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농협 대출받아 산 여의도 당사, 3년새 50% 상승
가격상승에도 부동산 복비 8600만원 미지급에 건물은 가압류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중앙당사 [박진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중앙당사 [박진형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년여 전 매입한 여의도 중앙당사가 구설수에 올랐다. 한 부동산법인이 ‘복비’ 미지급을 이유로 당사를 가압류했기 때문이다. 건물 가격은 구입 당시 보다 50% 가량이 올랐다. 하지만 복비를 제대로 정산하지 않아 소송을 벌여야할 상황인 셈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는 부동산 가격상승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성과가 지지부진 한 가운데 오히려 민주당사는 부동산 가격상승에 수혜(?)를 받은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대로 68길 7(등기부 등본표기 14-26의 1필지)에 위치한 지하 4층, 지상 10층의 건물(장덕빌딩)을 대선을 앞두고 있던 2016년 매입했다.

해당 건물은 1991년 11월 완공(소유자 장덕산업)됐고,  2009년 12월31일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매수했다. 당시 거래가는 38억7000만원이었다.

그리고 약 7년 뒤인 2016년 9월6일 더불어민주당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등기부 등본 상에는 거래가액이 표기되지 않았다. 부동산 관계자는 "상가의 경우는 거래가액을 표기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참고로 현 시가는 3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당사의 매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의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염두해 두고, 당사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여의도 4곳으로 흩어져 있는 당 사무처를 한 곳에 모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당사를 매입한 그 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광화문 촛불이 이어졌고, 이듬해 3월 헌법재판소의 탄핵이 결정되면서 조기 대선을 치러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의 당사 매입은 촛불집회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판결이 나기 전에 결정된 일이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민주당은 당사 매입과 탄핵결정이 자연스레 연결되면서 오해 아닌 오해를 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중앙당사 한 달 임차료와 관리비 지출규모가 대출 이자보다 저렴한 상황이었다”며 "대출이자와 원리금은 국고보조금과 당비로 충당할 것"이라 해명했다. 당시 매입가는 198억원(평당 1052만원)이었고, 당사 구매비용의 80%는 1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국민은 대출받아 집 사는 것을 '부동산 투기'라며 대출비율을 계속 낮추는 등 돈줄을 죄면서 정작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사 매입을 위해 80%나 은행 대출을 받아 건물을 산 것은 '투기'가 아니고 뭐냐”고 지적하고 있다.

등기부 등본 ‘소유권 이외의 권리에 관한 사항’(을 구)을 보면, 2016년 12월27일 NH농협은행은 채권 최고액 180억원에 달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매입비용을 빌려준 은행은 NH농협은행이었다.

일반적으로 채권최고액은 건물주가 현재 또는 차후에 부실이 생겼을 경우 대비해 금융기관에서 연체이자나 경매비용 등 발생할 수 있는 장래의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조금 높게 설정한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120%를, 2금융권은 130%를 잡는다. 이 때문에 채권최고액을 토대로 추정하면 NH농협은 당시 150억원 정도를 더불어민주당에 대출을 해줬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등기부 등본 ‘소유권에 관한 사항’(갑 구)을 보면, 모 부동산중개법인이 당사에 대해 청구금액 8662만5000원으로 가압류를 걸어놓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법인의 관계자는 “이는 중개수수료(복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가압류 소멸시효가 도래해 지난달 소송을 재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건물 매입과 관련해 상세한 경위를 확인키 위해 더불어민주당측에 문의 했다. 총무국에서는 “공보국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답변을 회피했고, 공보국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없지만,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지 현재까지 닷새가 지났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어떤 답변도 없는 상태다. 또 해당 내용에 대해 NH농협은행에서는 “대출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당사에 대한 대출이 이뤄진 2016년 대출기관인 농협중앙회의 회장은 김병원씨 였고, 현재 그는 오는 4월 치러질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나주·화순 선거구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24일 법원으로부터 농협중앙회 선거법 위반 2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90만원을 받았다. 이어 11월 20일에는 전남 나주에서 ‘미래의 둠벙을 파다’라는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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