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 전자소재업체 인수, 포토레지스트까지 영토 확장
7일 영업양수도 계약, 이달내 자회사 및 R&D 인프라 확보
반도체 필수 소재 국산화 통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수직계열화를 위한 포석일까, 아니면 반도체 분야에 대한 확실한 욕심인가? SK가 하이닉스 인수를 시작으로 반도체 분야 진출 후 관련분야 수직계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2011년 하이닉스를 인수한 SK는 2015년 OCI로부터 반도체가스 전문업체인 머트리얼즈를 인수를 시작으로, 반도체 분야의 수직계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실트론을 비롯해 산업용가스 회사인 SK에어가스, 전구체 생산업체인 SK트리켐, 식가가스인 SK쇼화덴코를 잇따라 설립하거나 인수한데 이어 최근 금호석유화학 전자소재사업까지 인수하며 반도체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수직, 수평계열화를 통해 각 산업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가해온 SK그룹만의 노하우가 반도체분야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에만 공을 쏟아 현재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는 확실히 다른 행보다.
반도체가스 및 소재전문기업인 SK머티리얼즈(대표이사 이용욱)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금호석유화학 전자소재사업을 인수하는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PR) 소재 시장에 본격 진출을 알렸다. 인수금액은 400억원. SK머티리얼즈는 이달 안에 포토레지스트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며 연내 R&D 인프라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빛의 노출에 반응해 화학적 성질이 바뀌는 감광액을 말한다. 반도체 웨이퍼 위에 정밀한 회로의 패턴을 형성하는 ‘노광 공정’에서 사용되는 핵심 소재이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핵심소재다.
반도체는 산업분야의 발전과 함께 세계 각국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고집적화에 따른 극미세 패턴 구현이 요구된다. 특히 3D 낸드의 적층 경쟁이 심화되면서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분야는 현재 3조 5000여억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했다.
반도체 소재분야에 30년 이상 업력을 쌓아온 금호석유화학은 2005년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를 국내 최초로 양산했다. 현재는 3D 낸드 공정용 불화크립톤(KrF) 포토레지스트, 반사방지막(Bottom Anti-Reflection Coating, BARC) 등 다양한 포토레지스트 소재와 부재료의 개발 공급 이력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관련 자체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된다.
SK머티리얼즈는 이번 포토레지스트 소재 시장 진출을 통해 특수가스 중심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각화할 계획이다. 고부가가치 반도체 소재 개발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반도체 종합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으로 관련분야를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다.
SK머티리얼측은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포토레지스트 소재 시장에서 국내 개발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과 기술 협력 요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신규 R&D 인프라를 추가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을 배경을 밝혔다. 또 회사 인수를 통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소재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며 현재 국산화에 착수한 고순도 불화수소가스와 함께 포토레지스트 소재분야도 국산화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SK머티리얼즈 이용욱 사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포토레지스트 소재 사업을 지속적으로 밸류업(Value up)해 고객들의 소재 국산화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적기에 양산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소재 연구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국내외 기업과의 활발한 협력을 통해 진정한 소재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