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장 사태, 산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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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행장 지난 3일 취임후 8일째 출근 못해
윤 행장 10일 "은행장으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는지 고민중"
"인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평무사하게 했구나' 느낌이 들게"
노조 "윤 행장은 대화상대가 아니다. 청와대와 정부가 사과하라"
"파벌문제 심각한 건 인정"
노조 강경태도에 직원들간 갑론을박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이 6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중소기업들과 취임후 첫 인사를 나누었다. [황복희 기자]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이 지난 6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중소기업인들과 취임후 첫 인사를 나누었다.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이 노조저지에 막혀 8일째 출근을 못하는 가운데 기업은행 사태가 해법을 못찾고 있다. 이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업무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현 상황과 관련해 윤 행장은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은행장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필요한 부분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상황에서 노조와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취임식 하면서 구상을 밝힐 계획”이라며 “구체적인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임박한 내부인사와 관련해선 “인사가 정말 중요하다. 내부에서 파벌 얘기도 나오고, 이 문제는 시기의 문제라기 보다 (마땅한 직위에) 갈 사람이 가도록 하느냐,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평무사하게 했구나’ 느낌이 들도록 하는게 저에게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늦어질 수 있지만 확신이 안서는 것을 하는 건 맞지않다”며 “그래야 직원들과도 신뢰가 생기고 힘을 모아 할 수 있지 않겠나”며 단호함을 표시했다.

지난 대선 직전 더불어민주당과 금융노조간 낙하산인사 및 관치금융을 하지않기로 한 협약에 대해 윤 행장은 “그동안 정책협약을 맺고 한 그런 게 있다. 이번에 나온 얘기가 아니라 그 전부터 얘기하던 상황”이라며 “(정부가) 그런 걸 모르고 결정했다고 생각 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이 왜 있었나’ 생각해봐야 한다”고 신중한 어조로 말했다.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싶은 사항에 대해선 “취임사에 담을거고 구상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지금까지 윤 행장은 노조측에 대화의사를 계속 전달하고 있으나 노조쪽에서 윤 행장과 대화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2017년 4월 대선직전에 당시 야당으로서 협약을 맺은 당사자인 청와대와 정부가 공식 사과하고 대안을 제시해야지, 윤 행장은 대화상대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윤호중 의원(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협약에 사인을 했고 강기정 현 청와대 정무수석은 ‘낙하산인사와 관치금융은 독극물’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던 당사자”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오랜 과거를 제외하고 이처럼 은행장 인사로 출근저지 투쟁을 벌인 것은 기업은행에선 처음이며 금융권에서도 최근들어선 가장 길게 이어지는 투쟁사례”라고 전했다.

이에 따른 업무공백 우려에 대해선 “은행장 임기가 끝나는 매 3년마다 낙하산 인사를 둘러싸고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을 수는 없지않나”며 이런 진통은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공공기관장 선임에 있어 합리적이고 투명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에 신임 기업은행장을 외부에서 수혈해 내려보내는데 대해 ‘내부파벌’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2010년 이후 3명의 내부출신이 연달아 행장을 거치면서 내부파벌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내부파벌 문제는 노조쪽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파벌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않는 건 아니나 자정적으로 개선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출신의 한 인사는 “줄서기를 잘 한 10%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90%의 직원은 내부파벌로 인한 불만이 팽배한 상태”라며 “‘일 잘해봐야 소용없다, 줄 잘서는게 최고’라는 생각들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른 내부갈등으로 인사철만 되면 감사원, 청와대 등지에 투서가 날아들고, 정치권과 정부 등에서 우후죽순 개입하는 등 한마디로 “가관이 아니었다”는게 해당 인사의 전언이다.

이에 “신임 행장이 무엇보다 인사를 잘해서 일 잘하는 직원이 등용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게 급선무”라고 그는 강조했다. 또 “임금피크제에 걸린 지점장이 1000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의 강경태도에 대해선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선 기업은행 직원들간에 이를 두고 연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윤 행장이 노조와의 갈등을 푸는 해법으로 노조추천이사제(노동사외이사) 등 ‘인사카드’를 쓸 가능성도 제기한다.

기업은행은 오는 20일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을 비롯한 부행장 4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을 포함해 16명의 부행장들 가운데 수석 부행장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석 부행장은 은행장이 금융위에 2,3배수를 올리면 청와대가 낙점하는 방식으로 임명된다. 이 자리에 서로 오르고자 부행장들이 이미 ‘뛰고있다’는 후문이다.

신임 윤 행장은 업무스타일에 있어 ‘깐깐하고 소신이 강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이에 서두르지않고 내부상황 및 업무를 꼼꼼히 파악한뒤 신중한 인사를 할 것으로 금융권 안팎에선 추측하고 있다.

장주성(IBK연금보험),서형근(IBK시스템),김영규(IBK투자증권),시석중(IBK자산운용) 대표 등 계열사 사장의 임기도 지난달 이미 끝났거나 내달 만료된다. 이 중 기업은행 노조에선 S씨를 이번에 은행장으로 밀었다는 후문이다.

윤 행장은 취임일인 지난 3일과 7일 두차례에 걸쳐 서울 을지로 본점에 출근을 하려했으나 입구에서 노조가 가로막아 발길을 돌려야했다. 이후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에서 현안을 보고받고 있다.

또 취임 이후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지난 6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 신년인사회에는 참석해 헤드 테이블 한쪽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간간이 인사를 주고받으며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그 날 오전 분당 메모리얼파크에 있는 고 강권석 행장의 묘소를 참배하기는 했으나 이것은 다른 행장들도 취임하면 으레 하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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