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어두운 터널 속의 한국경제, 탈출구는 없는가' 좌담회서
권태신 원장 "일본형-아르헨티나형 경제불황 장기화 가능성"
경제정책 방향 재설정, 규제완화 힘써야

올해 경제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일본형·아르헨티나형 경제불황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과 샅은 장기 침체에 들어가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위기상황이라는 주장이 경제 원로와 전문가들로부터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장 규제 완화와 함께 추가 금리 인하 등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처방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어두운 터널 속의 한국경제, 탈출구는 없는가’를 주제로 한 특별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 참가한 원로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진단과 처방을 내린 것이다.

이날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한국 경제가 위기 극복의 동력인 탄력성을 상실해 가고 있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이 2% 중반에서 2% 초반까지 하락하며 위기론마저 제기되고 있고, 일본형·아르헨티나형 경제불황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그는 "과거 위기 극복의 동인이었던 수출과 기업경쟁력마저 최근 저하되고 있어 경제 반등을 위해 정책방향성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현 정부의 'J노믹스'를 설계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특히 "현재 경제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하다. 내년 이후에 우리 경제성장률은 1%대, 2% 밑으로 떨어진 상태로 상당기간 갈 것 같다"면서 "고통 정도의 면에서는 금융위기가 더 세지만 실물위기는 경쟁력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경제 브레인이었던 김 원장은 창조경제 설계를 주도했고,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에도 역할을 했으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해오다 지난해 12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직을 떠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우리 경제상황에 대해 "사실상 디플레이션을 비롯한 일본식 장기침체에 진입한 것"이라며 "경기침체형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매출과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추가적인 경기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성 교수는 " 근로시간 단축 시행 등 정부가 노동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면서 경기침체를 가속화시켰다"면서 "2017년 반도체 경기나 대외여건이 나쁘지 않았음을 고려한다면 2017년 3, 4분기의 경기수축 진입 시기에 소득주도성장이 정책의도와 별개로 노동비용 충격으로 작용해 경기하락 속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는 곧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노동자, 근로자를 위해 마련됐으나 결과적으로 자본의 안정적인 유입을 막아 노동자의 경제적 여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견해다.

성 교수는 “경기가 하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된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에 추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선진국들도 경기 불황에는 특허 제도를 느슨하게 운영했다”며 “세무조사, 공정위 조사 등 기업활동을 과도하게 옥죄는 불필요한 조사를 한시적으로라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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