엑스(Global X)'를 5억달러(약 54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 금융사가 미국 자산운용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TF는 특정 주가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얻도록 설계된 펀드 상품으로, 증시에도 상장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엑스는 2008년 설립됐으며 운용 ETF 자산 규모가 지난달 말 현재 102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미래에셋이 전 세계에서 운용하는 글로벌 ETF 자산은 200억 달러(약 21조원)에서 300억 달러(약 32조원)로 불어나게 된다. 전 세계 319개 ETF 운용사 중 1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래에셋은 글로벌 엑스 인수를 계기로 전 세계 ETF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시장 공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지난 두 달여간 미국 현지에 머무르면서 글로벌 엑스를 인수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글로벌 엑스는 15년 전의 미래에셋과 같이 경쟁력 있는 회사라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그룹의 글로벌시장 진출 성과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10년간 해외부동산 투자에만 3조70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고 현재는 그 가치가 5조원 가량으로 뛴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상하이 금융특구인 푸동 루자주이에 있는 미래에셋타워가 단적인 예다. 2006년 4월 당시 3850억원을 투자해 매입한 이 빌딩은 현재가치가 1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1조5천억 원 까지 가치상승을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3년 2400억원을 투자해 JP모건으로부터 인수한 ‘225 웨스트 워커’ 빌딩도 가치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 핵심 업무지구인 ‘웨스트 쿰’에 들어선 이 빌딩에는 대형 로펌인 에드워즈와일드먼과 메릴린치, 애플, 푸르덴셜보험 계열사 등이 입주, 시카고의 핵심빌딩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지난해 3월 3500억 원에 사들인 독일 뒤셀도르프 지역 랜드마크 건물인 보다폰(Vodafone) 본사 빌딩도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중국과 일본 외에도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의 부동산 투자에 적극 뛰어들 계획이다.

금년 들어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주식자산 규모도 4조를 넘었다. 미래에셋은 3월6일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주식자산 규모가 1월29일 기준으로 4조를 넘어 1년 전과 비교해 3배 넘게 늘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해외주식자산의 가파른 상승 요인으로 글로벌투자 전문인력 육성과 양질의 해외주식 투자콘텐츠 제공,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꼽았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에 지주회사(Mirae Asset Securities Holdings USA)를 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미국에 뉴욕법인과 LA법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주사를 세워 이 두 법인을 함께 관리·감독한다는 계획이다.

 

* ETF(Exchange Traded Funds): 특정지수의 수익율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Index Fund)의 일종. 그러나 인덱스 펀드와는 달리 ‘뮤추얼 펀드’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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