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 소재 (주)SBB테크 사업장에서
중기부, 삼성전자, 중기중앙회와 '부품·소재·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업무협약
반도체라인 부품 및 정밀감속기 제조업체 SBB테크, 제1호 기업 선정
윤부근 부회장 "김종호 사장을 책임자로 200여명 전문가 투입, 2022년까지 3500개 기업 지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지난달 30일 경기도 김포 소재 (주)SBB 사업장에서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복희기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지난달 30일 경기도 김포 소재 (주)SBB테크 사업장에서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김포=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한 산자락에 위치한 반도체라인 부품 및 정밀감속기 제조업체 (주)SBB테크 사업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종호 삼성전자 사장 ,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등이 이 회사를 찾았다.

이 업체는 중기부와 삼성전자, 중기중앙회가 공동 진행하는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제1호 기업으로 이번에 선정됐다.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소재·부품·장비 유망 중소기업과 스마트공장 사업을 연계하는 차원에서 추진됐다. 지난달 15일 공고 이후 제1호 기업 선정을 거쳐 이 날 업무협약식이 열렸으니 초스피드로 진행된 셈이다.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노력과 판로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날 SBB테크를 포함해 4자간에 상생형 스마트공장지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협약식 시작전 박 장관과 윤 부회장 등 참석자들은 회사 로비에서 이 회사의 정밀감속기가 사용된 로봇 커피머신을 실제 시연해본뒤 바로 옆 제조라인으로 장소를 옮겨 스마트공장 구축에 따른 공정 개선효과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업체 관계자가 내년말까지 기상측정자동시스템과 MES(생산관리시스템), 설비모니터링시스템 등을 도입해 불량률을 0.35%로 줄일 계획이라고 하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데이터분석후 자동으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게 키포인트”라고 현장에서 조언했다.

이 업체는 일본에서 생산·공급되는 ‘하모닉 감속기’를 국내기술로 양산에 성공한 기업으로 이번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하모닉 감속기의 주요 부품 및 감속기 조립의 주요 공정을 혁신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제조라인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하모닉 감속기란, 모터의 힘을 증폭시켜 주고 원하는 정위치로 이동시켜주는 감속기를 말하며 로봇 감속기로 유명한 일본의 ’Harmonic Drive Systems(HDS)‘의 기업명이 고유명사화된 것이다. 일본의 HDS가 91% 시장점유율을 갖고있으며 SBB테크는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지원사업은 중기부와 삼성전자, 선정업체가 각 3분의1 수준으로 스마트공장 구축비용을 부담한다.

1차로는 모두 3개 업체가 선정됐는데 SBB테크 외에 충북 음성의 필기구 볼펜 마카 제조업체인 ㈜엠텍, 같은 지역의 섬유 펜촉 등 문구류 부품 제조업체인 플라맥스(주)가 선정됐다.

박영선 장관은 지난달 7일에도 문재인대통령과 함께 SBB테크를 찾았었다. 방위산업에 관심이 많은 SBB측의 요청으로 지난번 중기부가 국방부와 방위산업 소재부품 국산화 MOU를 맺으면서 국방부와도 연결을 시켜주었다.

협약체결 전 회사소개에서 김준환 SBB테크 상무는 “9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57건의 특허와 17건의 인허가를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92억의 매출을 올렸다”며 “한화테크, 두산로보틱스에 감속기를 공급하고 있고 양은 많지않으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도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고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지난 7일 대통령 방문때 기술력은 있지만 홀로 성장하기 힘든 중소기업의 애로를 전달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삼성이 과제발굴 방법과 노하우를 전달하면서 삼성전자 구미공장과 광주공장을 벤치마킹할 것을 제안해와 지난 21일 류재완 대표를 비롯한 15명이 구미·광주 공장을 다녀왔는데 가공·설계·금형 등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멘토가 SBB 김포공장에 상주하면서 일주일간 핵심과제를 논의 및 도출했으며 지난달 28일 김종호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방문해 과제를 수정, 확정했다”고 김 상무는 전했다.

“삼성전자 멘토를 포함한 25명으로 TF를 만들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혁신을 위한 열정과 멘토들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가공 혁신과제 10가지를 비롯해 조립 9가지, 물류 8가지 ,환경안전 65가지 등 총 92가지 혁신과제를 도출해냈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또 “감속기에 손톱 보다 조금 큰 볼트 20가지가 들어가는데 그동안 접착제를 사람이 묻혀 조립했는데 삼성에서 접착제가 붙은 볼트를 쓰자는 아이디어와 더불어 삼성전자가 거래하는 마켓을 통해 동일한 가격에 살 수 있게 해 주었다”고 밝혔다.

