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돈 되는 일 '이중적 행태'는 여전
시중은행, 돈 되는 일 '이중적 행태'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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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DLS 불완전판매로 고객원금 까먹고,
고신용자에는 '반색', 저신용자 대출에는 '인색'
최근 DLF(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 문제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최근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DLF(파생결합펀드), DLS(파생결합증권)에 연루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이중적 행태가 면면히 드러나고 있다.

은행들이 고객들 돈은 소위 '묻지마투자' 형태의 고위험 투자로 이끄는 반면 자사가 돈을 꿔주는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고신용 고객들 비중중만 크게 높여 진정으로 돈이 절실한 저신용자들을 외면하는 '야누스의 얼굴(Janus-faced)'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 예대마진 힘들자 비이자수익으로 눈길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은 총 2조431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954억원) 대비 1.5%(363억원) 증가했다.

수수료 수익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7876억원에 비해 6.4%(506억원) 적어진 7370억에 달해 주춤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수수료 수익은 작년 상반기 6320억에서 6903억원으로 9.2%(583억원) 늘려 국민은행을 바싹 뒤쫓았다. 

이밖에 우리은행 역시 5545억원에서 5656억원으로, 하나은행도 4213억원에서 4388억원으로 각각 2.0%(111억원)와 4.2%(175억원)씩 수수료 수익이 올랐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대출시장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전통적인 이자수익이 줄어들자 각 은행들은 비이자수익, 즉 카드 가입, 국내외 유가증권-펀드 판매, 외환 거래 등에서 비롯되는 수수료를 노리고 경쟁을 벌인 결과"라면서 "각 은행들이 이처럼 비이자수익, 특히 그 규모가 비교적 큰 DLS, DLF 판매에 열을 올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쟁적 DLF-DLS판매, 고객들은 원금 손실

이날 우리은행 판매분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 중 19일 만기 도래분 손실률이 60.1%로 확정됐다. 만기도래 DLF 규모는 약 131억원으로 손실액은 78억7310만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는 투자기간 6개월의 초단기 상품으로 11월19일까지 만기도래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규모라고 알려졌다.

오는 25일부터는 KEB하나은행 판매 DLF도 만기가 돌아온다. 하나은행은 미국 5년 이자율스와프(CMS)와 영국 7년 이자율스와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DLF를 판매했다. 만기 시 두 기초자산의 종가가 최조 가격보다 50%~60% 높은 수준일 경우 3.5%~4.0%의 수익을 내는 구조다. 그나마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13일 기준 미국 5년물 CMS금리는 1.686%, 영국 7년물 CMS 금리는 0.857%로 지난 4일보다 각각 0.422%포인트(p), 0.374%p 상승, 하나은행 관계자들이 위안을 삼고 있다는 전언이다. 따라서 전체 DLF 잔액 3196억 중 약 1220억원이 정상적인 수익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원금 손실을 거듭하면서 올해 만기가 도래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 규모는 약 1700억원이다. 다행히 18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505%로 지난 16일 종가보다 소폭 상승해 이같은  금리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의 볼 손실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게 두 은행의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1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미 마이너스였던 금리를 더 낮추기로 한 이상 이자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어 손실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게 이코노미스트들 시각이다.

■ 은행권 신용대출, 고신용자 '왕'-저신용자 '찬밥'

이렇듯 고위험 파생결합상품으로 고객들의 돈을 끌어들이는 것과는 정반대로 신용대출로 돈을 꿔줄 때는 은행들은 매우 선별적이다. 지난 10일 기준 신한ㆍKB국민ㆍKEB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마이너스 대출 포함)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5조2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에 비해 4조3644억원 늘어난 규모다.

물론 주택담보대출(596조8000억원)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신용등급 1~3등급 위주로 억단위의 대출을 내주면서 시장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상품으로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을 포함 공무원, 대기업 사원 등 고신용자들을 파악, 영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연 3~4%대 금리로 안정적인 예대마진을 가져갈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안전하게 돈을 돌리는 동시에 마진도 괜찮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준금리 인하로 주담대 금리는 전 은행권에서 연 2%대로 형성돼 있다. 게다가 신용대출은 대부분 만기 1년이다. 1년이 지나면 재연장을 하는 구조다. 그래서 대출자에게 위험이 감지되면 은행이 만기 때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연체율 관리가 아주 수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은행권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0.44%밖에 안된다.

실제로 최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취급된 개인 신용대출 중 4%미만의 금리가 적용된 비중은 67.5~83.3%로 전월 66.5~80.6%보다 늘었다. 특히 지난해 7월 취급된 대출 중 4%미만인 경우의 비중은 59.2~72.4% 수준으로 올해보다 10% 정도나 낮았다. 올해 초만 해도 4%미만 대출 비중은 60%에 머물렀지만 6월에 농협은행이 80.6%로 비중이 대폭 늘어나는 등 대체로 70%대를 웃돌았을 뿐 아니라 다음달인 7월에는 신한은행도 무려 80%대에 진입했다.

이렇게 고신용자들은 낮은 이자율에 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반면 긴급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은 은행에서 상대적 차별을 받으며, 돈을 꾸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은행들이 국내경기 부진으로 인한 대출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대출심사를 더욱 강화하고 나서면서, 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이나 비제도권에서 사채를 써야 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고 했다.

그나마 지난 2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햇살론17'으로 숨통을 틔게 됐다. 20% 넘는 고금리로 대출받는 저신용자들은 최고 연 17.9%, 700만원 한도 대출상품으로 13개 시중은행에서돈을 꿀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돈을 다루는 시중은행들이 돈을 버는 데는 경쟁적이라 부작용까지 일으킨다. 돈을 꿔줄 때는 돈을 떼이지 않으려 고신용자에는 '반색'인 반면 저신용자 대출에는 '인색'할 뿐 아니라 비올 때 우산을 빼앗아가는 행태가 여전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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