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 사장, 사회공헌 예산유용 등 일탈행위 수사 막바지
경찰, 본사 압수수색 후 관련부서 줄 소환…검찰기소 임박

한국가스안전공사 본사 전경
한국가스안전공사 본사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국가 가스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현직 사장의 비위 문제로 다시금 내홍에 휩싸였다. 전임 박기동 사장이 구속, 수감된 지 2년만이다.

가스안전공사는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안전관리 공기업이라는 점과 대통령이 최종 임명권자로 경영의 투명성, 경영진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검찰 기소가 이뤄진다면 현 사장 역시 전임 사장과 같이 남은 임기를 채우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가스안전공사 김형근 사장의 경찰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경찰은 이미 수사과정에서 혐의가 확인된 간부 3명과 직원 2명을 사건의 피의자로 전환한 데 이어 최근 본사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과 관련 직원들에 대한 줄 소환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가 검찰 기소를 앞둔 막바지 단계에 접어 들었다는 분석이다.

7월 24일 오전 전격적으로 이뤄진 본사 압수수색을 계기로 경찰은 해당 사건을 사실상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압수수색에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경찰 20여명이 투입 됐고, 오전과 오후에 걸쳐 사장실과 비서실, 기획조정실, 혁신인사처, 홍보실, 전산실(정보관리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특히 해당 부서 직원의 휴대전화까지 압수수색 목록에 포한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근 사장 역시 지난달 10일에 이어 이달 15일 두 번째 소환조사가 이뤄졌다. 지난주 사회공헌분야를 담당했던 A부장에 대한 소환조사까지 마친 상황이라 더이상의 조사는 없을 것이란 전언이다. 따라서 빠르면 이달중 해당 사건을 정리해 검찰 기소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형근 사장에 대한 경찰 내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2월경부터다. 공사 노동조합(위원장 구광모)이 ‘김형근 사장, 공사 사유화 및 일탈행위 내역서’를 근거로 사장에 대한 퇴진 시위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노조는 해당 사건을 이유로 김형근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과 함께 세종정부 청사를 시작으로 국회, 청와대 등에서 사장 퇴진시위와 1인 시위를 이어갔다.

2018년 2월 김형근 사장의 취임식 모습. 김형근 신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밝히고 있다.
2018년 2월 김형근 사장의 취임식 모습. 김형근 신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밝히고 있다.

 가스안전공사 노조가 현 사장의 퇴진을 주장하며 국회 등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김형근 사장의 비위 행위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김사장이 자신의 정치적 입신을 위해 공사 사회공헌예산과 홍보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점과 ‘직위를 이용해 정치적·개인적 지인의 승진 등 인사에 활용했고, 내부 감사와 수사를 방해하는 등 부당한 행위를 해왔다’는 점이다. 더욱이 부당행위 중에는 최근 1심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 공사 50억 ‘전산비리’ 사건에 대한 내부 감사 방해 행위도 포함됐다.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김형근 사장은 현 노영민 비서실장의 측근으로 우원식 의원의 정무특보를 역임하며 20대 총선에서 ‘충북 청주’ 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전형적인 정치인이란 주장이다. 2020년 차기 총선 후보자로 지역 언론 등에 자주 거론되며 사실상 정치인으로 가스안전관리를 책임져야하는 공사의 사장으로서는 관련경험이 없는 부적격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노조측 주장에 따르면 김 사장은 취임후 B일보에 홍보·광고비 협찬을 지시하고, 홍보실의 관련된 예산이 소진돼 지원이 어렵게 되자 허위로 없는 교육까지 만들어 언론사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직원들의 성금과 회사 예산으로 구성된 사회공헌 예산도 당초 계획과 달리 사회공헌 목적과 맞지 않는 문화예술단체에 20여 차례 이상 후원 했다. 기부금 영수증 발행이 불가능한 단체에 기부금을 부정하게 사용한 후 추후 문제가 되자 직원을 시켜 후원금을 회수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더욱이, 노조는 이들 지원 단체들 대부분 김 사장이 취임 전 할동을 했거나, 직간접 관계 단체들이라 주장하고 있다. 

사장의 취임식 역시 대다수 직원들의 원성과 비난의 대상이었다. 취임식을 과거 전례없는 지역구 행사의 형태로 치렀고, 지인들의 식사대접과 인당 5만원이상 홍보용품 및 차량제공 등의 편의를 제공했다. 이밖에도 교회 성당 절 철물점 미용실 등 자신의 개인적인 지인 139명에게 설 선물을 보내고, 자신의 지인 업체에서 홍보용품을 구매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법인카드의 사용 내역도 역시 심각한 문제란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관련 내역을 임의로 수정하나 것이 드러나 청문 과정에서 고발되는 등 일도 있었다.

결국, 노조측의 주장은 일련의 행위들이 공사 사장으로서 본연의 임무 수행보다는 정치인으로서 향후 자신 행보를 위한 밑 작업이 아니었냐는 주장이다.

아울러, 부당 인사도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성희롱 가해자로 논란이 돼고 있던 간부를 친분을 앞세워 승진(3급→2급, '18년 7월) 시켰고, 50억대 전산비리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내부감사를 방해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계기로 김형근 사장의 비위 행위와 관련한 경찰의 내사가 시작됐고, 최근까지 약 9개월간의 수사가 이어져 왔다. 

청와대 비서진도 공사를 방문해 진행 상황을 체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경찰의 내사가 시작된 상태라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해당사항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사 홍보실측은 이번 경찰의 수사와 관련 김형근 사장의 개인적인 부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방이전 공공기관으로서 지역사회 기여하는 것은 정부의 방침이자 당연한 임무라는 주장이다. 또 원칙에 맞지않는 부당한 업무 지시를 한 바 없으며, 검찰 기소가 이뤄진다면 그 사항을 검찰에서 충분히 소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스안전공사 노동조합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한 자료의 표지.
가스안전공사 노동조합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한 자료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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