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물들어 올 때 노 못젓는 서울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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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있는 조례 제정으로 일자리창출 나서야
‘글로벌 Top5’ 창업 도시 구호로 끝나버리나?

[중소기업투데이 이형근 기자] 몇 년전만 해도 동대문 일대 의류 봉제 시장 규모는 30조원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시장 점유율이 곤두박질치면서 15조원 규모로 반 토막이 났다. 비단 봉제 산업만이 아니다. 신발, 가발 등 전통제조업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급기야 서울시가 일자리창출과 함께 전통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를 살리기 위한 용역과 함께 고가의 장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창업 투자과를 만들고 무교청사에 일자리 및 각종 부서를 만들어 중소 제조업 살리기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서울시를 세계 Top5 창업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서울시의회도 나섰다. 의회 조례는 2022년까지 혁신인재 1만명 육성, 창업공간 등 창업 인프라 대폭 확충. 초창기 시드펀드 규모 2000억원까지 확대, 매출액 100억원인 벤처기업 100개 배출이 목표이다. 특히 창업인재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공청회에 이어 지난 5일 ‘서울특별시 창업지원 조례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술창업, 제대군인 군 기술 활용창업, 창업지원 기본조례안’ 등 3가지를 축으로 기본 조례안을 상정했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달 20일 의원회관에서 공청회도 가졌던 만큼 기대도 컷다. 공청회 내용은 ‘신기술 창업 생태계’를 완성해 2022년까지 미국의 애플,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은 유니콘 기업을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서울시가 기존 제조업 살리기와 시의회 조례의 내용인 기술 중심 창업도 함께 합쳐진다면 시의 산업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의회가 토론회와 공청회를 거쳐 상정한 ‘기술창업, 제대군인 군 기술 활용창업, 창업지원 기본조례안’은 8월 23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린 재정경제위 상임위에서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상임위는 다음 회기인 11월까지 충분히 검토하자고 합의 후 넘겼다고 한다. 

공청회는 법적문제부터 지원 금액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주를 이루었지만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시 의회가 이번 조례의 가치를 모를 리 없을터. 좋은 일자리 하나가 얼마나 많은 파생사업을 탄생시키는지도 파악했을 것이다. 그런데 의원들이 다음 기회로 미룬다면 그만큼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닐까 싶어 걱정된다. 우수한 인력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들은 더 좋은 기회를 찾아 언제든지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겉으로 볼 때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는 것 같지만 내면에선 각종 규제와 관리, 관심을 필요로 한다. 이미 서울시는 “독자성과 실효성 있는 지원근거 마련을 위해 독립된 조례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공청회에서 의견을 밝혔다.

서울시의 구상이 아무리 크고 넓다할지라도 시의회가 이를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상임위원들이 조례를 놓고 석 달 동안 심사숙고 할 정도로 고민을 한다면 그만한 결과물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부디 11월 회기에는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창업에 아무런 지장 없는 좋은 조례가 탄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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