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폭 3년 5개월 만에 최대, 교역조건 19개월째 하향세...
순수상품교역조건 19개월째 하락...
한은 '6월 무역수지 및 교역조건' 발표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6월 수출물량지수와 금액지수가 두 달 잇따라 나란히 떨어졌다. 더욱이 하락폭은 3년5개월만에 최대다. 순수상품교역조건 역시 19개월 째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사진은 수출입항
6월 수출물량지수와 금액지수가 두 달 잇따라 나란히 떨어졌다. 더욱이 하락폭은 3년5개월만에 최대다. 순수상품교역조건 역시 19개월 째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사진은 수출을 앞두고 있는 부산항의 콘테이너. <사진=KBS뉴스 캡처>

 

한국은행은 24일 내놓은 '3029년 6월 무역수지 및 교역조건'에서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06.29((2015=100))로 전년동월 대비 7.3% 하락했다고 밝혔다. 연속 2개월째다. 그 하락폭은 2016년 1월(-7.6%) 이후 가장 컸다.

이처럼 수출물량지수가 대폭 내려간 이유는 일부 전자기기 부문에서 중국측의 공급이 과잉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LCD와 컴퓨터 주변기기, 정밀기기 등을 중심으로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8.7%)의 수출물량지수가 가장 크게 떨어졌다.

반면 반도체를 포함한 직접회로는 수출물량지수가 21.0% 매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밖에 화학제품(-6.2%), 석탄및석유제품(-12.6%)의 경우에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특정 원료의 수출 감소로 수출물량지수 하락폭이 커지는 데 일조를 했다.  

6월 수출금액지수는 103.65로 15.5% 낮아졌고, 역시 두달 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물량지수와 마찬가지로 2016년 1월(-18.1%)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반도체 단가 하락이 지속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24.1%)가 전월(-25.0%)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를 포함한 집적회로 수출금액지수는 23.3%나 하락했으며,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24.7%), 화학제품(-16.2%)의 수출금액지수도 크게 낮아졌다. 

수입물량지수는 1년 전에 비해 6.7% 하락한 102.71로 나타났다. 광산품의 수입물량지수가 무려 12.8%나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조치에 따라 원유 수입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같은 맥락에서 석탄 및 석유제품의 수입물량지수도 14.1%나 낮아졌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줄면서 기계및장비(-14.2%) 수입이 줄었다. 운송장비(-22.4%)의 경우 수입차 수입 감소의 영향을 받아 수입물량지수가 낮아졌다. 

수입금액지수는 111.34로 10.8% 하락했다. 유가하락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쳐 광산품(-16.6%)을 비롯해 석탄 및 석유제품(-21.8%), 화학제품(-5.4%)을 중심으로 수입금액지수가 내렸다. 

국제유가와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교역조건은 매우 악화되고 있다.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년 전보다 4.6% 하락한 89.96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8월(89.69) 이후 4년 10개월 만의 가장 낮은 수치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한 건 2017년 12월부터 19개월째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2월~2012년 6월 31개월 연속 하락했던 시기 이후 최장기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95.62로 11.6%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7.3%)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4.6%)가 동반 하락하면서 8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 경기가 여전히 부진할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 둔화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으로 흐린 모습"이라면서 "더 큰 걱정은 일분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강행할 경우 수출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은 불보듯 뻔해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와 같은 세계적 분위기를 방영하듯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전날인 23일 IMF가 발표한 ‘2019년 7월 세계경제전망 수정’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2%로, 지난 4월 전망치와 비교해 0.1%p 낮춰졌다. 내년 전망치 역시 직전 전망치 대비 0.1%p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IMF는 “미‧중 무역갈등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이 반영됐다”며 “무역‧기술 갈등 고조와 위험회피 심리 심화 시 금융 취약성 노출 가능성, 디플레이션 압력 증대 등이 하방 리스크(위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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