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장관은 “피해 최소화 위해 노력”…한국GM,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
“FTA재협상 쉽지 않아”… “한국GM 협력사 생존기반 흔들, 협상 본격화 돼야”

#. 중견기업 최고경영자 조찬 강연회장.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연합회(회장 강호갑)가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9일 주최한 중견기업 최고경영자 조찬 강연회에 강사로 참석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잘 될 지, 안될 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포스코의 평택항 선적 부두.
포스코의 평택항 선적 부두.

[중소기업투데이 정수남 기자] 정부가 한국GM의 경영난 해결과 한미FTA 재협상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이날 재계 한 관계자는 이들 두 발언을 감안할 경우 정부가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이날 미국이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앞으로 진행될 한미FTA 개정협상에서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관세가 한미FTA 협상 기간에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미국과 적극 협의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달 한미FTA 3차 개정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진행 중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자국 노동자와 농민, 제조업자가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으면 두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힌데 희망을 걸고 있다.

아울러 최근 산업부 문승욱 산업혁신성장실장과 실무진은 GM의 배리 엥글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한국GM 카허 카젬 사장 등을 만나 한국GM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에서 한국GM은 정부에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외투지역으로 지정하면 관련 기업은 조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정부는 사업(외국인투자)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최초 5년 동안 법인세 등을 감면한다. 이후 2년 동안은 50% 감면. 다만, 외투지역 지정은 국내 기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반발 등 형평성 문제와 현재 외투지역 지정은 제조업 3000만달러, 연구개발(R&D) 200만달러 이상 투자 외에 시설 신설 요건을 충족해야 해 한국GM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GM은 한국GM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속한 실사를 주문했다.

한국GM의 쉐보레 차량.
한국GM의 쉐보레 차량.

정부와 산업은행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현재 제기된 각종 의혹을 철저히 검증해 부실 경영을 따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GM은 제한된 범위에서 실사를 진행해 1~2개월 안에 끝내자고 요구하고 있다.

실사에만 3~4개월이 소요돼 한국GM 문제가 장기화 될 경우 올해 우리 경제에 복병이라는 게 산업계 진단이다.

현재 정부와 GM은 절충안을 찾고 있으며, GM은 이번 만남에서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대(對) 한국 투자계획을 제출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재계 같은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으로 FTA재협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FTA재협상과 한국GM 문제에서 묘수를 찾을 수 있을 지가 올해 국내 경기 지속 회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한국GM 협력 부품업체들의 생존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정부와 GM의 협상이 조속히 본격화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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