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선 인정… 새정부 정책방향과 불일치 악재 ‘변수’
중앙회장 입장도 변수… 유리한 조건 확보 평도 있어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

[중소기업투데이 장영환 기자] 김용환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의 임기 만료가 2개월 정도 남으면서 차기회장 인선에 금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 여부와 함께, 신정부 출범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향후 금융권 인사정책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단초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은 내부 규정상 회장의 임기 만료 40일 전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시해야 한다. 김 회장의 임기는 4월 28일까지다. 농협금융은 3월 중순쯤 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에 돌입할 예정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이강신 농협금융 부사장을 비롯해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 민상기 이사회 의장, 전홍렬·정병욱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김 회장이 3연임에 유리한 조건은 확보했다는 평가다. 실적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4월 취임한 김 회장은 지난 2016년 빅배스(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를 단행, 농협금융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부실채권을 털었을 뿐 아니라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현재 농협금융 규정에서 회장임기는 2년 이내라고만 되어 있다.

지난해에 ‘임추위’는 김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임기를 1년으로 정했다. 새정부 출범 후 생길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또 작년 12월 검찰이 김 회장의 채용비리 사건을 무혐의로 처리, 채용비리에서도 일정부분 벗어난 것도 유리한 조건이다.

반면 김 회장의 3연임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많다. 우선 농협금융 회장의 3연임 사례가 없다는 사실이다. 신충식 전 회장은 취임 3개월여 만에, 신동규 전 회장도 1년 만에 물러났다. 임종룡 전 회장의 경우에는 임기만료 4개월여를 앞두고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됐었다.

다음으로 채용비리 파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스럽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검찰수사는 무혐의로 마무리됐지만, 금융권의 채용비리 이슈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임추위’가 여전히 조심스러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올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서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인가’안이 상정되지 않은 것도 김 회장의 채용비리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임추위 입장에서는 “만약 김 회장이 또 다른 채용비리 시비에 휘말릴 경우 농협금융에는 치명적이다”는 우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주주로 차기회장 인선의 중요 키를 쥐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입장도 김 회장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 받고 항소 중인 김병원 회장이 새 정부와 배치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다. 사실 농협금융은 주인 없는 금융사가 아니라서 김 회장은 금융당국이 경계하는 ‘셀프연임’에서는 자유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새 정부는 금융권 수장들의 장기집권에 대해서 여전히 부정적이다. ‘포용적 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내세우는 새 정부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로의 수장 교체를 원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 위주의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금융권 수장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김 회장은 신정부의 방향과 맞지 않는 측면이 많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새 정부 들어 꾸준히 하마평이 돌고 있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김석동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의 이름도 차기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새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으로 거명된 인물이다. 김 대표는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2008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역임한 인연이 있다. 한편 농협중앙회 내부 인사가 깜짝 발탁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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