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先見之明'+'他山之石'으로 위기 모면
신한銀, '先見之明'+'他山之石'으로 위기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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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銀, 1천억 넘는 집단소송에 휘말릴 위험
불행 중 다행, 최근 손실규모 크게 줄어
<KBS뉴스 캡처>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펀드(DLF, derivative linked fund) ‘불완전 판매’ 문제로 금융권과 소비자들 사이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한은행이 PB(Private Banker)센터에서 판매된 모든 금융상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같은 사실을 시인하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다층적으로 차단, 애초에 없애버린다는 방침”이라며 “사실 금융권이 ‘기본 윤리’를 충실히 지키는 것 이상의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 신한銀='先見之明'+'他山之石'

신한은행은 최근 고위험 펀드 상품 판매 현황을 전수 파악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 의혹이 불거진 DLF 상품에 대해서만 심사하려 했으나, 범위를 넓혀 국내·외 부동산펀드 상품까지 모두 점검했다.

이는 ‘타산지석(他山之石)’에서다. KB증권이 지난 3~6월 사모펀드 ‘JB 호주NDIS펀드’를 개인과 법인, 기관 투자가들에게 3천264억원 어치를 판매한 이후 호주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으로 당초 매입하고자 했던 아파트의 가격이 급등하고 리모델링 비용이 과다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업성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호주 현지 대행 사업자인 LBA캐피털은 약정한 매입 대상 아파트가 아닌 다른 토지를 매입했다. 손실이 예상됐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대형 금융사가 펀드 판매를 통해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고서 현지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를 뒤늦게 인지한 KB증권은 이달 초 원금 회수에 나섰으나, 원금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고위험 펀드 상품의 심사 범위를 넓혀 전수 조사를 하게 된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 ‘무결점’이었다. 신한은행 PB센터에서 판매된 펀드 부실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신한은행은 최근 심각하게 불거진 독일 국채금리 DLF, 미국·영국 CMS(이자율스와프)금리 연계형 DLF, 호주 부동산펀드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판매 제안은 있었다. 그러나 사전 리스크 심사 결과, 해당 상품을 판매 불허를 결정했다. 눈에 띄는 것은 판매에 들어갈 뻔 했던 호주 부동산펀드와 관련, 현지 법률검토를 요청했지만 운용사의 응답이 제대로 없어 상품을 출시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X’ 밟을 뻔한 위기를 ‘기본’에 충실해서 간발의 차로 피해간 셈이다.

상품 판매실적에 따라 직원들에게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기존 과다 경쟁 방식에서는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한은행은 리스크 관리의 제도적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직원평가 체계를 내년 상반기부터 수수료 수익보다는 고객수익률, 운용자산 기반 등 고객가치를 더 우선하도록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은행권은 비이자수익 확대 방안에만 골몰하지 말고,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직원능력 평가체계를 실적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한편 고객 관리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우리-하나銀, 집단 소송전에 직면

이날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DLS·DLF 불완전판매에 대해 150여건의 분쟁조정건이 접수돼 지난달 16일 기준 29건이었던 것에 비해 5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이 약 60%, KEB하나은행이 약 40%를 차지했다.

대부분 상품 가입 시 ‘위험성에 대해 설명을 제대로 못 들었다’든지 ‘투자자 성향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분쟁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대표 사례를 추려 150여건 중 중간환매로 손실이 확정된 10여건들 중 표본을 꼽겠다는 방침이다. 분쟁조정 사례들이 유사한 만큼 지난달 26일부터 2주간 실시한 현장조사로 충분하다고 판단, 추가 조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오는 19일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펀드(DLF)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대규모 손실 사태로 인한 소송전이 문제다. 가장 먼저 매를 맞는 것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이 올 3∼5월에 판매한 DLF의 만기가 19일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 잇따라 돌아온다. 이를 계기로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은 법무법인 로고스와 함께 이번 달 안에 우리은행-하나은행에 대한 투자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일단 금소원은 투자자 4∼5명을 1차 소송 제기자 명단에 올리기로 했다. 이들은 상식적으로 전혀 고위험투자 회피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라 ‘불완전판매’가 명확한 투자자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전언이다. 이외에 법무법인 한누리 등도 DLF 상품 불완전판매 사건 손해배상 청구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집단 소송으로 향하는 움직임이다.

투자자들 주장의 요지는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직원들이 독일 국채 금리, CMS 금리와 연계한 DLF를 투자자에게 판매하면서 예금금리보다 조금 높은 3∼5% 수익률만 강조한 반면 100% 손실 가능성은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은행 측이 경쟁적으로 판매 실적을 올리려 가입을 망설이는 투자자에게도 상품 가입을 적극적으로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은행의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결합증권(ELS)에 투자한 사모펀드다. 만기 때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행사 가격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4% 내외의 수익이 나는 구조다. 만기가 19일인 DLF의 규모는 134억원, 24일, 26일은 각각 240억원, 다음 달은 303억원, 11월에는 559억원이다. 우리은행의 전체 DLF 규모는 1천236억원이다. 판매 규모보다 더 큰 문제는 손실 규모다. 독일 국채 금리가 우리은행이 판매한 모든 DLF의 행사 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이 상품에 투자한 모든 고객은 원금 손실 구간에 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 판매 DLF도 당장 오는 25일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연말까지 만기를 맞는 상품은 ‘메리츠 금리연계 AC형 리자드’로 463억원 규모다. 하나은행이 그동안 판매한 DLF는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연계된 DLS에 투자한 사모펀드다.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우리·하나은행의 DLF 규모는 총 1천699억원으로 집계됐다.

■ 불행 중 ‘多幸’?

이날 금융감독원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와 관련해 "불완전 판매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감원은 "파생결합상품의 설계·제조·판매 전반에 대한 현장검사를 계속 실시 중"이라며 "현재까지 상품의 설계상 하자 또는 불완전판매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직은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줄 '꺼리'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이와 하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중 무역갈등 완화 등 호재에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투자자들의 손실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14일 기준 미국 5년 CMS 금리는 1.686%로 상품 판매 이후 가장 최저점이었던 지난 4일 1.264%에서 0.422%p 올랐다. 영국 7년 CMS 역시 0.857%로 최저점이었던 0.483% 대비 0.374%p 뛰었다. 이로써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미국과 영국 금리 연계 DLF의 잔액 3천196억원 중 3분의 1 수준인 1천220억원은 원금 손실 구간에서 벗어나 3~4% 수준의 수익 구간으로 겨우 발을 디뎠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은 잔액기준 미·영국 CMS 금리연계 DLF 투자잔액 6천958억원 중 5천973억원이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 데 비해 상당 부분 선방한 것이다. 

우리은행도 독일 DLF의 기초자산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 9일 -0.636%를 기록한 후 13일에는 -0.486%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우리은행 판매분 독일 국채 10년물 연계 DLF의 손실규모가 50%대까지 감소했으며, 일부는 40%대까지 줄었다. 앞서 금감원 조사 당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파생결합상품 1266억원의 95.1%인 1204억원에 원금손실 우려가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상황을 맞이한 만큼 은행권은 이번 금융소비자들을 실망시킨 점을 반성하는 동시에, 보다 안정성 있는 투자와 고객의 이익에 부합하는 상품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 놓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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