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연구원 20일 '中企 노동생산성 향상 정책토론회' 열어
100~499인 제조업 노동생산성, 대기업의 43% 수준
대중소기업간 제조업 노동생산성 격차, 서비스업 대비 훨씬 커
중소제조업의 하도급 기업 비중 44.5%, 매출 80.8% 위탁기업에 의존

중소기업연구원이 20일 중기중앙회에서 개최한 '중소기업 노동생산성 향상 정책토론회’ 모습.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연구원이 20일 중기중앙회에서 개최한 '중소기업 노동생산성 향상 정책토론회’ 모습.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국내 제조업의 대중소기업간 노동생산성 격차가 서비스업 대비 상당히 크고, 특히 10인 미만 영세 소공인의 경우 업력 7년 이후에 노동생산성이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이웃 일본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이 20일 중기중앙회에서 개최한 ‘중소기업 노동생산성 향상 정책토론회’에서 노민선 연구위원은 500인 미만 중소 제조업체의 노동생산성이 대기업 대비 절반에도 못미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3~2017년 기준 500인 이상 대기업의 '근로자 1인당 매출액' 즉 노동생산성은 11억4100만원인데 비해 100~499인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4억8600만원으로 대기업의 약 43%수준이었다.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노동생산성은 더 낮아져 같은 기간 50~99인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3억3500만원(대기업의 29%), 10~49인 소기업은 2억4800만원(대기업의 약 22%)으로 각각 조사됐다.

노동생산성은 근로자 한 명이 일정기간 산출한 생산량으로, 전체 매출액을 종업원수로 나눈 근로자 1인당 매출액을 나타낸다.

하지만 서비스업의 경우 같은 기간 500인 이상 대기업의 노동생산성은 1억9600만원인데 비해 100~499인 기업은 2억2800만원으로 대기업 보다 오히려 높았다. 또 50~99인 서비스업의 경우 노동생산성이 1억6200만원, 10~49인 업체는 1억9300만원으로 대기업 대비 노동생산성 격차가 제조업에 비해 크지 않았다.

제조업은 노동생산성 증가율 또한 서비스업 보다 낮았다.

500인 이상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지난 2008~2012년 11억3200만원에서 2013~2017년 11억4100만원으로 0.8%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서비스업은 1억8000만원에서 1억9600만원으로 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0~499인 제조업은 노동생산성이 4억9100만원에서 4억8600만원으로 오히려 1.1% 떨어진데 비해 서비스업은 3.1% 상승했다. 50~99인 규모에선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상승률 차이가 더욱 두드러져 같은 기간 제조업은 노동생산성이 3.2% 증가한데 비해 서비스업은 15.0%나 껑충 뛰었다.

서비스업만 놓고 보면 지난 2013~2017년 기준 도소매업의 노동생산성이 3억4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숙박·음식점업이 53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5.4%↑),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7.4%↑)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경우 같은 기간 노동생산성이 각각 증가하긴 했으나 서비스업 전체 평균(11.8%↑) 보다는 낮았다.

이와함께 10~499인 규모의 일반 중소 제조업은 업력이 길어질수록 노동생산성이 증가하고 대기업 대비 노동생산성 격차 또한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인 미만 영세 소공인의 경우 업력 7년 이후부터 노동생산성이 오히려 감소해 소공인의 경우 기업규모를 늘리지 못하면 노동생산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과의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 비교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놓고보면 이웃 일본에 훨씬 못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6년 기준 500인 이상 대기업의 노동생산성은 10억6500만원으로 2012년(11억8100만원) 대비 9.8% 낮아진 반면 일본은 6823만엔에서 7458만엔으로 9.3%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0~499인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을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3.5% 하락한 반면 일본은 7.5% 상승했다. 소기업으로 가면 두 나라간 격차가 조금은 좁혀져 50~99인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같은 기간 우리나라(7.1%↑)와 일본(11.0%↑) 모두 상승했다. 10~49인 제조업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8.4%↑)와 일본(13.5%↑) 모두 노동생산성이 증가했으나 격차는 적지않게 났다.

대중소기업간 노동생산성 격차 또한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컸으나 다행히 일본 보다 빠르게 격차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인 이상 대기업의 노동생산성을 100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100~499인 제조업 노동생산성 비중은 2016년 기준 45.1%로 대기업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하지만 이는 2012년(42.2%) 대비 2.9%p 상승한 수치로 격차는 좁혀진 셈이다. 같은 기간 일본은 65.5%로 비중이 더 높았으나 2012년 대비 1.1%p 감소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중소기업간 R&D 투자 비교

R&D(연구개발) 투자에 있어 대중소기업 모두 투자액이 줄어든 가운데 대중소기업간 격차 또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대기업의 R&D 투자증가율은 8.8%로 2007~2012년(12.9%) 대비 4.1%p 하락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R&D 투자증가율은 4.2%로 7.7%p 하락해 대기업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중소기업 1개사당 평균 R&D투자 규모는 지난 2007년 6억3000만원에서 2017년 3억4000만원으로 10년만에 2억9000만원 줄었다. 같은 시기 대기업 또한 R&D 투자규모가 1개사당 평균 260억6000만원에서 259억1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감소했다.

연구인력은 중소기업이 2007년 1개사당 평균 8.3명에서 2017년 4.3명으로 4명이 줄었고 대기업은 1개사당 152.5명에서 90.2명으로 62.3명 줄었다.

중소제조업의 하도급 비중

이밖에 중소제조업의 하도급 기업 비중은 44.5%로 상당히 높은데 비해 위탁기업과 거래시 원자재가격 상승·최저임금 인상분 등이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부당한 대금결정, 납기단축 촉박함 등의 애로사항을 겪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기준 이들 하도급 기업의 납품액은 매출액의 80.8%를 차지할 정도로 위탁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으며 전체 중소기업 매출액 대비로는 40.6%를 차지했다.

노민선 연구위원은 “하도급 기업 입장에선 납품액 비중이 높고 위탁기업과 거래시 제값을 못받는 등의 애로로 인해 투자증가나 급여인상이 쉽지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및 복지수준 향상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에 대해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대중소기업간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 및 판로확보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혁신과 기술도약을 위해선 막대한 투자와 우수인력이 필요한데 공정하지 못한 경제구조가 중소기업의 수입력을 매우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중소기업간 이중구조는 청년과 기술인력의 대기업 선호현상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중소기업에서 교육시킨 기술인력의 대기업 이직 또한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한정되고 영세한 재원으로 저임금근로자의 임금수준 향상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을 쫓아가다보니 숙련근로자의 임금인상이 최소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기업들은 환경, 최저임금, 근로시간 등 급격한 규제강화에 대응하느라 장기 발전을 위한 투자와 혁신에 그만큼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영세한 중소기업은 부담이 더 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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