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관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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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희 부국장
황복희 부국장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3일 오는 4월 있을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현 정부 내각에 기용된 다른 두 여성 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같은 자리에서 함께 불출마 선언을 했다.

여당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 세 사람이 모두 총선출마를 접겠다고 공식 선언하는, 정당사에 보기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경기 고양정과 고양병을 각각 지역구로 둔 김현미 장관과 유 부총리는 눈물까지 비쳤다.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내려놓는 것은 쉽지않은 결단임에 분명하다. 지난해 4월 입각시 문 대통령에게 총선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선 장관은 착잡한 듯 해보였어도 세 사람 중 비교적 담담한 표정이었다.

실세 장관이 온 뒤로 위상이 한껏 높아진 중소벤처기업부로선 박 장관의 결단이 다행스럽고도 고마울 것이다. 박 장관이 취임 이후 벌여놓은 일들을 차질없이 수행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밀어부치다시피한 각종 친노동 정책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인들 입장에서도 기대에 걸맞게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온 만큼 박 장관의 이날 불출마 선언이 반갑지않을 수 없다.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박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자리를 오래 준비해온 것처럼 머리 속 구상이나 아이디어를 정책에 녹여 한가지 한가지 현실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왔다. 물론 과거 방송 기자시절, 중소기업중앙회 출입기자를 한데다, 본인의 지역구가 구로디지털산업단지가 위치한 ‘구로구을’인 만큼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른 것도 있다. 현역 의원시절 중소기업 관련 법안을 총 49건이나 대표발의한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자 출신답게 핵심을 간결한 언어에 담아 표현하는 능력 또한 남다름을 보여줬다. 그가 지난해 가는 곳 마다 표방한 ‘작은 것을 연결하는 강한 힘’이란 모토는 그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중기부의 정체성을 절묘하게 담아낸 표현이었다. 해가 바뀌어 지난 3일 신년사에선 ‘관점의 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새로운 어젠다를 갖고 나왔다. 스마트상점·스마트공장·스마트서비스 등 4차산업혁명 시대의 혁명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존의 ‘관성적 사고’를 벗어던져야한다는 메시지를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기업가, 소상공인 등에게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일종의 브랜드화가 돼버린 ‘자상한 기업’ 시리즈 또한 지난해 그가 성공시킨 히트정책이다.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의 줄임말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실현에 일조하는듯한 ‘이름값’이 한몫해 지난해 12월 벌써 10호 협약이 탄생했다. 네이버·포스코·신한금융·국민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삼성전자·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 및 금융사들이 참여했다.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표방하는 현 정부의 정책방향과 맞는데다 기업이미지 제고효과가 커 협약을 맺고자하는 기업들이 줄을 서 중기부가 오히려 취사선택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취임한지 이제 9개월, 박 장관의 그간 행보는 전국 각지를 누비는 ‘전국구’다 못해 글로벌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6월 북유럽과 9월 아세안 등 문 대통령 해외순방에 두 차례나 동행한 것을 비롯해 도쿄, 파리 등 매번 타이트하게 짜인 해외일정을 소화해왔다. 기자가 보기에 그 모든 일정을 받아내는 남다른 체력이 놀라울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관련 행사에 참석해선 컨디션이 난조를 보여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모습을 보였고 당일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잡아놓은 저녁식사 자리를 부득불 고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틈틈이 지역 전통시장들도 신발이 닳도록 누빈다.

전년 대비 무려 30% 늘어난 13조4000억 규모의 새해 예산을 따낸 장본인도 박 장관이다. 정부부처 가운데 최고 증가율로 어느 조직이든 ‘가용자금’을 얼마나 끌어오는지가 실질적인 ‘파워’를 보여주기에 박 장관의 ‘힘’과 ‘능력’을 입증한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정부부처 사이엔 “중기부 처럼만 하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모사꾼들은 이런 박 장관을 두고 “서울시장직을 내다보고 열심히 터를 닦고있다”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설령 정치적인 야망이 깔렸다손 치더라도, 현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기조와 궤를 같이해 그가 ‘물 만난 고기’처럼 제 역할을 해내고 있음은 인정해줘야할 것이다. 다만,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혼자 잘 나갈 수는 없는 만큼, 이 대목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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