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의 행복, 영덕 문화체험
만원의 행복, 영덕 문화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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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투데이 홍미식 객원기자] 경상북도는 2020년을 ‘대구·경북 관광의 해’로 정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지난 1월 18일부터 ‘만원의 행복, 경북 관광버스’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1월과 2월 매주 토·일요일에 강남, 수원, 부산 세 지역에서 만원만 내면 안동, 영덕, 문경, 대구, 칠곡, 울진 등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교통편을 비롯하여 인솔자와 문화 해설사를 제공하고 있다. 맑고 아름다운 경상북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유적지를 널리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취지이다. 경북 홍보의 일환인 이 프로그램 중 영덕 편을 취재했다.

영덕의 상징인 대게 조형물이 보인다. [홍미식 객원기자]
영덕의 상징인 대게 조형물이 보인다. [홍미식 객원기자]

2월 2일 7시 정각, 강남역을 출발했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인원이 좀 줄기는 했어도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휴게소를 거친 후, 11시경 영덕 해파랑 공원에 도착했다. 아직 철이 일러 속이 덜 찬 게 아쉬웠지만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대게를 먹는 기분이 참 좋았다. 엄청 큰 대게 조형물이 이곳이 영덕이란 걸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블루로드. [홍미식 객원기자]
블루로드. [홍미식 객원기자]

이어 축산항으로 향했다. 버스가 부산 오륙도에서부터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해안가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블루로드’를 달리는 동안 나는 잠시 오래전 추억을 꺼내본다. 어느 새 40여 년 전, 순수하고 상큼한 젊음이 빛나던 대학생 때 영덕군 강구면 대부리에 10여일 넘게 어촌봉사황동을 왔더랬다. 당시 왜 굳이 오지 중의 오지인 그곳으로 봉사활동지를 정했는지 모르지만 멀고먼 바닷가 작은 마을은 낯선 만큼 신선했다. 무슨 그리 큰 봉사를 했을까? 기껏해야 남학생들은 국기를 다는 깃대를 세우고 패인 길을 고르는 단순노동을, 여학생들은 교육봉사로 노래와 율동, 동화를 들려주는 정도였다. 봉사라기보다는 민폐에 가까웠을 우리의 노력을 예쁘고 기특하고 봐주던 주민들이 고구마며 밤 같은 간식거리를 날마다 숙소인 마을회관으로 나르셨다.

필자는 중등부 교육 담당이었는데 한 아이가 쭈뼛거리며 자기가 와도 되냐고 물었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초등학교만 졸업해 중학생이 아니어서 망설였던 게다. 아이가 착했고 어려운 환경이 걸려 각별히 정을 쏟은 게 고마웠던지 떠나오는 날 품속에서 꺼낸 선물을 수줍게 건넸다. 동그랗게 뚫어 사진을 넣을 수 있게 얇은 베니어판을 나뭇잎 모양으로 잘라 작은 조개들을 붙여 만든 정성 가득한 선물이었다. 그 선물을 안고 그 사이 정이 든 마을을 떠나오며 얼마나 울었든지... 아, 그리운 순수함이여!

그 후 그 아이와 오래 편지를 주고받았다. 얼마 후 아이가 서울로 취직을 한 후부터는 어린 나이에 객지 생활하는 아이에게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었다. 어떻게든 야학에서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거나 행복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거라며 성실하게 노력하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충고했었다. 멘토로서 마음가짐이었다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의 실제 생활을 모르는 충고가 얼마나 허한 공염불이었을까 미안스럽다. 다행히 아이는 나의 말을 잘 따라주었다. 힘든 와중에도 중졸 검정고시도 합격했다고 했다. 졸업 후 다시 한 번 그곳 봉사활동 팀에 뒤늦게 합류해서 일부러 아이의 집을 찾았을 때 어머니는 아마 아이가 내려오면 주려고 두었음직한 귀한 생선을 한 아름 들려주시며 진정으로 고마워하셨다. 무엇보다 우리 일행이 떠나는 시간에 맞춰 나를 찾아와 부득불 손에 차비를 쥐어주시던... 어린 마음에 그걸 받을 수도, 안 받을 수도 없어 고민하는 내손에 꼭 쥐어주시던 그 마음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아이 강 모군도 이제 장년이 되어 한가정의 가장이 되었으리라. 착하고 성실했으니 훌륭한 가장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추억에서 깨어나니 축산항 전망대로 향하는 불루로드의 초록색 출렁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지나 양 옆으로 대나무가 길게 심어진 나무계단을 오르는 길은 아늑하고 정답다. 전망대에 올라 숨을 고르고 영덕 마을을 내려다본다. 들어가 발을 담그고 싶은 맑고 푸른 바닷물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소리, 그리고 저 곳 어딘가에 있을 추억 속 강구면 대부리의 작은 마을... 한적하면서도 가까이서 해를 볼 수 있는 이 곳으로 해맞이 한 번 뫄야겠다.

신돌석 장군 사당. [홍미식 객원기자]
신돌석 장군 사당. [홍미식 객원기자]

이어 신돌석 장군 전시관에 갔다. 양반 자제가 아니어서 서당에 들지 못하고 마당에서 청강하다 총명함을 인정받아 스승의 배려로 방에 들어 함께 공부한 후 의병조직, 일제에 항거하고 만주 독립운동을 추진하다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친척에게 살해당한 신돌석 장군의 기개는 영덕시민의 자부심이라 한다.

영덕 해맞이공원 전망대에는 신재셍에너지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홍미식 객원기자]
영덕 해맞이공원 전망대에는 신재셍에너지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홍미식 객원기자]

해맞이공원 전망대에 올라 주변을 돌아보고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신재생 에너지전시관’을 관람했다. 햇빛, 물, 바람, 지열, 생물유기체 등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래 에너지원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그동안 이 분야에 너무 무심했던 자신을 깨달았다. 풍력발전기는 기둥 80m, 날개 40.5m 규모로 초속 3m에 날개가 돌고 초속 20m 이상이면 안전상 멈추게 설계 되었다고 한다. 연간 9만6680메가와트를 생산하여 영덕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고 하니 참 이상적인 전력생산 수단인 것 같다.

정크트릭아트 전시작품 [홍미식 객원기자]
정크트릭아트 전시작품 [홍미식 객원기자]

이어 로봇 등 조형물을 만들어 전시한 ‘정크&트릭아트 전시관’을 방문했다. ‘서바이벌 로봇 레이싱’과 ‘내가 바로 슈퍼스타’ 등 모든 전시품이 재활용품을 이용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고 훌륭했다. 교육과 놀이를 접목해 아이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전시관을 끝으로 영덕 여행의 막을 내렸다.

영덕을 다녀오며 생각에 잠긴다. 이번 프로그램 참가를 계기로 젊은 날을 떠올려보니 또래와 조금은 남다르고 특이한 정신세계로 살짝 힘든 적도 있었지만 이렇게 소중한 추억과 이야기가 있는 필자의 아름다웠던 청춘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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