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윤경 의원실, 최근 5년간 손실 확정 상품 604억원
3개 중 1개는 60대 이상 장년층에 집중
은행, 비이자수익으로 경쟁적 판매, 원금 손실 가능성 커

최근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 판매한 파생결합상품으로 피해를 입은 'DLF·DLS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감독원에 집단으로 민원 신청을 제기한다.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올해 은행권에서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DLS) 등 투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파생상품 판매가 100만건을 넘겼으며, 그 규모도 총 5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5년간 손실이 확정된 상품의 규모도 600억원이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총체적인 검사와 불완전 판매의 철저한 규제 등 금융당국의 주의가 촉구된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분석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7일까지 주가연계특정금전신탁(ELT)ㆍ파생결합증권신탁(DLT)ㆍ주가연계펀드(ELF)ㆍ파생결합증권펀드(DLF)의 판매잔액은 49조8천367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5년 말 30조87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65% 늘어난 규모다.

판매 건수도 66만8천618건에서 100만1천849건으로 약 5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파생결합상품은 상품구조가 복잡해 구매 이전에 면밀한 분석과 위험 요인 파악이 전제 조건이다. 하지만 정보 분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60대 이상 장년층에 집중적으로 판매된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올해 판매된 상품 잔액 중 약 40%는 60대 이상 고객에 판매됐으며. 판매 건수는 33만8천560건으로 전체의 33%에 달했다. 판매 상품 3건 중 1건이 60대 이상 고객에 팔린 셈이다.

더욱이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자문을 받을 수 있는 프라이빗뱅커를 통한 판매 건수는 22만9천68건에 불과한 반면 일반창구를 통한 판매 건수는 73만8천614건으로 3배 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급격한 판매 실적 증가는 은행들이 비이자수익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 이들 상품을 판매할 경우 통상 판매 금액의 1% 안팎으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양질의 수입원이 된다는 것이다. 예대마진 수익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에게 좋은 일이고, 낮은 예금이자에 만족 못하는 소비자들의 투자 욕구가 맞물리면서 파생상품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예적금과는 달리 이들 상품의 구조가 기초 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나 손실률이 정해지는 탓에 모두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금융소비자들은 언제든 원금 일정부분, 혹은 전부 잃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파생결합 4개 상품 중 최근 5년간 판매된 상품 중 손실이 확정된 상품 규모는 976건, 604억원에 달했다.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이 판매한 DLF의 손실 규모가 172억원으로 가장 컸고, 기업은행의 ELF·ELT·DLT가 155억원, 씨티은행의 ELT·DLT가 147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제윤경 의원은 "최근 원금 손실이 나타나고 있는 DLF 사태는 금융당국이 2015년 사모펀드 판매 규제를 완화한 결과"라며 "공모펀드의 규제를 우회해 판매되고 있는 파생상품들에 대한 총체적인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 판매한 파생결합상품으로 피해를 입은 'DLF·DLS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감독원에 집단으로 민원 신청을 제기한다. 금감원이 이번 사태에 적극 나서 진상을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는 뜻이다. 금감원은 다음주 중으로 DLF·DLS에 대한 현장조사 중간발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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