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中사회과학원...7년 연속 CSR평가 1위 달성
“고기 잡는 그물을 만들어주는 것이 CSR핵심”
난위촌 빈곤 구제사업, 사회공헌 선순환구조 이뤄
“중국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삼성의 전략시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중국사회과학원이 2019년 중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CSR평가에서 삼성전자는 외자기업 가운데 7년 연속 1위, 중국 내 전체 기업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중국삼성의 진정성과 건강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삼성은 한중수교가 이뤄진 1992년 중국에 첫발을 내 디디면서 “중국 인민에게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자”는 슬로건 아래 27년간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해왔다. 지난 달 20일 북경시 조양구 건국로 소재 중국삼성에서 황득규 사장을 만났다.

중국삼성은 빈곤 지역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에 CSR 활동의 목표를 두고 “중국진출 초기부터 고기를 잡아 줄게 아니라,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만들어 주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중국삼성은 농촌의 폐가를 펜션으로 리모델링하거나 지역 특산물 판매를 연계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철저한 시장조사 끝에 중국삼성은 2015년 낙후된 마을 중의 하나인 허베이성 난위촌의 폐가를 리모델링해 고급 펜션을 짓고 대대적인 마을정비 사업에 돌입했다.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당초의 예상을 깨고 난위촌 촌장을 중심으로 마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발적인 협동정신은 속도가 붙었고 중국의 지방정부도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여기서 힘을 받은 중국삼성은 전국 빈곤 마을의 촌장 10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이론과 실습 교육을 병행해 나갔다. 삼성웰스토리, 호텔신라 등 관계사도 힘을 보태 식재료 가공과 관광 숙박에 대한 전반적인 서비스 교육을 지원했다.

또한 한국 농촌 관계자들과 교류하고 우수 마을을 참관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수행하게 했다. 경북 상주 등 농산품의 부가가치를 높여 시장을 창출한 한국 농촌을 방문해 벤치마킹하는 한편 촌장들에게 경영 마인드와 리더십 스킬교육도 빼놓지 않았다.

중국삼성의 이런 빈틈없는 교육은 현장에서 곧바로 확인됐다. 촌장들은 한국 농촌 마을의 발전 사례를 보면서 외부 지원에 의지하기 보다는 마을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런 노력 끝에 난위촌의 고급펜션사업은 인근의 관광지와 연계되면서 도시인들이 농촌 체험과 관광을 겸하는 사업모델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득규 사장은 “난위촌은 펜션 사업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촌민들에게 배당을 한 후 남은 일부 이익을 주변의 더 빈곤한 마을을 지원하는데 활용하고 있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빈민 탈출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자발적으로 주변 빈곤 지역까지 확대한 것에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난위촌은 중국내 대표적인 사회공헌 성공사례로 인정돼 당시 국무원 부총리였던 왕양 현 정협 주석이 방문한데 이어 하북성 여러 현의 지도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해외 여러 나라의 농업장관들도 마찬가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0월14일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아 전시된 메모리 제품을 들여다보고 있다(리커창 총리 바로 뒤쪽이 황득규 사장). [중국정보망]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0월14일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아 전시된 메모리 제품을 들여다보고 있다(리커창 총리 바로 뒤쪽이 황득규 사장). [중국정보망]

중국삼성의 이 같은 사업은 중국정부의 ‘빈곤탈출’전략과 맞닿아 있다. 중국은 현재 대략 3000여만명이 극빈층에 해당된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부터 2020년 말까지 빈곤퇴치를 국가정책의 핵심으로 삼았다. 중국삼성의 사회공헌은 정부의 정책과 연계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되는 이유다.

중국삼성은 이 외에도 삼성의 사회공헌 비전인 ‘함께 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에 맞춰 과학 기술 교육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청소년 교육 관련 CSR 활동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의 관영매체를 비롯해 각 언론들도 삼성전자의 CSR경영에 대한 호평이 적지 않게 보도되기도 했다.

중국은 휴대폰, TV,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수요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삼성의 입장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시장이다. 삼성은 중국 진출 초기 단순 조립형 제조업에서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으로 발 빠른 변신을 도모해 중국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황 사장은 “삼성은 중국에서 2012년에 반도체 1기 공장 기공식을 갖고 현재 가동 중에 있으며 이어 70억 달러를 투자해 2기공장이 건설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중국 시안에 반도체 2기 라인을 구축한 것에 대해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이자 글로벌 모바일, IT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집중되어 있는 중국시장에서 제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중국 시장의 요구에 보다 원활히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입사 후 35년 동안 반도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황득규 사장. ‘반도체 세계 1등’이 그의 꿈이었다고 한다. 마침내 2017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 세계 1등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는 중국삼성 사장으로 부임한 뒤 친화력을 바탕으로 중국 정부 관계자는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상대로 투명 경영과 CSR 경영 등 삼성의 경영이념과 중국의 사회공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삼성에 대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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