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 기자
박진형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그동안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 활동을 하겠다고 했던 것을 자진 철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잘 하신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일 있었던 ‘2019년 소상공인연합회 송년의 밤’에 참석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말이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연합회의 정치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며, 정관개정안에 대해 몇 달째 가타부타 답변을 미뤄왔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최승재, 이하 연합회)는 임시총회를 열고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했던 정관 5조 ‘정치금지’ 삭제요청을 철회하는 안을 의결했다. 그간 연합회가 야심차게 추진한 ‘정치참여’를 자발적(?)으로 철회한 것이다.

당초 연합회는 중기부가 정관개정안을 불허하면, 행정소송 청구에 나아가 헌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지만, 이번 개정안 삭제요청 철회로 연합회 차원의 ‘정치세력화’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사실 연합회의 정치참여에 대해 회원사 간에도 의견은 분분했다.

특히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강계명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등기)가 자진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소상공인정당창당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이로써 연합회와 소상공인정당창당준비위원회와의 연결 고리가 끊긴 셈이다.

중기부가 매주 발표하는 장·차관 일정에는 박영선 장관의 ‘소상공인 송년의 밤’ 참석이 예정돼 있었으나, 박 장관의 참석을 빌미로 연합회에 소속 임원의 정치활동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연합회의 정치참여 정관개정안에 대한 회원사들의 ‘찬성’ 사인에 대한 흠결 등의 문제도 함께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연유로 이날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거치면서 강계명 이사가 물러나는 것으로 정리가 되면서, 박 장관의 행사 참석이 확정(?)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간 강계명 소상공인정당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정당 추진을 시작하면서 중기부 관계자가 찾아와 여러 이야기를 하고 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강 위원장은 연합회 이사직 사퇴에 대해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연합회 이사라는 직책으로 소상공인정당 활동을 하는 것이 마음 한편으로 찜찜함이 있었다”면서 “이유가 어찌됐던 연합회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소상공인정당 활동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 진것도 사실”이라고 앞으로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합회 이사직을 그만두는 것이지, 소상공인정당 창당을 위한 일을 그만 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하고 “4월 총선까지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도당 추진도 이전보다 탄력을 받고 있어 이달 안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회의 정관개정안 추진이 5개월 여만에 철회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표면적으로 소상공인의 정치세력화가 봉쇄시킨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어쩌면 소상공인정당창당준비위원회로 소상공인들의 정치세력화의 힘을 실어준 것은 아닌지...

‘여우 피하려다가 호랑이 만난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