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건 사고로 사망자만 9명…대책마련 시급
설치 부적합 35만대, 노후보일러 420만대

2월 7일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가스보일러 CO중독사고 현장. 윗집에서 낙하한 고드름으로 인해 배기통이 이탈해 잠자고 있던 초등학생 형제가 사망했다.
2월 7일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가스보일러 CO중독사고 현장. 윗집에서 낙하한 고드름으로 인해 배기통이 이탈해 잠자고 있던 초등학생 형제가 사망했다.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올 겨울 가스보일러에 의한 CO(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까지 관련사고로 사망 9명을 비롯해 부상 3명 모두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그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2일 서울 관악구에서 발생한 사고로 이역만리(異域萬里) 타국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가게 된 한 19세 러시아 여학생 필리나바바라양 사고(본지 6호 8면 단독 보도)를 시작으로 올해 2월말까지 이번 겨울 국내에서 발생한 CO중독 사고는 모두 7건이었다.

이중 캠핑장에서 가스난로를 사용하던 중 발생한 사고 1건을 제외하면 6건이 가스보일러에 의한 사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사고로 발생한 사망자만 9명이었고, 부상자 3명을 포함해 11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최근 5년간 발생한 가스보일러 CO중독사고는 모두 23건이 발생했고, 14명이 사망했다. 2013년 3건, 2014년 2건, 2015년 4건, 2016년 5건, 2017년 5건이 발생했으며 올해에만 4건의 사고가 발생하는 등 최근 관련사고의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겨울 발생한 가스보일러 6건의 특징은 모두 배기통 이탈 또는 배기통의 설치 잘못 등 가스보일러 자체 결함보다는 배기통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1월 31일 서울 노원구에서 발생한 사고와 2월 7일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2건의 사고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윗 집 배기통에 맺혔던 고드름이 낙하며 아랫 집으로 떨어져 그 충격으로 배기통이 이탈하며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사고로 노원구에서는 결혼을 몇일 앞둔 남성 1명이 사망했고, 충남 서산에서는 9세와 7세 남자 형제가 사망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또 지난해 12월 2일 서울 관악구에서 러시아 유학생이 1명 사망한 사고와 올해 1월 6일 경기도 의정부 한 모텔에서 스케이트선수 2명이 폐가스에 중독된 사고, 2월 9일 전주 우아동에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고는 배기통 설치불량이 원인이었다.

이외 12월 5일 대구 동구에서 발생한 CO중독사고 원인은 미상의 원인으로 배기통이 보일러에서 이탈돼 발생했고, 일가족 4명중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고 특징은 사고발생시 피해자들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련사고에 대한 철저한 예방대책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국내 도시가스시설에 설치된 가스보일러만 1,444만 2,422여대(2016년말 기준)로 이중 34만 9,857대가 거실이나 방, 화장실이나 목욕탕 등 설치가 부적합한 장소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권장사용기간 10년을 넘은 보일러만 419만 615대로 파악되는 등 가스보일러로 인한 CO중독 사고는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은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발생한 가스보일러 CO중독 사고원인 분석결과
최근 5년간 발생한 가스보일러 CO중독 사고원인 분석결과
2016년말 기준 도시가스보일러 연도별 설치현황
2016년말 기준 도시가스보일러 연도별 설치현황
도시가스보일러 연도별 설치현황
도시가스보일러 연도별 설치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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