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홈앤쇼핑 사태, 신임 사장 뽑고 끝낼 일 아니다
[칼럼] 홈앤쇼핑 사태, 신임 사장 뽑고 끝낼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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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人事가 萬事’라고 했다. 현재 홈앤쇼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다. 지난 2011년 설립되고, 2012년 개국한 홈앤쇼핑은 대표이사 및 본부장급 채용과 관련한 인사문제가 난맥처럼 얽힌 가운데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 채용비리와 관련해 이 회사에 경찰수사가 들어간 것이 지난해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채용비리와 관련해 전임 대표이사인 강남훈 대표가 지난해 3월 사임했고 여지껏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 재판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강 대표의 사임으로 공모절차를 거쳐 선임된 최종삼 대표 또한 최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19일 사표를 던졌다.

내부자 제보로 비롯된 사회공헌기금 유용 수사가 채용비리 및 중기중앙회 선거자금 수사로까지 번져나간 상태다. 최 대표를 비롯한 본부장급들은 본인들의 채용과 관련해 정치 브로커에 돈을 건넨 정황이 포착돼 경찰에 줄줄이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이 정도면 쑥대밭이 될 법도 하나, 개국 이래 3명의 대표이사가 모두 중간에 낙마한 것을 목격한지라 오히려 밖에서들 열심히 입방아를 찧고있지 홈앤쇼핑 내부적으론 생각보다 차분한 양상이다.

공식적으론 지난 20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최상명 사외이사 겸 우석대 교수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하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상태다.

홈앤쇼핑은 현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과거 회장 시절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표방하며 정부로부터 설립 허가권을 따낸 중소기업 전문 TV홈쇼핑 채널이다. 물론 외형상으론 국내 5대 홈쇼핑 채널에 들어갈 정도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2년 개국 첫해 7068억원이던 매출액이 2017년 2조1517억원으로 폭풍성장했다. 개국후 평균 10년이 걸린다는 2조 클럽을 5년만에 달성한 것이다. 2017년엔 마곡에 신사옥을 지어 이사도 갔다.

하지만 이같은 화려한 외형의 이면엔 경영진들이 각종 비위의혹에 얽혀 연례행사처럼 경찰에 불려나가는 부끄러운 민낯이 자리잡고 있다.

당초 설립취지에 맞게,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주마가편(走馬加鞭)해야할 조직이 개국이래 인사문제를 둘러싸고 말썽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없는 회사’라는 점이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중기중앙회가 32.93%의 지분을 소유한 최대주주이고 나머지는 농협경제지주가 20%,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 15%, 기업은행 10%, 기타 소액주주가 19.27%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중기중앙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4년마다 치러지는 중기중앙회장 선거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올해 2월 김기문 회장 취임이후에도 이사진 구성을 둘러싸고 한차례 내홍(內訌)을 겪었다.

대표이사와 중기중앙회장이 바뀔때마다 어떻게든 자리를 ‘버티려는 者’와 자기 사람을 앉히고자 ‘밀어내려는 者’ 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진다. 여기에 중기중앙회가 정부예산이 들어가는 조직이다보니 정권 및 정치권의 입김까지 보태져, 정해진 임기나 절차 따위는 무시되고 여기저기서 ‘자기 사람’을 밀어넣어려는 시도가 난맥상처럼 펼쳐진다. 그 과정에 정치 브로커까지 끼어들어 이번에 최종삼 대표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최 대표와 본부장급이 본인들을 채용하는 댓가로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K씨에게 돈을 건넨 정황이 수사과정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K씨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로 구속된 적이 있는 ‘위험 인물’로 현재 잠적한 상태로 알려진다.

그렇다면 이 회사에 무슨 대단한 ‘먹잇감’이 있길래 여기저기서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것일까? 대답부터 하자면 눈독을 들일만한 게 ‘있다’. 우선 대표이사 연봉이 7억원, 본부장급은 2억원 수준으로 잘나가는 홈쇼핑업체 답게 급여수준이 만만찮다. 이에 임원급은 물론이고 신입직원 채용에 까지 여기저기서 ‘민원’이 남발한다. 전임 강남훈 대표가 신입직원 채용비리와 관련해 물러난 케이스다.

그 보다 더한 ‘이권(利權)’은 홈쇼핑채널인 만큼 ‘방송상품 선정 권한’이다. 프라임시간대에 집중 편성하면 웬만한 상품은 히트시키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상품선정위원회가 있다고 하나 이리저리 내·외풍에 시달리는 이 조직의 특성상 여기저기서 ‘끼어드는’ 것을 차단할 수가 없다.

이런식으로 가다간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당초 설립취지와 무관하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 주가가 한창때 대비 3분의2 토막으로 떨어진게 이를 입증한다.

신임 대표 뽑고 끝낼 일이 아니다. 더 늦기전에 ‘외풍’으로부터 안전한, 투명하고 공정한 내부시스템을 정립하는데 힘을 모아야한다. 중기중앙회는 물론이고 중소벤처기업부 또한 현 홈앤쇼핑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일이 터질때마다 으레 그러하듯 두 기관 모두 현 사태와 무관한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그렇다고해서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다.

중소기업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야할 홈앤쇼핑이 더 이상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끔 ‘공공성’에 기반한 방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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