SBB테크는 향후 350개 부품 리스트를 코드화해 스마트공장 기본구축을 하고 내년말까지 생산관리·창고관리·생산계획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설계능력에 따라 품질이 좌지우지되던 것을 삼성전자 설계 표준화를 도입해 설계품질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조립 생산성을 54% 향상시키고 치절 불량률을 70% 낮추며 나아가 30만 양산체계를 갖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주)SBB 관계자가 제조공정 라인에서 박영선 장관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한 제조혁신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주)SBB테크 관계자가 제조공정 라인에서 박영선 장관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한 제조혁신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박 장관은 업체 브리핑을 듣고 “지난 7일 대통령을 모시고 현장을 보고서 이 공장이 스마트공장이 되면 생산성이 굉장히 올라가겠다, 특히 두 가지 면에서 하나는 접착제를 붙이는 부분이 반드시 기계화돼야하는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셀(Cell) 형식인데 사람이 직접 꽂는거가 스마트화돼야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사업에서 두 가지 중 한가지를 먼저하고 나머지 하나도 로봇공정으로 하면 불량률이 훨씬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마트공장을 점점 레벨업해 다음 단계가 내년부터 중기부가 하려는 데이터축적인데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 엣지 컴퓨팅, 클라우딩 컴퓨팅, 양쪽 다 하려고 한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갖고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어 예측하고 불량률을 찾아내는 것, 여기까지가 스마트공장 완성이며 독일보다 앞서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번에 한 기업을 샘플로 보여주는 거지만 대부분 제조업 중소기업들이 이런 과정을 거쳐 스마트화되는게 중기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삼성전자와 중기부, 중앙회가 이 자리를 빌어 ‘자상한 기업’ 시리즈로 할까 생각도 했으나, 스마트공장 사업이 굉장히 중요하므로 대기업과 손잡고 한 거를 이번에 국민에게 알리고, 삼성이 더 연구해서 플러스 알파를 하겠다고 얘기해서 ‘자상한 기업’은 플러스 알파를 결정한 다음에 하겠다”고 밝혔다.

또 “소재장비부품 관련해선 히든챔피언(강소기업)을 올해안에 100개 발굴하고 기술보증기금 '브릿지 테크'와 연계해 연구소·학계의 기술이전을 위해 내년부터 1년에 40개씩 6년간 총 240개 기업을 선정해 지원함으로써 소재부품장비 독립과 시장화, 글로벌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삼성과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추진한게 2년차인데 두 가지 측면에서 업그레이드를 생각하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삼성과 스마트공장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데 이런 성공모델이 다른 대기업까지 전파되도록 노력중이며 포스코와 작은 규모지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개별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올해 시범삼아 하도급 거래 기업을 묶어 패밀리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해보고 있다”며 “협동조합 중심으로 4개 조합을 시범사업으로 하고있다”고 덧붙였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중기부, 중앙회와 협력해 우리와 거래를 하지않는 기업도 지속 성장하도록 2022년까지 3500개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김종호사장을 책임자로 선임하고 200여명의 제조전문가를 투입했다”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모델로 스마트공장 사업을 정착시켜 중소기업이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이번 협약 또한 그 일환으로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땀흘리는 중소기업들이 당당하게 경쟁하도록 자동화 등 필요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협약 맺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중간 점검 등을 통해 정부의 일관적 지속적 정책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새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생각만 바꾸면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 반드시 성공해서 글로벌하게 가장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으로 태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호 삼성전자 사장은 “이번 SBB테크의 경우 기술확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제조경쟁력으로 바꾸고 품질있는 감속기를 생산하게 할 것인가,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미·광주공장을 많은 분들이 다녀갔는데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연구하는 과정이 보기 좋았다. 혁신에 대한 의지도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류재완 SBB테크 대표이사는 “김포 한자락 끝에 있는 작은 회사로서 처음엔 일과성 행사처럼 지나가는게 아닌가, 지원사업에 의구심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삼성전자 직원이 방문했을때 핵심 공정을 안보여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삼성전자 구미 특히 금형공장을 무조건 보고오라고 말씀하셔서 다음날 바로 갔다. 실제로 금형공장 뿐아니라 다른 공장도 어레인지해주었는데 양산화에 있어 그동안 우물안 개구리였고 어떻게 스마트하게 만들어가는지 보고 너무 놀랐다”고 전했다.

류 대표는 “이후 뼈아픈, 보여주기 민망한 부분도 보여주고 삼성전자 멘토로부터 힘을 얻어 개선하고 어떤 고객이 와서 봐도 감동을 받을 수 있게끔 삼성전자에서 받은 감동을 그대로 고객에게 줄 수 있도록 희망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협약식 행사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아리랑 TV에서 방송을 하는데 특히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보고 공장으로 연락온 사례도 있다”며 “단순히 대중기 상생협력이 목적이 아니라 스마트공장을 해외로 수출하는 거를 염두에 두고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재·부품·장비 대중소기업 협력체계와 관련해선 “대기업에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물어서 60개를 추려 과기부, 산자부와 리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측에서 영업비밀이라 안알려졌음 좋겠다고 해 노출이 안되게 모든 기술을 섞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에서도 국산화 아이템에 대한 의견을 줬다”며 “우리 중소기업이 해당기술을 갖고있는지 매칭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주)SBB 류재완 대표이사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주)SBB테크 류재완 대표이사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사진 왼쪽부터)서승원 중기중앙회 부회장, 박영선 중기부장관, 류재완 SBB테크 대표이사, 김종호 삼성전자 사장이 업무협약 체결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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