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올 성장률 0.3%p 낮춰 2.1% 전망
경기선행지수 계속 떨어져 내년 1분기까지 부정적
"규제 철폐, 시장-기업 친화적 정책, 소비 진작해야"

대내외적 경제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국내외 기관들은 잇따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낮춰잡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국내외적으로 우리나라 올해 경제를 비관하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 심화, 한일 갈등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영국의 '브렉시트'로 국제적인 경기 침체의 가능성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피습으로 국제요가 요동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적으로도 투자 심리가 얼어 붙고, 소비도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반도체 수출 침체, 건설경기 악화로 경기에 활력이 바닥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Interim Economic Outlook)'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1%로, 지난 5월 발표한 2.4%에서 0.3p 낮췄다. 내년 전망치는 2.3%로 0.2% 하향 조정했다.

■ 국내외 기관, 잇따라 경제성장률 전망 낮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도 OECD는 2.9%로 앞선 5월 전망보다 0.3%P 내려잡았다. 내년 성장률 역시 하향 조정, 지난 5월 3.4%에서 3.0%로 0.4%p 낮췄다. 모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OECD는 G20(주요 20개국)의 올해-내년 성장률은 각각 3.1%와 3.2%로 내다봤다. 5월 전망치보다 0.3%p, 0.4%p 낮아진 수치다.

앞서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치도 계속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KCIF)가 최근 분석-수집해 집계하는 JP모건, 골드만삭스, HSBC 등 9개 해외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5월 2.3% 이후 매달 0.1%씩 떨어지고 있다. 8월엔 2.0%로, 이제 1%대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반전은 있나?

통화기금(IMF)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 5월 13일 다른 국제 경제기관들이나 IB들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내려잡는 분위기에서도 우리 정부와의 연례 협의 이후 마친 뒤  "2.6% 안팎(around 2.6 percent)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른 기관들과 시각을 달리하는 뜻밖의 발표였다. 

그랬던 IMF는 지난 7월 23일 ‘세계경제전망 수정’(World Economic Outlook Update)을 발표하면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3.2%ㆍ3.5%로 기존 전망보다 0.1%p씩 내렸다. IMF는 올해 세계성장률을 지난해 7월까지 3.9%로 유지하다가 지난해 10월 3.7%, 올해 1월 3.5%, 4월 3.3%로 낮춰잡은 바 있다. 9개월 새 전망치를 네 차례나 낮춘 것이다. 특이하게도 이때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IMF는 4개월이 지난 지금,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경제 상황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오는 10월 발표될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출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4분기가 시작된 10월 현실적으로 이미 경제 성과가 대충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경제 환경이 엄혹하기 때문이다.

■ 더욱 짙어지는 'R의 공포'

이게 끝이 아니다. 최근 미국글로벌 경기 둔화는 물론 미·중 무역 전쟁은 냉온탕을 오가며 종전을 모른다. 게다가 일본 경제 보복, 영국 브렉시트 등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최근 사우디 석유 시설 피습으로 국제 유가까지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수출은 둔화되고 내수는 부진하고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기업들의 투자는 물론 건설경기는 바닥이다.

미래 경기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다. OECD에 따르면 7월 한국 경기선행지수(CLI)는 98.79로, 전월보다 0.08p 하락했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2017년 5월 이후 26개월 연속으로 떨어진 것이다.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전환점과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는 데에서 우리나라는 올 연말까지, 아니 내년 1분기까지는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다.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실성 없는 주문만 외운다. 전 세계적인 하방 흐름 속에서도 최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올해 2분기 한국의 성장률 1.0%(전기 대비)는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았고, G20 국가 중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았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근자감'은 그쳐야 한다. 더 이상 주춤거리다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OECD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경우 올해보다 0.2%p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춰 잡은 OECD지만 “최근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등이 내년 내수 증가로 이어져 올해보다 내년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해서 'R의 공포',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첫단추부터 잘못 뀄다"면서 "먼저 정부가 대폭적인 규제 완화와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인 시장 우선, 친기업으로 정책 방향전환을 해야 할 뿐 아니라 적절한 재정정책으로 소비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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