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배달하며 키운 빵집 사장 꿈"
‘2019 장보고 한상어워드’ 수상식서 소감 밝혀

전용희 브래든베이커리앤커피 대표(사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지난달 24일 '2019 장보고 한상어워드'를 수상한뒤 다른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용희 브래든베이커리앤커피 대표(사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지난달 24일 '2019 장보고 한상어워드'를 수상한뒤 다른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어머니! 이 빵(단팥빵) 좀 드세요”

“아니다. 나는 배 부르니 너희들이나 먹어라”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한 15살짜리 소년은 엄동설한이 몰아치던 12월의 어느 날, 첫 월급 3만원을 타서 동생들을 위한 빵과 어머니의 내의를 사서 집으로 갔다. 서너 차례 버스를 갈아 타다보니 밤 12시경에야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은 어머니가 손수 끊여놓은 아우국을 게눈 감추듯이 헤치우고 어린 동생들과 어머니에게 빵을 드렸다. 어머니는 “배가 부르다”며 손사래를 쳤다. 아들은 억지로 빵 한 개를 꺼내 어머니의 입속에 넣어 드렸다. 이때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손등이 갈라져 피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한 겨울에 장갑 하나 마련하지 못한 채 자전거와 오토바이 배달을 했기 때문에 손등에 동상이 걸렸던 것이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는 동생들도 따라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 울지 마세요, 제가 빨리 돈을 벌어 동생들에게 매일 빵을 갖다 줄 수 있는 빵집 사장이 될게요.”

지난달 24일 ‘2019 장한상(장보고한상어워드)’ 시상식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 전용해(51세) 브래든베이커리앤 커피 대표의 이야기다. 이날 장한상어워드 수상자는 일본 빠찡코 대부 한창우 회장을 비롯해 신경호 수림외어전문학교 이사장 등 6명이 수상했다. 전 대표가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37년 전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킨 전 대표는 이날 수상 소감을 통해 “어머니는 어린 아들을 고생시킨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너희들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 부모 잘못 만나 너희들이 이렇게 고생을 시키게 됐다’며 한없이 울던 그날 밤의 어머니의 모습이 또렷하게 기억난다”고 밝혔다. 중졸 출신이라는 딱지도 뗐다. 중국 한동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그는 웨이하이(威海) 한국인회장과 민주평통 상임위원을 맡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을 넘나들며 소자본창업희망 자영업자를 위한 노하우 전수 등을 비롯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 대표는 현재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를 비롯해 중국 11개 도시에서 베이커리와 이탈리안 식당 프랜차이즈 3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전 대표는 부친이 돌아가시면서 가사 일을 거들어야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중퇴를 하고 첫 직장으로 ‘만리장성’이라는 자장면 집에 배달원으로 취직했다. 초등학교가 학력의 전부인 전 대표는 29세의 나이에 배낭하나 둘러메고 중국으로 떠났다. 손에 쥔 돈은 120만원이 전부였다. 그 돈으로 인천과 웨이하이 등지를 오가며 보따리상으로 돈을 벌어 웨이하이에 정착했다.

전 대표는 이날 “1992년 한중 수교 이전에는 한국과 중국은 적대국이었으나 한중수교 이후 한중 양국의 무역이 가장 왕성해진 곳이 바로 웨이하이”라며 “1200년 전 장보고대사가 해상무역을 한 처음으로 한 웨이하이에서 늘 장보고 대사를 떠올리면서 사업을 일구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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