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칼럼] 충성심에 관하여
[장태평 칼럼] 충성심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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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이사장
(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충성심이란 국민들이 자신들의 국가나 군주에 대하여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정성스러운 마음을 말한다고 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우리가 소속된 국가로부터 다양한 도움을 받고 살아간다. 국가는 인간의 삶의 터전이고, 생명과 재산의 보호 틀이다.

국가가 없이 유랑하는 민족은 타민족으로부터 온갖 박해와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우리는 과거 나라를 잃어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경험이 있다. 당시의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재산을 헌납하고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많았다. 그것이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다. 충성심은 국가 공동체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지만, 그 사회의 도덕률이기도 하다.

6.25전쟁 발발 69주년을 기념하여, 자유민주연구원과 국회 자유포럼이 여론조사기관 ‘공정’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전쟁이 나면 ‘북한군에 맞서 싸우겠다’는 사람들이 52.6%, ‘국내의 안전한 곳이나 해외로 피신하겠다’는 사람들이 36,6%, ‘북한군을 환영하고 지원하겠다’는 사람들도 1.7%가 나왔다.

특히 20대에서는 ‘피신하겠다’는 대답이 47.9%가 나왔다. 우리 국민들이 국가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다는 의미이다.

충성심이 약한 것은 소집단이나 개인들의 이익이 국가이익에 앞서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 공동체의 연대감이 약하고, 공동체 교육이 약한 결과이다.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을 우선 추구하는 이기적 동물이다.

따라서 국가가 자랑스러운 대상이 되어야 하고, 국가가 국민들이 국가를 지지하고 사랑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이 뿔뿔이 자기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국가가 유지될 수 없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유교를 통하여 강한 충성심을 최고의 미덕으로 교육해 왔다. 성경에도 ‘충성된 자’에게 복이 많을 것이라며, 하나님과 공동체에 충성을 하도록 권면하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충성의 딜레마가 수시로 발생한다. 자신이 직접 탈세를 한다든가 불법을 저지를 수도 있지만, 친한 친구나 친척들이 그러한 불법을 저지를 때 그것을 소극적으로 묵인할 수도 있다. 소극적 묵인도 충성심이 약한 까닭이다. 국민이 늘 국가에 충성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본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지도자들의 충성심이 강대국 선진국을 만든 중심 기둥이라 할 수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상사의 잘못을 공식 회의석상에서 그것도 그 상사 앞에서 공개해서 눈길을 끌었다. 그 때 그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하였다. 친분 등 인간관계 때문에 누구의 잘못을 숨겨주고, 영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는 검찰총장이 되어서도 그의 상사인 법무장관의 비리를 수사하여 낙마시켰다.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한다는 청와대와 여권의 강한 불만과 도전을 물리쳤다. 그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국가에 충성한 사람이다. 옳고 그름이 분명한 사람이다.

유교의 전통을 가진 동양의 충성심은 군왕에 대한 충성심이다. 군왕이 절대적이고, 비록 흠이 있더라도 거부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한 흐름이 조직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자기가 속한 집단에 거부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다 보면 집단이기주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 전통을 가진 서양의 충성심은 기본적으로 절대자인 신에 대한 충성심이다. 모든 인간은 신 앞에서 동등하다. 따라서 군왕이나 상급자가 신의 뜻에 어긋난 잘못을 행할 때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 판단 기준이 공의이다. 자기가 속한 집단이 공의에 어긋날 때 이를 거부한다. 구성원들의 자율이 보장되면서도 단단한 국가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는 정신적 바탕이다.

건전한 공동체, 발전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강제적인 규칙만으로 되지 않는다. 도덕심과 윤리성만으로도 되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공동체에 대한 충성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의 경우에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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