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협동조합을 가다①]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
매출액 1000억 넘는 ‘명품알짜 협동조합’

1962년도에 설립된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협동조합은 2월말 기준으로 602개 조합이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이상이 부실조합으로 근근이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여건 속에서 중소기업투데이는 타의 모범이 되는 우수 협동조합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협동조합이 나가야 할 방향과 올바른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주자로 ‘아름다운 동행으로 행복한 협동조합’을 만들어 가고 있는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이사장 주대철)을 찾아갔다. /편집자 주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우리나라 정보통신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은 1953년 대한전기통신공업협회를 시작으로 2014년 현재의 조합 상호로 변경했다. 한국전쟁이후 전후복구를 위해 만들어진 조합으로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효시라 불릴 만하다. 지난 1월말 기준으로 조합 회원사는 162개.

현재 조합은 서울 망원동에 지하 1층, 지상 5층의 사옥을 보유하고 있다. 매입 당시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로 조합 수익은 감소해 개선방안으로 상가건물을 매입, 임대해 수익을 올렸다. 커피전문점과 학원 등의 임대를 통해 매년 약 1억원 가량의 수입을 기록하고 있지만, 조합원사에 대한 업무 서비스 불편사항 등의 문제로 이번 정기총회에서 현 사옥을 매각하고 지가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사옥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조합은 공동판매·구매사업·공공구매지원사업 등을 통해 2009년 100억을 돌파한 151억1200만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386억2800만원, 2014년 583억8700만원, 2015년 756억2700만원, 2016년 804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수요기관에 대한 대기업과 공사 단체 등의 턴키발주 요구, 외산제품 공세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전화기·교환기연결물품의 대폭적인 실적향상에 힘입어 1000억원을 돌파한 약 1085억6800만원의 계약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목표액 600억원 대비 80.9%를 초과한 것으로 당기순이익도 2016년(4억6790만원) 대비 236% 증가한 11억574만원을 달성했다.

주목할 점은 당기순이익 중 8억을 조합원들에게 지분배당을 한다는 것. 세부적으로는 대주주에게 3억원, 소액주주 3억원, 임직원 1억원 그리고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1억원 등으로 배분했다. 사회공헌을 통해 조합의 사회적 책임과 나눔 경영에도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특히 조달청을 비롯한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중소기업제품 구매시 조합추천 소액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많은 공공기관에서 이를 적극 활용해 계약실적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에 대한 기술적 유권해석을 통해 그 범위를 조정·확대하고 또는 상황에 따라 법률적 판단을 구하는 업무추진으로 수요기관의 외국산 제품으로 구매를 억제하고 중기제품 판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주대철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 2월26일 열린 ‘제56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대철 한국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 2월26일 열린 ‘제56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합의 사업성과 뒤에는 2003년 이후 5연임을 이어오고 있는 주대철 이사장의 조합경영 노하우도 빼놓을 수 없다. 주 이사장도 한 기업의 경영인이지만, 조합사들의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는 ‘애로사항 해결사’로 정평이 나있다. 정부, 국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유관기관을 직접 방문해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제26대 이사장으로 만장일치로 재추대됨으로서 조합발전 및 조합원사 권익 신장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주 이사장은 조합원사 모두가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해 협동조합 정신을 강조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조합은 올해도 판로확대에 심혈을 기울인다. 조합원사 등이 개발하고 보유하고 있는 특허 및 우수제품에 대해서는 수요기관이 수의계약으로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통합배선반 물품 범위를 확대해 공사용 자재로 분리발주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턴키 공사로 발주하는 대형 건설공사와 정보통신공사에 대한 공사용 자재 분리발주에 적극 대처한다. 중기제품이 소기업우선구매 조달제도에 따른 공동사업 품목개발에도 나선다.

이외에도 세계 통신박람회 관람과 글로벌 기업 견학, 해외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해외수출 및 시장개척에도 적극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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