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영등포점, '백화점 얼굴'인 1층에 식품관 파격 배치
현대百 신촌점, 유플렉스 1층에 '세포라' 오픈
롯데百 관악점, 지하1층에 키즈테마파크 오픈
불황 속 '변화' 모색···'고객중심'에 포커스 공통점

신세계 영등포점 1층 푸드마켓 전경사진
지난 10일 오픈한 신세계 영등포점 1층 푸드마켓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e-커머스 확대 등 구매 트렌드의 변화로 궁지에 몰린 백화점들의 변신이 놀랍다.

새해들어 주요 백화점들이 새롭다 못해 혁신적인 시도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체 총수들이 신년사에서 입을 모아 불황 속 ‘변화’를 주문하며 강조한 ‘고객 중심’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지하에 있던 식품관이 백화점 1층으로 올라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업계 처음으로 식품관을 1층으로 끌어올렸다. 영등포점은 개점 10년을 맞아 전체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1층과 지하1층 총 2개층으로 구성된 1400평 규모의 식품전문관을 지난 10일 오픈했다.

백화점가에선 그동안 주고객인 주부들을 겨냥해 식품관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여기서 나아가 주로 화장품 및 명품 매장이 독점하다시피한 1층 ‘금싸라기’ 자리를 식품관에 내어줬다는 면에서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1층은 백화점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전체 이미지를 결정짓는 ‘백화점의 얼굴’이다. 신세계 영등포점은 이 자리에 과감하게 푸드마켓(슈퍼)을 배치했다. 1층에 고객이 처음 들어섰을 때 눈이 즐겁고 화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끔 과일과 채소 등으로 구성된 풍성한 진열에 신경을 썼다는게 백화점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백화점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1층에 식품관을 배치한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힘들다. 신세계가 이처럼 과감한 전략을 택한 이유는 ‘생활전문관’이라는 영등포점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신세계 영등포점은 지난해 10월 건물 전체를 ‘생활전문관’으로 꾸미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 바 있다. 신세계는 점포내 매출 시너지와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고려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을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영등포점의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생활장르와 가장 밀접한 장르를 분석한 결과, 신선식품이 가장 높은 매출 연계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기준 영등포점의 생활장르와 신선식품장르의 매출 연계율은 56%로, 생활장르에서 구매한 고객 10명 중 약 6명이 신선식품을 동시에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선식품은 주방용품과의 매출 밀접성이 높게 나타나 1층 푸드마켓 바로 윗층인 2층을 각종 주방용품을 한데 모은 키친웨어 편집숍으로 배치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장 박순민 상무는 “영등포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으로 업계와는 차별화를 이루고 고객들에게는 전에 없던 신선함을 제공하고 있다” 며 “앞으로 진행되는 리뉴얼에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상품을 통해 서남부상권 랜드마크 쇼핑센터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신촌점 유플렉스 1층에 글로벌 뷰티 리테일러 ‘세포라(Sephora)’를 지난 10일 오픈했다. 지난해 11월 신촌점 본관 화장품 매장(250평 규모)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한데 이어 젊은층이 찾는 ‘뷰티 메카’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약 70평 규모로 일반 화장품 매장 보다 7배 가량 크다.

글로벌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운영하는 ‘세포라’는 현재 프랑스·미국·이탈리아·중국 등 세계 34개국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촌점 세포라 매장에선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 출생자)와 Z세대(1997년 이후 출생자)를 겨냥한 국내외 화장품 60여종을 선보인다. 특히, 타르트(tarte), 후다 뷰티(Huda Beauty),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Anastasia Beverly Hills) 등 세포라에서만 선보이는 독점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다.

세포라 특유의 고객 체험 서비스 공간도 선보인다. 고객이 15분간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뷰티 스튜디오’가 들어서며, 화장품 전문가인 ‘뷰티 어드바이저’가 고객의 피부상태를 진단해 맞춤형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하는 ‘스킨 크레더블’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세포라 오픈으로 신촌점은 국내 최고 수준의 뷰티·화장품 브랜드를 갖추게 됐다”며 “그동안 백화점에서 보기 힘들었던 브랜드와 다양한 체험 공간과 서비스를 앞세워 새로운 MD와 경험을 중요시하는 젊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쇼핑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픈한 '세포라' 신촌 현대유플렉스점
지난 10일 오픈한 '세포라' 신촌 현대유플렉스점

롯데백화점은 관악점 지하1층에 체험형 키즈테마파크 ‘퐁퐁플라워’를 지난 8일 오픈했다. 의류매장 9개를 합친 307평 규모로 지하1층 전체의 31%에 해당한다.

실내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키즈테마파크가 입점하면서, 백화점은 단순한 쇼핑공간이 아닌 추억을 선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퐁퐁플라워’는 12개월부터 14세까지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아동용 실내 테마로, 오픈 이후 하루 평균 8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브런치 메뉴와 커피를 판매하는 ‘F&B’ 시설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20일 롯데팩토리아울렛 가산점에도 약 781평 규모의 ‘퐁퐁플라워’를 오픈했다. 이곳은 오픈 20여일만에 2만여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롯데백화점 관악점에 위치한 키즈카페 '퐁퐁플라워'에서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모습.
롯데백화점 관악점에 위치한 키즈카페 '퐁퐁플라워'에서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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