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겸 사업가 데이빗 리 조언
베트남, 자존심 센 민족국가 고려
화장품 생활용품 등 한국산 불티
베트남 쌀, 맛과 생산성 뛰어나

베트남 현지 선교사 겸 사업가 데이빗 리
베트남 현지 선교사 겸 사업가 데이빗 리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최근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오르는 신남방국가를 돌면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가가 있다.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가 선교목적이라고 한다. 현재 국내 선교사만도 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때로 목숨을 내 걸고 오지를 누비기도 한다. 비즈니스가 선교로 이어진다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주인공은 데이빗 리(65·한국명 이수영)다. 그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농업’, 특히 베트남 쌀에 꽂혔다고 한다.

그는 “베트남은 세계적인 쌀 수출국으로 맛도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며 “3모작으로 인해 생산성과 효율성도 뛰어난데다 가격도 한국에 비해 7~8배 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호치민 등 부유층에서는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과일과 채소를 비롯해 양계 등 먹거리 사업에 방점을 둘 계획이라고 했다.

그가 목회자가 된 것은 불과 10년 전에 불과하다. 그 전에는 순수 사업가였다. 미국 LA와 뉴욕에 회사를 차려서 인도에서 옷을 사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판매하는 사업도 했고, 중국이나 태국에서 텍스타일을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일도 했다.

베트남과의 인연은 이미 27년 전 사업을 하다가, 목사가 된 후 4년 전 베트남에 들어갔다. 목사가 되었지만, 사업가의 기질은 숨길수가 없어서 척 보니 사업할 게 너무 많더란다.

“베트남에서는 한국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려요. 대기업도 많이 들어가 있지만, 중소기업들도 현지화해서 공장도 세우고 많이 들어가 있죠. 웬만한 지방 도시에 가도 한국형 상점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 베트남에서 잘 나가는 아이템을 물었다. “줄기세포 관련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성형 시술이나 미용 관련 관심도 높습니다. 베트남도 전쟁을 겪은 나라여서 지하경제가 발달해 은행에 맡기지 않고 개인이 돈을 보관하는 부자들이 많아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베트남 시장을 보고 들어오는 한국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베트남을 너무 만만하게 보고 준비 없이 들어와 호되게 당하는 시간을 겪는다는 것. 그중 30% 정도는 망하기도 한다.

"베트남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베트남을 쉽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 민족성, 언어에 대해 사전 준비를 해 와야 합니다."

이 목사는 한국인들이 베트남 사람들을 무시하기도 해 현지 직원을 포함한 현지인들과 융화를 못하는 면이 많다는 것.

“베트남 사람들은 자존심이 굉장히 셉니다. 중국어는 4성이지만, 베트남어는 6성이에요. 전쟁에서 중국과 미국을 이긴 민족인데, 한국인들은 경제력이 앞선다고 그들에게 갑질을 해대고 ‘빨리빨리’만 외치죠. 거래를 할 때 서로 동등한 입장이 돼야 하는데 거만하게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태도이니 현지에서 갈등이 커질 수밖에요.”

통역을 쓰는 만큼 이해관계의 정확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인간관계도 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역사도 잘 알아야 한다.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이 마을을 통째 없앤 곳들도 있다. 그래서 한국인이라면 치를 떠는 마을이 있는가 하면, 피해지역이지만 한국군부대가 도로와 학교 건설 등 봉사를 철두철미하게 해서 우호적인 곳들도 있단다.

다낭 호이안 키논 다트랑 캄란 등 베트남 중부지역은 한국군의 대민 봉사 지역에 속한다.

“중소기업 제품도 대기업 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지방은 쿱(coop) 마트 등 틈새를 찾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구 40만명의 '달랏' 같은 중소형 시장으로 고개를 돌리기를 권합니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아이템을 잘 선별하고 베트남에서 시장 개척을 실제적으로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 목사의 얘기다.

하지만 패션 제품의 경우, 이랜드 공장 등 한국 기업 공장에서 수만명의 현지 직원을 데리고 옷부터 모자 신발 등 다양한 중저가 제품을 만드니 패션 아이템은 피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선글라스 제품의 경우는 경쟁력이 있다. 섬유공학을 전공하고 중소기업에 10년 근무한 후 섬유와 무역 관계 사업을 해온 그는, 아내와 부부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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