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환경부에 폐지 공급초과 대책 관련해 업계 의견 전달
"수출용 골판지상자 등 제조 위해 수입산 고급폐지 반드시 필요"
"환매조건부 골판지원지 비축 지원, 골판지상자 수요확대 등으로 풀어야"

국내 한 골판지제조업체 공장 내부.
국내 한 골판지제조업체 공장 내부.
김진무 골판지조합 전무
김진무 골판지조합 전무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외국산 폐지의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는 폐지대란의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골판지제조업체 53개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이사장 김일영)은 지난 12일 환경부에 국내 폐지 공급초과와 관련해 이같은 내용의 업계 의견을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 폐지대란의 발단은 중국이 지난 2018년부터 미국산 등 고급폐지의 수입을 늘리고 한국산폐지(KOCC)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하면서 비롯됐다. 국내 폐지업계로선 연간 많게는 50만톤가량 중국에 수출하던 물량이 끊기면서 폐지 공급초과와 이로인한 폐지가격 저하로 공급체인이 정상 작동하지 않게 되자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김진무 골판지포장조합 전무이사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폐지대란에 대한 대책으로 폐지업계가 정부에 미국·일본 등 외국산 폐지의 수입을 제한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나 이는 골판지원지 및 골판지제조업체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 전무는 “냉장고 등 수출용 박스 등에 사용되는 고품질 골판지를 생산하기 위해선 미국이나 일본 등지서 수입한 고급폐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산폐지는 재활용을 많이 해 강도가 떨어지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연펄프 흔적이 많이 남은 수입산 고급폐지와 섞어서 소위 물타기를 해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무에 따르면 골판지 제조에 필요한 연간 폐지수요량은 500만톤 가량이며, 이 중 미국산 (AOCC) 및 일본산(JOCC) 등 고급폐지 수입량은 100만톤 정도 차지한다.

김 전무는 “현 상황에서 폐지 수입을 제한한다면 국산 골판지 원지의 품질이 떨어져 고품질 골판지상자 제조를 위해 수입 골판지 원지 사용이 불가피해지고 결과적으로 국내 골판지 원지 수요 감소로 인해 국산 폐지 사용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폐지수입을 제한하는 시책은 폐지 공급초과 및 가격저하를 막는 해법이 결코 될 수 없다”며 “정부가 국산 폐지를 사들여 비축하거나 환매조건부 방식의 골판지원지 비축을 지원하고, 무포장으로 출하되는 배추·총각무를 골판지상자로 포장하게 함으로써 골판지 상자 수요를 늘리는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김 전무는 밝혔다.

환매조건부 비축 지원은 골판지 원지를 사용하는 골판지제조업체들이 6개월 또는 1년 후 매입하는 조건으로 조달청에서 선매입 비축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는 “폐지 수입제한과 관련해 환경부가 제지업계와 폐지업계를 불러 여러차례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있으나 이 과정에서 우리 골판지제조업계는 참여를 시키지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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