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성 재외동포이사장 특별강연
재외동포 유권자가 한국의 총선과
대선 캐스팅보트 쥘 수 있어
우편·온라인투표 위한 법 개정해야

​한우성 재외동포이사장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중소기업투데이]​
​한우성 재외동포이사장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중소기업투데이]​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국회의원 등 정부 요직을 맡고 있는 사람에게 10번 애원하는 것보다 투표 한번 하는 게 재외동포들의 권익을 증진하고 보호하는 길입니다”

지난 1월 19일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에서 열린 ‘음악과 시가 있는 밤-최백호와 함께’라는 주제의 미니 콘서트장에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불쑥 나타났다.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던 중간쯤에 한 이사장이 마이크를 잡고 100여명의 관객(재외동포)에게 4.15총선 투표를 독려했다. 오는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17일부터 각국 재외공간에서 등록을 받고 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도 오는 2월 15일까지 등록을 받는다.

“전 세계 한인사회에서 싱가포르 한인회를 롤 모델로 꼽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13일 기준 싱가포르 한인회 포함 재외동포 유권자 2만3000여명 가운데 1400명이 투표를 하겠다고 등록을 했습니다. 10%가 채 안 됩니다.”

국내 총선에 대한 재외동포 유권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재외동포가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한다. 현재는 유권자 등록을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지만 그전까지는 각국 공관에 직접 방문해 등록을 해야 했다. 이에 투표를 하려면 등록할 때와 투표할 때, 두 번을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한인사회는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국회의원들에게 재외동포의 법적지위 확보에서부터 한글학교 예산 지원 등 다양한 요구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던가요? 국회의원이 법과 제도, 예산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재외동포들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재외동포들의 권익을 신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재외동포는 750만명. 이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의 유권자는 270만~300만명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대선 투표율은 투표를 하겠다고 등록한 유권자 대비 70% 수준이지만 총선의 경우 30%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한 이사장의 설명이다.

“해방이후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서 60만표 이하로 결정된 선거가 박정희·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등 3차례 있었습니다. 재외동포 유권자 가운데 20~30%만이라도 투표에 참가한다면 60만표~90만표가 됩니다.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 재외동포가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는 말입니다”

2016년 총선 당시 재외동포 유권자수는 247만2746명. 이 중 선거를 하겠다고 등록한 사람은 15만4217명, 그중 실제 투표자는 6만3335명이었다. 유권자 대비 투표율이 2.56%에 불과했다. 이렇게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뭘까.

“LA 재외동포 80만명 가운데 유권자가 20만명에 이릅니다. 그곳 총영사관 관할지역이 116만㎢입니다. 남한의 11.7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현행법상 투표소는 최대 3개까지밖에 설치를 못 합니다. LA 지역 재외동포가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타거나 몇 시간씩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남북을 합쳐 과거 고구려 시대 영토를 합쳐야 투표소 1개가 설치된다는 말이다. 재외동포들의 투표참가가 저조한 이유다. 이에 한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대통령에게 “재외동포들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우편투표나 온라인 투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이에 법을 바꾸려면 투표로 재외동포들의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는 한 이사장의 설명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