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 기자
박진형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제24대이자 제6대 민선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끝났다.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전 낙생농협 조합장)이 2차 결선투표 결과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을 따돌리며 당선됐다. 이전 선거에서 낙선하며, 재수 끝에 얻은 결과다.

사실 이번 선거에는 수도권에서 4명의 후보자가 출마를 하고 경남, 전라, 충청 등에서 각각 2명 등 총 10명의 후보자가 난립했다. 때문에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을 한 이는 거의 없었다.

1차 투표결과 이성희 후보가 가장 많은 표인 82표(28%)를 획득하고 유남영 후보가 69표(23.5%)로 뒤를 이어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 결과만 본다면, 최원병 전 회장(21·22대)의 지지를 받는 이성희 후보 대 김병원 전 회장(23대)의 지지를 받는 유남영 후보의 대리전이라는 일부의 지적이 맞아 떨어졌다. 2차 결선투표에서 유 후보가 47표 늘리는데 그치면서, 95표를 보탠 이 후보(총 177표)를 역전하지 못했다.

1차 투표결과를 보면 경상도만 제외하고 수도권과 전라도, 충청도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교통정리가 된 모양새다. 서울과 경기의 수도권 표는 이성희 후보에게, 전라도는 유남영 후보에게, 충청도는 이주선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득표율을 높였다. 경상도만 강호동 후보와 최덕규 후보가 각각 56표, 47표로 비슷하게 나눠 가졌다. 경상도 표만 본다면 총 293표 중 103표를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표가 갈리면서 정작 결선투표에 경상도 후보를 올리지 못했다.

2차 투표는 수도권 대 전라도의 대결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경상도와 충청도의 표는 캐스팅 보드를 쥐게 됐고, 결국 수도권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경기도 출신의 신임 회장을 탄생시켰다.

선거가 마무리됐지만, 깨끗한 선거였다고 자평하는 후보를 보기 어럽다. 이번 선거도 금권선거 의혹이 불거졌고, 지난해 연말 살포된 ‘재경전북농업향우회’라는 명의의 괴문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더욱이 전임 회장의 대리전 양강구도가 굳어지면서 선거는 과열됐다.

그간 5번 치러진 민선 농협중앙회장 선거결과는 농협과 250만 농업인에게는 오점이다. 검찰 수사 대상이 되지 않은 회장이 없으니 말이다. 1대 한호선 회장 ‘횡령’, 2대 원철희 회장 ‘비자금조성’ 3대 정대근 회장 ‘뇌물수수’ 등으로 구속됐다. 4대 최원병 회장은 검찰 수사로 측근들 다수가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5대 김병원 회장은 선거 이전에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소송을 지연시키면서 임기를 대부분 채웠다. 항소심 재판에서 벌금 90만원의 판결을 받으면서 4월 총선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 회장 대부분은 ‘되고 보자’식으로 선거에 임한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됐던 이번 선거도 끝이 났다. 하지만, 검증해야 할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어쩌면 농협중앙회장의 본격적인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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