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30대 그룹, 해외계열사 채무보증 59억원…내수 계열사比 16배↑
해외사업 난관시 “그룹·금융사 동반 부실 우려, 관리·감독 강화해야”

[중소기업투데이 정수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 태만이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 30대그룹의 계열사 채무보증액이 62조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위가 공시한 30대 그룹의 국내외 계열사와 종속기업에 대한 지난해 채무보증액은 62조59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0대 그룹의 자기자본 합계 155조3630억원의 6.3%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이들 기업 대부분은 해외계열사에 대한 보증을 선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서울 종로구와 중구 전경.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서울 종로구와 중구 전경.

실제 이들 기업이 해외계열사에 대한 보증액은 58억9304억원(94.1%)으로 국내 계열사 보증액(3조6619억원)보다 16배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 간 채무보증은 일부 예외는 있으나, 동반부실 우려가 있어 법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경우 공정위가 관리·감독을 소혹했다는 게 법조계 지적이다.

노무법인 벽성의 조용식 대표 노무사는 “공정위가 그룹과 금융기관의 동반부실을 막기 위해 국내 계열사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한했다”면서도 “외국법 적용을 받는 해외계열사는 예외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공정위는 대기업의 해외계열사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문제가 불거지자 이 역시 공시하도록 했다”면서 “해외사업이 어려워질 경우 같이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지나친 채무보증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30대 기업 가운데 효성은 지난해 자기자본 5조1900억원 중 채무보증액이 52%(2조6985억원)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으며, 이중 해외계열사에 대한 보증은 2조4301억원을 차지했다. CJ그룹이 자기자본 대비 해외계열사 채무보증 비중이 28%로 그 뒤를 이었고 OCI(21%), 두산(18.5)%, 한진(15.1%), 롯데(11.3%), LG(11.1%) 순으로 파악됐다.

금액으로는 삼성의 해외계열사 채무보증액이 14조4962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전체 채무보증액의 24.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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